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노트 - 인생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김익한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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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졸업했다고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받던 시대가 끝난 지 오래다. 힘들게 대학교를 가고, 대학의 낭만(?)을 즐기기 무섭게 바로 취업전쟁이다. 바늘구멍을 통과해 취업을 하더라도 일정한 수준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언제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했음에도 그 누구도 공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이다. 전공서적을 뒤지고, 영어 학원을 다니는 등 아등바등 살다보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라는 회의감이 든다.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지만 대가가 나에게로 돌아오는 경우는 적다. 누구를 위한 공부인가? 누구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는가? 이런 공허감이 들 때가 있다. 이제는 남을 위한 공부가 아닌, 나를 위한 공부를 할 때이다. 앞의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문제해결에 집중하기 보다는 문제발견력을 키우는 공부를 해야 한다. 응용적 지식을 넘어 생성적 지식으로 가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지은이의 말처럼 누구나 번뜩이는 순간의 생각들이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순간적이라, 생각을 끄집어내기에는 힘이 들고 휘발성이 강해 바로 날아가 버린다. 그것을 잡아주는 것이 기록이다. 순간의 생각은 정제되지 않은 원석과 같다. 갈고 닦고 다듬어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기록하기 위해서는 숙고의 거름종이를 거쳐야 한다. 자칫 아무 의미 없을 수도 있는 순간의 생각을 기록을 통해 정제시키고 그 과정 속에서 자기화를 함으로써 성장을 하게 된다.

 

순간의 생각과 자기화를 의식적으로 하기 위해 기록을 활용하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던 순간의 생각들이 기록으로 쌓이고 쌓이면 당신도 예측 못한 변화와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어떤 순간에도 반드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기 식으로 받아들이고 기록한 다음, 필요할 때 다시 끄집어내는 반복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과 자기화 그리고 기록, 이 세 가지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나선형 성장을 이루게 해 줄 것이다. (p.51)”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기록하고 되뇌고 말하라’(p.45) 이다.

생각이 읽어나면 기록을 하고 기록을 하는 동안 기록을 보는 동안 다시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을 다시 고쳐 기록하는 일련의 과정이 자기화를 부추긴다.

 

경험했거나 새로 이해한 지식은 결국 우리 머릿속의 생각으로 집결된다. 그러니 기록의 출처는 생각이다. 잠시 고개를 들어 생각을 정리하지 않은 사람은 좋은 기록을 남길 수 없다. 챕터를 읽고 키워드 위주의 요약을 남기는 것은 습득한 지식에 자기만의 질서를 부여하는 행위다. 이 자기식 질서가 내 머릿속에 있는 지식의 원질서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다 읽고 재차 정리해서 말로 내뱉어 보는 것은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목적, 즉 활용 목적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p.48)”

 

지적 성장을 위한 기록의 필요성을 설파한 것이 1장 이었다면, 2장은 삶에서 느끼는 공허함, 답답함의 이유를 찾아간다.

자기와의 대화를 시작하면 내면의 잠재성을 끊임없이 표면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되고, 잠재된 능력을 그대로 표출할 수 있게 된다. 자기를 돌아보라.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진짜 욕망을 보라. 그러면 희미하던 내가 점차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이것은 생각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고단하고 권태로운 일상에 의미가 생길 것이다. 이것이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신의 진짜 욕망을 알면 자유로워진다. (p.75)”

 

누군가와 어울려 사는 인간은 남이 바라는 내가 되려 한다. 좋은 자녀가 되기 위해, 좋은 학생이 되기 위해, 좋은 친구와 동료가 되기 위해 남의 욕망과 욕구를 숨긴다. 사회적 동물이니 어느 정도의 조절은 필요하다지만, 잘못하면 가 없어진다. 나의 삶임에도 내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기록을 통해 나의 욕망’, ‘내가 바라는 것, ‘나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면 자유로워진다. ‘나의 자유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을 뛰어넘을 동력이 생긴다. 그곳에서 다시 나는 성장한다.

 

3장과 4장은 기록의 기술에 대한 내용이다. 3장의 핵심은 요약집중이다.

핵심과 남기고 다 버려라

 

여덟 단어의 저자 박웅현은 2장 본질에서 리처드 파인먼의 책 생각의 탄생에서 한 구절을 옮겨 적는다.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p.43)”

 

읽은 모든 책을, 읽은 모든 내용을 기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요약과 집중을 통해 핵심을 기록할 수는 있다. 핵심을 기록한다는 것은 책을 읽은 의 관점이 들어갔다는 의미이다. 읽은 책에 나의 색깔을 입혔다는 뜻이다. 지은이가 주장하는 자기화된 지식이라는 것이다.

 

4장은 분류이다. 생각의 흐름은 뒤죽박죽되어 있다. 얽히고설킨 생각의 타래를 풀어내는 방법이 분류이다. ‘분류는 사고를 깊고 뽀족하게 만드는 데도 굉장히 유용하다. (p.149)

분류된 생각들은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와 같다. 분류된 이정표대로 따라가다 보면 다른 책에서 안내되어 온 길과 합류하게 될 수도 있다. 2차선의 좁은 길이 4차선, 8차선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요약되고 분류되어 만난 생각들은 되뇌고 말하기 과정을 거쳐 더욱 굳건한 자기화된 지식이 되어, 성장으로 이끈다.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처럼 머리-가슴의 과정은 인식을 형성하는 동시에 인식의 틀을 부수는 과정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과정이다. ‘가슴-의 과정은 개인의 변화를 발로 실현해 가는 과정이다. 이해만 하고 발로 옮기지 못하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힘들 때마다 주문처럼 읊조리자.

          기록하라, 반복하라(되뇌고 말하라), 그리고 지속하라.(p.17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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