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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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에게는 분명한 사명감과 의무감이 있다. 권좌에 앉아서 자기만을 생각하는 선조의 고문과 억압에도 조선을 위한 백성을 위해야 한다는 생각에 칼을 뽑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약용은 관리로서 학자로서 가져야할 본분을 알고 있다. 또한 언제나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연구하고 공부하고 생각하는 행동하는 학자이다.

이들 이외에도 시대를 초월해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분명 초월자들이다. 자신이 희생해야하는 부분과 거기서 야기되는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의 지은이처럼 보통의 존재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의 잔소리에 짜증이 나고 콩나물시루처럼 빽빽이 들어선 만원버스에 욕지거리가 나온다. 누구를 위한 삶보다는 지금 당장의 나를 위한 삶이 더 중요하다. 지금의 나의 즐거움과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위인전과 같이 어린 친구들이 읽거나 자서전과 같이 성인들이 읽는 책들은 말한다. 그들의 위대함과 희생정신 등은 보통 사람인 우리도 그들처럼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큰 것을 얻기 위해 과연 소소한 나의 일상, 나의 가족, 나의 행복을 희생해야 하는가? (물론 이것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생각의 방향이 다를 수 있다. 또한 시대적 상황과 문화적 상황이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는 부분이다.)

 

추운 겨울아침 움직이지 않는 몸을 비비고 안아주며 깨우는 엄마의 손. 그 손으로 만들어 준 따듯한 밥상. 놀이공원에서 손잡고 뛰어 놀며 다시한번 놀이기구를 타자고 소리치는 아이의 함박웃음소리. 이런 일상의 기억들이, 일상의 소리들이, 일상의 행복들이 나에게는 너무 중요하다. 나는 보통의 존재다. 드넓은 대양의 심연에 자리 잡은 작은 돌멩이처럼, 지구라는 행성에,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작은 도시에 살고 있는 돌멩이 같은 존재이다. 밀물과 썰물이 주는 고난함 속에서도 모양을 변화시키며 살아가는 돌멩이처럼 일상의 힘에 몸을 맡기며 살아간다.

 

나는 보통의 존재다. 큰 꿈을 가지고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뛰기 보다는 꽃피는 봄에는 새순이 나는 모습에 신기해하며 여름철 붉은 석양 앞에서 존재의 작음을 깨닫고 하얗게 내리는 눈 속에서 따듯함을 느끼는 보통의 존재이다. 아니 보통의 존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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