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큐브 두뇌트레이닝 플레이북 2
박성일 글.그림 / 살림어린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어릴 때도 큐브를 갖고 놀았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만 해도 큐브를 맞추기 위해 일정한 룰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었다. 그저 열심히 하다 보면 되겠거니 하는 희망을 품고 한참을 애쓰다가 결국은 서랍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었다. 큐브는 지금까지도 아이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인기가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2년 전쯤에 큐브를 사달라는 아이의 요청에 또다시 큐브를 집어들고, 작은 종이쪽지의 설명을 믿고 재도전을 했으나 여전히 한 층까지밖에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우리집의 큐브는 또다시 어딘가의 구석에서 잠자고 있다.

이 책의 발간은 늦은 감이 있다. 큐브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될 때만 해도 이런 책의 존재는 꿈도 못꿨었다. TV에 나와 순식간에 큐브를 맞추는 사람들은 특별한 천재라서 그런 진기명기를 보여주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제 보니 큐브의 원리와 법칙을 알고 꾸준히 연습하여 달인의 경지에 이르면 맞추기가 가능할 것도 같다. 눈을 감고 맞추고 발로도 맞추는 사람들은 얼마나 피나는 연습을 했을까! 이제 큐브는 머리의 문제가 아닌 요령과 꾸준한 연습 차원에서 봐야 할 퍼즐로 생각하련다.

호감이 가는 캐릭터에 선과 악의 대립구도, 결국은 큐브의 힘을 빌어 주인공 쪽이 승리한다는 내용은 여느 만화나 비슷하다. 장난기가 넘치지만 집중력이 매우 뛰어나 큐브를 푸는 공식을 금새 암기해버리는 주인공 미루, 당당한 꼬마공주이자 미루의 큐브 선생님인 큐티공주, 의리있고 든든한 피코가 모두 한편이다. 겁많은 루빅 성주는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를 발휘하며 미루 일행을 돕고, 귀여운 찌루라는 새 캐릭터에는 의외로 복선이 깔려 있었다. 꼭 있기 마련인 어둠의 존재로 검은 마왕이 등장하여 상대편을 돌로 굳어버리게 만드는 묘술을 보인다. 내용 중, 미로에서 헤매는 장면과 트롤의 등장에서 해리 포터를 연상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읽기에 은근한 재미가 있었다. 

큐브를 푸는 비결은 총 7단계로 나누어서 한 단계식 따라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큐브의 어떤 부분을 어느 방향으로 돌리는지를 부호로 간략하게 표시함으로써 맞추는 방법을 도식화했다는 것이다. 일일이 설명으로 하려고 하면 너무나 힘든 것이 큐브인데, 이런 설명 방법이 있었다니! 당장이라도 따라해보고 싶다.

공간지각력을 키운다는 거창한 효과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집안의 큐브가 더이상 애물단지가 아니며 모든 과정을 통과하여 큐브를 맞추는 꿈같은 일이 가능하다는 것에 기분이 너무나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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