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수 교수의 매직 경제학 오영수 교수의 경제학 2
오영수 지음 / 사계절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전공자 수준의 경제학은 어렵지만,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웠던 경제학 관련 내용은 나름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수요 공급의 그래프와 한계효용의 법칙 따위를 배우며 세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학문이라 생각되어 흥미를 가지고 공부했었다. 이 책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사이의 중간수준이라고 할까? 아주 술술 읽히지도 않고 아주 어렵지도 않으나, 정신을 집중해서 읽어야 이해할 수 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각 장마다 나와있는 경제학 개그를 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읽다가 자꾸 흐름이 깨져서 정신이 산란해졌다. 

발간된 지 10년이 넘은 '31가지 테마가 있는 경제여행'이란 책이 다듬어지고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어 두 권의 책으로 새로 선보였는데, 첫 번째 책이 바로 이 책이고 두 번째 책은 '경제학 갤러리'란 책이다. '경제학 갤러리'는 응용편에 속하고 '매직 경제학'은 개념과 이론편이니, 이 책의 완독 후에 다음 책으로 경제학 갤러리를 읽으면 하나의 통일된 시각으로 경제학을 관통한 느낌을 갖게 될 것 같다.

각 단원마다 달려있는 제목은 언뜻 봐서는 경제학과 그리 큰 관련이 없는 듯하다. 그럴 땐 제목 밑에 달려있는 부제를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금주령과 성매매 금지법'의 제목 밑에는 '시장의 기능'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1980년에 과외가 금지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비밀과외가 은밀히 성행했었고, 20세기 초 미국에서 금주령이 선포되었을 때 지하로 저질 술이 유통되어 실명하거나 생명을 잃는 사례들도 나타났다고 한다. 이런 사례들로 시장의 기능을 단순히 재화를 사고 파는데 그치는 것으로 설명하지 않고, 수요자가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며 생산자는 발빠르게 그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을 만드는 곳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마약과 도박, 매춘 따위의 사회악이지만 수요가 존재할 때에는 무조건 금지하는 경우 나쁜 특성들이 지하로 숨어 거칠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균형을 잡아줘야 하는 정부 역할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제목만 읽고 내용을 읽는 것보다는 부제를 읽고 지금의 사례가 경제학의 어떤 내용에 관한 것인가를 캐치하고 읽어나가면 더 이해가 잘 될 듯 싶다.

수요를 지름신의 강림과 연결시켜 설명하고, 시장 분배의 원리는 연봉을 많이 받는 방법으로 설명하는 등, 경제 원리를 우리 주변의 사항들 속에서 찾아내 쉽게 설명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일반 경제원론보다 쉽게 읽을 수 있었지만, 뒤이어 나오는 본론과 공식은 결코 만만하지 않은 경제학을 벗어날 수 없다. 코믹한 상황에서 출발하는 첫머리 때문에 다소 느슨해진 마음을 팽팽하게 긴장시키지 않으면 완벽 소화는 어려울 듯. 물론 전공자는 예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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