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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2.0 - 일상 속으로 파고든 '경제학의 재발견'
노르베르트 해링 외 지음, 안성철 옮김 / 엘도라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삶과 밀접한 경제학이 현실과 동떨어져 홀로 이론만의 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면, 또는 현실과 괴리된 학문이 경제학이라 느껴진다면 이젠 이론의 경제와 생활의 경제의 만남을 가지며 삶 속으로 파고들어온 경제학을 공부할 차례이다. 사람은 공식화된 도식에 꿰어맞출 수 있는 존재가 아니며, 도처에 감정의 변화로 인한 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경제 현상을 설명할 때에도 이같은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생활과의 괴리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인터넷과 전화요금의 정액제에 숨겨진 함정이라든가 인터넷 경매 낙찰가가 즉시구매가보다 높은 이유, 외교관들의 주차위반 등 생활 속의 여러 현상과 행동을 살펴보며 의밀르 발견하고 그 연유를 객관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3장 투자의 경제학인데, 애널리스트들의 조언을 회피해야 하는 이유를 한 실험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실험 참여자들에게 동전이 들어있는 컵을 멀리서 보여주며 그 가치를 알아맞혀보라고 한다. 이때, 각 참가자들에게는 조언자를 한 명씩 붙여주었고, 그 조언자들은 실험참여자가 동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수록 많은 상금을 받기로 했다. 이 조언자야말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를 뜻한다. 그들은 보고 느낀대로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부풀려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의 결과는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 실험참여자가 가치를 높게 평가할수록 조언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크다는 사실을 알았던 그룹도 그 사실을 몰랐던 그룹과 비슷하게 조언자를 신뢰한 결과가 나왔고, 동전의 가치를 알아맞히는 데 있어서 나쁜 성적을 거뒀다. 증권사 직원의 역할을 알면서도 의견을 쫓아가는 심리는 이 실험에서도 여지없이 보여진다.
돈과 문화, 투자, 권력, 심지어 축구까지도 경제학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 책은 실험으로 검증한 여러 논문의 결과를 인용했다. 저자의 말에서도 나와있듯이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인정한 연구논문이라는 확신이 드는 것만 소개했다고 한다.
정통 경제학을 공부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 적합한 책은 아니지만, 행복, 외모, 일자리 등이 경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을 알고 싶고, 우리 주변의 현상을 경제학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쉽게 설명하긴 했지만 결코 가볍기만 한 책은 아니다. 일반인이나 경제학을 공부한 분들이 기존 경제학에서 벗어나 색다른 논리로 바람쐬고 싶을 때 딱 맞는 책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