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다니엘 튜더 지음, 노정태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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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진짜 한국을 알고 싶은 외국인을 위한 가이드북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여행을 할 때는 여행가이드 책을 미리 읽어보고 들고 간다. 유명한 가이드북을 보면 대부분 꼭 가봐야 할 장소와 안내도, 그리고 교통시설과 숙박지 등의 정보를 전달해 준다. 여행할 나라의 사회, 문화, 역사적 배경까지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적을 이룬 나라...’는 다르다. 지금의 한국이 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부터,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야기되는 부작용(문제점)들을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과 사회, 종교적 분야를 넘어 한국의 독특한 특징인 그리고 이라는 감정적인 부분까지도 뽑아내는 관찰력에 감탄이 나온다.

여기서 작자의 한국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아리랑을 듣고 가슴 먹먹해지지 않는 우리는 없다. 아리랑은 이라는 정서를 가장 잘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노래로, 한 맺힌 한민족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런 감정과 정서를 알아가기 위해 작가는 여러 사람과의 인터뷰와 영화를 소개를 한다. 그 속에서 나름의 해석을 해 나간다.

이라는 정서는 2002년 월드컵을 한국에서 직접 경험했다고 한다. 촛불시위와 같은 집회도 다른 나라와는 달리 음악과 춤 그리고 공연을 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현하다.

 

한이 지배적인 때에도 언제나 희망은 있다. 한의 고삐를 잠시 풀고 축제로 승화시킬 여지 또한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달콤한 슬픔이 어른대는 행복과 또렷한 희망이 감지되는 슬픔. 이것이 바로 한국 문화의 본질이다. 한국이 때로는 너무 감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은 서로 엎치락뒤치락 뒤엉키며 매력적인 조화를 이끌어낸다. (p.196)“

 

한국인이기 때문에 느끼게 되는 낯 뜨거운 장면도 있다. 열정과 교육 그리고 경쟁 덕분에 지금의 한국을 이루었지만, 그 덕분에 삶의 질이 떨어지는 부메랑 효과를 겪고 있다.

 

수면 부족과 끝없는 중압감에 시달리는 것은 비생산적일 뿐 아니라 질병을 유발하고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며, 결국 사회 전반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한 집착은 작업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혁신을 방해하며 한국이 다음 단계의 경제적 성공을 이룩하는데 걸림돌이 뒬 뿐이다. (p.115)”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한국인이 보기에는 진부할 수도 있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하지만, 남의 눈으로 우리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그리고 너무 당연해서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이 그들의 눈에는 독특한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은 소소한 재미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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