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이타카
하지은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소원이 있니? 그런데 아이야 
소원을 빌기 전에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단다."

 

 

언제부터인가 이 책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자주색 양귀비 꽃이 흩날리고 있는 가운데, 해골을 든 인형인지, 인형같은 소녀인지가 

유리알 같은 눈동자와 새빨간 입술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자,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롤랑 거리 6번가에 있는 아치형 저택-보이드씨의 7층 저택에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다.

3층에 살고 있는 성실하고 친절한 청년 라벨의 중심으로

1층- 불법으로 동물을 박제하는 일을 하는 늙은 아저씨가

2층- 가난한 젊은 시인

3층- 비밀이 가득한 연인들

4층- 죽음에 임박한 아버지와( 딸)

5층- 자식들을 출가시키고 혼자 살고 있는 여인

6층- 라벨과 친한 의사 주스트씨,

그리고 이 곳 7층에는 집주인 보이드씨가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

 

여기 누군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가 있다.

기회는 딱 한번.

무심코 내뱉은 말은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점차 이 집에 살고 있는 이들은 소원 성취 후 하나 둘 죽거나, 실종을 하게 된다.

 

7명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들이 바라는 소원은 과연 어떤 것일까?

소원의 결말은 항상 해피엔딩인 것인가?

 

 

살이 5kg만 빠지면 좋겠어.

아이가 생기면 좋겠어.

로또 1등.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

오늘 저녁은 고기를 먹는다면 좋겠어.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내 마음을 받아주면 좋겠어.

아파트 청약 당첨.

돌아가신 아빠를 만나고 싶어.

 

하지만 남을 위해 "내 소원"을 빌어본 적은 없을듯.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내 입으로 뱉은 말은 사실이고, 소원으로 이루어진다.

어찌됐든 소원의 결과에는 희생과 고통과 아픔의 시간이 존재하겠지.

 

하지은이라는 작가 이름만 안 보인다면 철저하게 외국 소설로 착각할 것 같다

오후에 책을 들어 그 날 집에가서 읽을 정도로 독자를 흡입하는 실력이 상당하다.

프로필에 1984년생으로 나오던데,

나이도 어리고, 문학을 전문적으로 전공한 이도 아니던데 그녀의 필력은 입을 벌어지게 한다.

아 또 나 좋아하는 작가가 생겨버렸네

 

"얼음나무 숲"에 비해 호흡이 짧긴 하지만 소재와 줄거리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형 미스터리 판타지 ?

다만 조금은 더 쉽게 풀어주고, 엔딩에서 라벨의 이야기가 더 많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끊고, 맺고, 딱 떨어지는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얼음나무 숲도 그러했지만, 요 책도 독자들의 상상력에 맡기는 내용에 충실한지라 조금 어려웠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읽어볼 듯!!

사람을 잡아당기는 매력이 충분하심!!

 

"안녕. 라벨..."

 

 

"그런 말 말아요. 물론 빨도 사람의 배를 부르게 해주는 고마운 양식이지만, 시는 정신을 부르게 해주는 고결한 양식이니까요"   62쪽

 

"사람이 두려움을 느끼는 상대는 자신보다 강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고"   105쪽

 

 

"너는 사람들이 나에게 붙여준 전설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아느냐?

그것은 더 이상 현재에 속할 수도 참여할 수도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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