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시대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유발 하라리의 호모 사피엔스에 따르면 인류는 인지혁명이후 다른 생명체와는 달리 추상적 사고 능력(imagined order)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농업혁명은 정착생활을 가능하게 됐지만 그 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이 높아졌다. 그 결과 조금 더 복잡한 공동체의 모임이 생겨나고 사회, 국가라는 개념이 발생했다. 다시 말하면 국가라는 개념 자체는 개개인의 모임을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이고 인간답게 만들기 위해 생겨났다는 말이다.

 

국가라는 체제 안에는 전제정치, 군주정치, 입헌군주정치, 민주정치 등 여러 가지 정치체제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들 중에 어느 것이 옳은 것이고 어느 것이 그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홍구 유신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다양한 정치 방식들은 말 그대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자 예를 들면 왕, 대통령 등과 같은 인물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국가를 운영해 가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리스 시대에는 페리클레스, 로마 시대에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등처럼 한 국가는 시대상황에 맞게 그 체제를 변화되어왔다. 그것을 결정지은 것은 언제나 인간이라는 존재였다.

 

박정희의 유신시대는 결국 박정희라는 인물의 문제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유정회설립, 자신의 정권에 반하는 인물을 처단하기 위한 민청련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김대중 납치사건’, 경제발달이라는 명목으로 이루어진 새마을 운동’, ‘기지촌 정화사업‘,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독일 간호사 광부 파견‘, 베트남 파병등 그의 시대에 일어난 모든 일들은 한 사람을 위해 이루어진 것들이었다. (경제에 큰 변화를 불러 왔다고 하지만 실제 그 일을 이룬 것은 자식들 따뜻한 쌀밥 먹이기 위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취직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닌 우리 부모님들이다.)

 

한 나라를 움직일 권력을 가진 사람은 그 권력의 무게를 스스로 느껴야 한다. 그 무게가 국민들이 그에게 부여한 권력과 같은 무게이며 그에 대한 믿음의 무게와도 같기 때문이다. 박정희의 시대는 권력의 무게를 무시했다. 국가라는 존재가 만들어지게 된 인류학적인(?) 이유를 간과했다. 그러기에 새 정부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의 무게를 절실히 느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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