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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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영화를 좋아한다. 현란한 영상도 뿐 만 아니라 와 관련된 대사들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무슨 철학수업을 듣고 있는 듯해서 좋다. 대련할 때 상대와의 간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상대의 간격 안으로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고 나의 간격으로 안으로 상대를 끌어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나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같은데 이런 원리는 학문이라는 것에도 적용된다.

교실에서 그리고 문자로 배운 학문의 세계는 현실과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있다. 멋진 이론과 원리로 설명을 하고 있지만 실제는이라는 의문이 든다. 열심히 배우고 익혔지만 과연이라는 의구심이 일어난다. 결국 에서처럼 학문에서도 현실과의 간격이 중요하다.

 

세상물정의 사회학의 지은이는 사회학자로서의 세계와 현실 세계와의 간격을 좁히려고 노력한 책이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모든 배움은 현실이 시발점이자 종착역이라고....

 

개별적인 존재로서의 개인, 사회 구성원으로 구조 속의 개인. 지금의 우리는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러 소제목으로 서로 관련성이 없는 듯 보이는 글들이지만 큰 틀에서 하나를 이야기한다. 점과 점으로 흩어져 있는 개개인이 아닌 선분 상의 점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 속의 개인을 강조한다.

 

소비 중심사회, 열정을 먹고 사는 사회. 경쟁을 부추기고 성장만을 추구하는 사회, 행복을 위해 자기계발을 강조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는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이다. 하지만 과연 개인만의 특징과 특성이 행복을 결정하는가? 좋은 간판을 따기 위해 공부한 12년의 학업, 좋은 학점을 따기 위한 치열한 머리전쟁. 다시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취업전쟁. 그 이후에는 자리보존을 위한 자기계발. 그 과정 속에서 라는 존재는 학점이라는 숫자에, 월급을 주는 그 누군가에게 소속되고 저당 잡힌다. ‘내일은 나아지겠지라는 희망만이 지금의 내가 가진 유일한 피난처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사회가 그렇게 생겨먹은 거라고 위로해 준다. 그리고 답안을 제시한다.

 

임금노동이 평범한 사람들의 운명과도 같은 무게감을 지닌다면, 그 운명에 맞서는 방법 중 하나는 임금노동의 보편성에 대한 인식이다. 그것을 거창한 말로 표현하면 연대라 한다. 연대가 지배적인 사회에선 거대한 공통분모에 주목하고 복지라는 수단으로 평범한 사람들을 압박하고 있는 임금노동이라는 굴레를 헐겁게 해 준다... p.192”

 

사회는 국가는 그 구성원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이 유지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이 구성원들이 국가라는 기관에 많은 권한을 이양하고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이유이다. ‘복지’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사회이것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이며 평범한 내가 바라는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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