퍼스트 폴리오 1 - 피와 죽음을 부르는 책
제니퍼 리 카렐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셰익스피어에 대해 제기된 여러 의문들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딱이다. 사람들은 그 많은 작품 중 자필원고가 한 편도 남아있지 않으며, 그가 살던 곳은 읽을 만한 서적이 없는 곳이어서 작품 속에 나타난 풍부한 어휘와 지식에 걸맞지 않다는 것, 그의 생애 중 대부분은 미확인되었다는 점을 들어 제 3의 인물이 셰익스피어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셰익스피어일 거라고 추측되어지는 인물로는 크리스토퍼 말로, 철학자 베이컨, 이 책에도 나오는 에드워드 드 비어 경, 심지어 엘리자베스 여왕이라는 설도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차지하는 위치와 더불어, 작가 개인에 대한 관심과 미스터리를 다룬 책이 현대에도 많은 이유를 알 만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셰익스피어에 대해 상당히 박식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인 제니퍼 리 카렐은 셰익스피어를 연구한 영문학자라고 한다. 따라서, 이전에 잘 알지 못하던 셰익스피어에 대한 여러 학설과 그의 작품이 공연되었던 건물, 작품들이 총망라되어 펙션의 맛을 느끼게 해주며,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지게 만든다.

책 속의 '나'는 연극 '햄릿' 연출자로서의 데뷔를 목전에 두고 공연장의 화제와 스승의 죽음을 겪은 케이트이다. 케이트는 스승 로즈가 죽기 전에 주었던 작은 상자 속의 브로치와 메모를 단서로 범인을 파헤쳐나가기 시작하는데, 어둠 속 범인과의 잠깐의 만남 후 느닷없이 나타난 사내 벤과 함께 세계를 누비는 진실 찾기 게임이 펼쳐진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죽음의 피해가 따르는 위험한 여정이지만, 사건이 진행될수록 셰익스피어의 비밀에 한발짝씩 다가간다. 그 과정에서 '돈키호테'의 영향을 받은 작품인 '카르데니오'처럼 잘 알지 못하던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오래전 영국의 역사를 아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1권까지만 읽은 상태여서 줄거리 전개 과정에 대한 평가를 내리긴 이르나, 내용 구성에 있어서 약간 산만한 느낌을 받았고 한번에 휘어잡는 추리소설로서의 서스펜스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저자가 처음 쓴 소설이어서일까? 대신 그런 단점을 셰익스피어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펼쳐놓으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효과로 상쇄하고 있다. 반전이 있다는 2권의 내용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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