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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4 - 지구촌 시대가 열리다 (1400년~1600년) ㅣ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4
조영헌 지음, 권재준.김수현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7월
평점 :
'마주보는 세계사 교실'은 학교에서 배우던 천편일률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눈으로 세계사를 바라보도록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용으로 분류되는 이 시리즈를 내가 중 1인 아이에게 권하는 이유도 내용이 그만큼 좋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마세교 4권에서는 1400년에서 1600년 무렵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이 시기에 아시아의 명나라와 무굴제국, 오스만튀르크가 강한 힘으로 국제교역을 이끌었다는 내용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아직 유럽의 힘이 크지 않았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알고 있었던 세계사는 항상 서유럽 중심이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콜럼버스의 항해에 대해서는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으면서도 그보다 80년이 앞섰던 명나라 정화의 원정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 정화는 선박 60여 척에 수행원만 해도 2만 명이 넘는 규모로 아프리카까지 누비며 명나라의 외교관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콜럼버스의 원정대 규모는 배 3척에 선원 90명 규모로 작은 편이었고, 시대적으로도 뒤쳐졌던 사건이다.
또한, 인도의 비자야나가르 왕국과 향료 교역의 중심지였던 믈라카 술탄국, 오스만튀르크과 같이 당대 번영을 누렸던 나라들의 항해술은 포르투갈과 에스파냐에 비해 앞서 있었다. 그럼에도 교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은 물자가 풍부했기 때문에 굳이 바닷길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시기의 학문과 예술 분야를 살펴보면 조선에서는 성리학과 사대부 문화가 발달하였고, 명에서는 양명학이, 일본에서는 무사문화가 발달하였다. 오스만튀르크의 술레이만 1세때에는 여러 대륙에 걸친 큰 영토를 다스리기 위해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이 시기에 지어진 건축물인 슐레이마니예 모스크를 책 속의 사진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정말 멋진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페르시아 제국은 이스마일 1세와 아바스 1세가 통치했던 시기를 맞아 아름다운 도시의 외관을 갖추며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한편, 유럽은 르네상스를 꽃피우며 지동설을 바탕으로 한 과학의 발전을 이뤘고, 종교개혁의 시기를 거친다.
교역의 과정에서 포르투갈의 상인이 일본에게 전해준 총포는 일본의 총과 화포를 다루는 능력을 발달시켰고, 이것은 조선 침략과도 연결된다. 총과 화포가 중심이 되면서 유목민들은 힘을 잃고 보병 부대가 군의 중심이 되어가는데, 이러한 군사혁명을 겪으며 외부로 눈을 돌린 나라들은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세우고 약탈의 역사를 써나가게 된다.
다음 권에서는 뒤쳐졌던 유럽이 세계를 제패한 까닭을 탐구하는 '아시아와 유럽이 서로 다투다' 편이다.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