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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반 라인
사라 에밀리 미아노 지음, 권경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독특한 스타일의 소설이다. 소설 중간중간에 연극대본 형식이 교차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매우 색달랐다. 화자 또한 일정하지 않아 렘브란트와 피터르 블라외가 교대로 소설을 이끌어 나간다. 초반부엔 이런 부분 때문에 다소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책을 읽어나가는 중에 어느 정도 흐름을 파악하게 되자 적응이 되었다.
렘브란트는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로 유명하다. 그의 자화상은 젊은 시절부터 노년의 시절까지 한 사람의 변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는데, 개중엔 익살맞은 표정도 있어 그의 생애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었다. 이 소설은 물론 허구이겠지만, 일부는 저자의 고증 아래 그의 삶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책속 인물인 피터르 블라외는 아버지가 코시모공에게 암스테르담의 화가들을 안내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추천한 사유로 인해 렘브란트와의 만남을 갖게 된다. 렘브란트의 집에서 일기장을 발견한 후 피터르는 그에 대한 궁금증을 억누르지 못하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다.
소설에서의 렘브란트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한때 많은 수입도 얻지만, 계획적이지 못한 소비생활로 빚에 쫓기게 된다. 첫째 아이부터 셋째 아이들은 천수를 누리지도 못하고 저세상으로 갔고 렘브란트가 매우 사랑했던 첫 번째 아내마저 병에 걸려 사별한다. 렘브란트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아내를 거치면서도 첫째 아내였던 사스키아를 잊지 못할 정도로 특별한 애정을 나타낸다. 두 번째 아내와는 불화로 나쁜 결말을 맺었지만, 세 번째 아내인 헨드리키에와는 진실된 사랑을 했으며 그녀 역시 전처가 낳은 아들을 친아들처럼 키우며 가정의 안정을 찾지만 흑사병으로 사망하고 만다. 후엔 아들마저 젊은 나이에 같은 병으로 세상을 뜬다. 주변 사람들과의 계속적인 사별, 빚더미에 앉은 생활, 괴퍅한 성미로 봤을 때, 그의 삶은 예술가의 전형적인 고독한 생애를 걸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삶의 전체를 보지 않고 부분부분에 집중하여 본다면 열정으로 그림을 그리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생활은 그리 나빴던 것 같지만은 않다.
실제인물을 토대로 한 소설은 픽션임을 알면서도 은근히 실감나는 상상을 하면서 현실감있게 받아들이는 재미가 있다. 따라서, 렘브란트의 그림에 얽힌 이야기도 많이 기대를 했는데, 책에는 참고할 만한 그림이 없는 관계로 기대했던 점은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그러나, 미지의 화가였던 렘브란트의 생애와 그의 그림에 어렴풋이나마 다가갈 수 있었고 친숙하게 느끼게 된 점은 이 책을 읽은 성과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