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일이다. 친구가 인천에 사는 관계로 놀러 갔다가 월미도 카페에서 컴퓨터 별자리점을 보았다. 빽빽한 한 장의 종이에 성격과 애정운 등이 찍힌 결과물을 읽어보니, 나름 맞는 부분도 있고 재미도 있어서 친구들과 서로 돌려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다. 그 후로 별자리 운세에 대한 자료가 눈에 보이면 자연스레 관심이 가곤 했던 것은 아마도 이때의 추억 때문일 것이다.
성격에 따라 사랑을 가꿔나가는 방법은 달라진다. 만약, 성격이 별자리에 의해서만 좌우된다면? 남자와 여자는 각각 12가지의 성격으로 구분되는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네 가지 혈액형으로 성격을 사분화하는 것만큼이나 단순화의 오류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사람은 그보다는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대상이므로.
책에 소개된 24편의 짤막한 소설들은 삶과 사랑에 대처하는 서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야기들 속에서 나와 내 주변인물들이 실제로 살아 활개치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건 친구 누구와 닮았다, 이건 꼭 나같다. 이건 누구와 판박이다 등을 내내 마음속으로 외치며 읽었으니까. 글 쓰는 일에 쉬운 일이 있겠냐마는, 사람마다의 특징을 잡아내어 소설로 쓰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보너스격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각 별자리의 남자와 여자의 특징에 대해 저자가 설명해주는 글이 나온다. 별자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소설보다 이 부분에 더 흥미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각 별자리에 해당하는 사람과 이야기가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었고, 별자리와 관련없이 한 사람의 성격이 여기 저기에 조금씩 나타나있는 듯 했다. 사람은 훨씬 복잡한 존재라서, 하나의 별자리로 그 사람을 설명해 내기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이런 경험은 책 뒤편 저자의 글을 읽으며 정리가 되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별자리에 의해 12가지의 성격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각 별자리마다 등장인물이 나옵니다만, 양자리는 모두 이렇다, 황소자리는 이렇다고 단정 지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쓰고 싶었던 것은 오히려, 사람은 다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p340~341)--
별자리 점치듯이 이 책을 대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대신,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사랑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며, 나와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 삼는다면 책의 역할을 100% 다하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사랑하다가 벽에 부딪힌 사람들이 책 속에서 현실의 사랑을 현명하게 인도해줄 만한 길을 찾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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