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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적뒤적 끼적끼적 : 김탁환의 독서열전 - 내 영혼을 뜨겁게 한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세상은 너무나 많은 색깔들로 넘쳐나지만 빛은 무색이란다. 무색의 이 빛이 색깔을 가지기 위해서는 프리즘이나 물방울 같이 빛을 굴절시켜야 된단다. 그 굴절률에 따라 빛은 다양한 색깔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을 보는 우리의 눈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이 따뜻하고 아름답게만 보일 수도, 모든 것이 춥고 힘겹게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우리는 세상이 가진 여러 가지 색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뒤에 숨겨진 추함, 괴로움에서 나오는 희열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이전까지는 책이라는 것은 정보습득과 오락의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김탁환의 ‘뒤적뒤적 끼적끼적’이라는 책은 내가 얼마나 세상을 무식하게 보아왔는지 얼마나 좁은 소견으로 책을 대해 왔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 빛이 굴절률에 따라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기분에 따라 듣는 음악이 다양한 것처럼, 책도 인간이 처한 상황과 감정에 따라 집을 수 있는 책이 다르다. 1년에 단 한번밖에 없는 즐거운 휴가를 위해서 SF소설이나 무협지 또는 탐정소설처럼 긴장감과 흥미를 주는 책을 읽을 수 있으며, 새로운 사랑으로 가슴 뜨거워질 때에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를 읽고, 세상의 추악함 또는 나의 본질을 알고 싶으면 문학을 펼쳐야 한다.
인간의 마음은 복잡하다. 복잡한 만큼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하나의 색깔만을 좋아했고 한 장르의 음악만을 듣고 또 들었다. 나에게 색깔을 입히자. 그리고 다채로운 책의 색깔을 받아들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