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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평점 :
인간은 얼마나 악해질 수 있을까?
작가
정유정은 7년의
밤,
28 등을
통해 인간의 악한 면들을 상세히 묘사해 왔다.
그에
따르면 문명이 생기기전 인류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기제로 폭력성을 가지고 있었다.
포식자로부터,
경쟁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이라는 것은 필요악과 같은 존재였다.
이런
유전자 특성을 현 인류 또한 지니고 있지만 사회적 규범과 도덕 법 등과 같은 요소에 의해 다듬어지고 억압되고 관리되어왔다.
지은이는
그런 인류의 타고난 DNA
정보를
풀어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종의
기원’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여타의 주인공과는 다른 존재다.
기존의
7년의
밤과 28에서
등장하는 악인은 목적성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살기위해
가지게 된 인류의 폭력성처럼 영제,
동해의
폭력성과 악은 복수심에서 또는 과거의 잘못을 감추고자하는 것에서 등장한다.
분명
그들에게는 악해져야 하는 이유와 목적이 존재한다.
악을
수단으로 스스로의 이익과 영달을 추구하고 감정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한다.
반면
유진이라는 인물은 ‘폭력=오락’
이라는
등식을 가지고 태어났다.
아무런
목적성이 없이 그저 사냥감이 놀라서 뒷걸음치는 모습,
공포가
그들의 온몸에 독버섯처럼 퍼져 나가는 모습을 통해 희열을 느낄 뿐이다.
그리고
살인에서 전달되는 짜릿함과 코끝으로 전달되는 피 냄새는 그를 궁극적인 오르가즘으로 이끈다.
세끼
식사를 통해 굶주림을 충족시키듯 유진은 폭력과 살인을 통해 그의 굶주림을 해소한다.
궁극적인
악,
그것이
바로 유진이다.
인간의
이유 있는 폭력과 악을 중심으로 글을 써 온 그가 왜 유진이와 같은 궁극적인 악을 탄생시켰을까?
글을
읽는 내내 그의 탄생 의미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그의 말을 통해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인간은
학습을 하는 동물이다.
긍정성과
부정성의 대립과 갈등은 인간에게 고민과 사색을 하게 만들며 그 과정에서 학습을 하게 된다.
이런
학습을 통해 이루어진 행동은 예측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다시 부정성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충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복력도
빨라진다.
따라서
지은이가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 DNA에 있는
내면적 어둠을,
부정성의
학습을 통해 배우고 이해함으로서 그 어둠에 잠식되지 않고 빛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둠에
있을 때만이 빛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