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 - 역사학자 이덕일, 공자와 논어를 논하다!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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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하면 떠오르는 것은 논어이다. 이 책은 논어에서 나오는 구절과 공자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것에 비춰 우리의 과거와 현실은 어떠한지 통찰력 있게 써 내려간 책이다. 공자의 인생은 크게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학문의 즐거움을 깨닫고 거기에 몰입한 시기. 배움과 가르침을 통해 배운 지식을 세상에 실현하고자 제나라로 망명한 시기. 하지만 실패하고 노나라로 돌아와서 정치에 입문한 시기. 그리고 노나라에서 버림받고 14년간 자신의 정치를 펼칠 나라를 찾아다니는 시기. 마지막으로 다시 학자로서 스승으로 학문에 전념한 시기이다.

 

논어라는 책이 그리 쉬운 책이 아니어서 정확한 풀이가 있지 않으면 솔직히 이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나처럼 논어를 처음 접한 사람들이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것은 공자라는 인물에 대한 발견이다. 공자가 위대한 학자라는 것은 주워들어 알고 있었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까지 왜 영향력 있는 인물인지 몰랐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유를 정확히 보여준다.

    

 

1. 학문이 무엇인지를 간파하고 있었다.

지금의 우리는 학문을 배우기 위해 공부하고, 대학 가고, 연구 하고 있지 않다. 책을 펴고 밤늦은 시간까지 도서관에 앉아 있는 이유는 물리적인 만족감과 상대방에 대한 우월감을 채우기 위해서다. 남들보다 더 좋은 직장에서 더 많은 돈을 벌며 더 편하게 일하면서 너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생활도 포기하고 학문에 목매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특히 배움을 통해 스스로를 갈고 닦아야 학생들조차 배움에 대한 즐거움보다는 배움을 통한 사회적 지위향상에 목매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 ‘여기에서 말하는 자는 수기(修己)의 도리를 배우는 것과 제세(濟世) 이인(利人)의 지식을 배우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서 학을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나는 안으로 자신의 몸을 닦는 수기의 도리를 배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밖으로 세상을 구제하고 사람을 이롭게 하는 제세이인 의 지식을 배우는 것이다. 유학자가 평생 추구해야 할 학이 이 한마디에 담겨 있다. p.24” “공자 가라사대, 선비로서 도에 뜻을 두고도 낡은 옷과 거친 밥을 부끄럽게 여기는 자와는 더불어 도를 논의할 수 없다. p.53”

먼저 자신을 닦으면서 깊이를 더해간다. 그리고 세상에 자신의 학문을 펼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배워야 하는 이유이다. 진정 우리는 제대로 학문을 배우고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2. 공자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인물이다.

일흔 살에 내 마음이 바라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종심소욕)” 공자는 적지 않은 나이동안 사셨다. 그러나 그는 절대 학문이라는 배에서 내리지 않았으며 비, 바람이 불어와도 학문이라는 배를 타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한 분이다. 뿐만 아니라 높은 학자의 위치에 이르러서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끝이 없었다. 그에게는 책만이 아닌 그의 제자 지나치다 만난 사람 등 모든 것이 그의 스승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잘못은 과감히 인정하고 바꾸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 진나라 사패가 소공이 예를 압니까? 라고 묻자......무마기가 이 말을 알리자, 공자 가라사대 나는 행운이구나. 진실로 허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아는 구나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군더더기가 없었다. 쉬운 일 같지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생의 신산스러움을 조금이라도 겪어본 사람은 안다. p.68-70” 배움에 대한 열정. 그 열정을 확신과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 흉내 낼 수 없다.

    

 

3. 삶의 진리를 간파했다.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공자는 인의예지라고 이야기하셨다고 한다. 쉬운 말이 아니라서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에게 와 닿는 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요즈음 많은 가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가수들을 보면 너무 노래를 잘한다. 그럼에도 노래 잘 한다라는 정도로 끝나는 가수가 있는 반면 정말 심금을 울리고 닭살이 돋게 만든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도 있다. 이들의 큰 차이점은 단순히 노래 부를 때의 성량, 테크닉 등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으로 노래하느냐 이다. 많은 경험과 다양한 인생의 굴곡을 가진 이들이 노래의 깊이가 있는 이유는 경험을 통해 그 아픔과 슬픔을 알기 때문에 마음으로 노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의 이라는 것도 그것과 같다. 무엇을 하든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그 무엇을 가지고 하는 것. 나를 감동시키고 다른 이들을 감동시키는 마음. 마음의 껍질을 벗길 때 가장 마지막에 드러나는 것. 그래서 어떤 행동을 하던지, 어떤 마음과 감정을 가지던지 가장 기본이 되며 흔들림이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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