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 서울대생 1100명을 심층조사한 교육 탐사 프로젝트
이혜정 지음 / 다산에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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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교육에 열성적인 사람들이 없다고들 한다. 그러니 당연히 교육에 관해 자신들 나름의 교육관이 있고, 또한 현재 교육의 문제점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그것은 20세기에 학교에 다녔던 학생이나 21세기에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나 똑같이 느끼는 문제이다. 어쩜 그렇게 학교는 바뀌지 않았을까?

이 책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한국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생과 미국의 명문인 미시간대 학생들을 비교한 연구프로젝트를 통해 명확히 드러낸다. 어렴풋이 머리 속에서만 맴돌고 있던 문제점을 명확한 용어에 대입시켜서 정확히 지적해 주고 또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문제점

지은이에 따르면 지식에는 4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p.232-237)

 

1. 생성적 지식: 말 그대로 창의적 지식을 의미한다. 세상을 바로 보던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식. ex) 뉴턴의 고전역학법칙, 열역학 법칙.

 

>>>> 주로 초강대 선진국에서 비중을 둔다. 추상적 이론이기에 생성되기에도 오래 걸리고, 또 생성된다 하더라도 바로 경제적 산출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종류의 지식의 기본이요 근간이 된다. (p.235) (대학에서 순수과학이 중요한 이유이다.)

 

2. 응용적 지식: 생성적 지식을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지식. 예로 뉴턴의 고전역학법칙을 적용해 롤러코스터를 만드는 경우를 들고 있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나라. 바로 성과가 나오기 어려운 생성적 지식에 투자하기에는 당장의 경제성장이 더 조급하기 때문에 보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응용적 지식에 투자한다. (p.236)

 

3. 제조적 지식: 개발된 롤러코스터를 똑같이 여러 개 만들 수 있도록 그 제작방법을 익히는 것. 산업사회의 공장들에서 똑같은 제품을 반복 생산하는데 필요한 지식.

 

>>>>중진국들의 사회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지식. 제조적 지식을 이용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대량으로 제조해야만 경제가 유지되는 사회 구조.(p.236)

 

4. 매뉴얼적 지식: 대량 생산된 롤러코스터를 설치해서 가동시키고 유지보수하는 데 필요한 것. 제품 설명서와 같은 지식.

 

>>>>주로 후진국의 경제를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제품이나 기계의 사용법을 알고 있기만 해도 유능한 인재로 인정받으므로 매뉴얼적 기술 하나만 있으면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p.237)

 

지은이는 90년대 이전까지 한국은 제조적, 매뉴얼적 지식이 주를 이룬 사회였다면, 90년대 이후부터는 응용적 지식에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식은 생성적 지식이다. 생성적 지식은 저자가 말한 것처럼 있는 것에서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지식이다. , 창의적 사고력이 필요하다.

 

지은이는 사고력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p.38)

 

1. 수용적 사고력 : 상대방이 가르치는 내용을 아무런 의심이나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해하고 암기해 시험에서 정확하게 기억해 내는 능력이다.

 

2. 비판적 사고력: 주어진 내용을 이렇게도 생각해 보고 저렇게도 생각해 보고 뒤집어서도 생각해 보는 등, 상대방이 가르치는 내용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능력이다.

 

3. 창의적 사고력: 주어진 내용에 대해서만 생각하기보다는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무엇을 새로이 생각해 내는 능력이다.

 

여기서 한국의 교육 문제점을 정확히 드러낸다. 대한민국 수재들의 집단인 서울대생들은 수용적 사고력이 높다. 다시 말하면, 교수들의 지식을 반복적 학습을 통해 암기해 수용하는데 익숙하다. 반면에 미국의 미시간대 학생들은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이 높다고 한다.

 

이 책이 쓰여진 2014년도에는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려고 했던 대한민국이지만, 코로나를 어느 나라보다 현명하게 대처해 낸 2023년 지금의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다. 하지만, 응용적 지식을 넘어 생성적 지식으로 나아갈 만큼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교육 현장에서 키울 수 있을까?

 

그럼 그 원인은 무엇인가?

 

1. 대학교: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학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교수에 맞추어서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학생들에게는 선택권이 거의 없다. 그럼, 교수의 수업방식이 바뀌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저자는 그것 또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학생들이 평가를 받는 것처럼 교수들 또한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수업을 잘하느냐보다는 연구 실적이 더 높은 평가항목에 속한다는 것이다. 수업 준비를 위해들인 시간과 노력이 평가에 반영이 제대로 안되니,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한다.

 

2. ,고등학교: 현재 교육시스템에서는 모든 교과과정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고, 그 진도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해야 된다. 검정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지만, 어느 지방이든, 어느 학교이든 비슷한 내용의 교과내용을 차례로 습득하도록 되어 있다. 저자는 캐나다의 교육 시스템과 비교하며, 교사에게 교육권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창의적 과제가 가능한 수업, 교사가 창의적 운영을 할 수 있는 수업, 창의적 과정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수업,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캐나다가 노벨상 수상자를 20명이상 배출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동력이 아닐까? .... 그 핵심은 교사의 교육권에 있다. 캐나다에서는 교사가 이 모든 수업을 디자인하고 평가하고 운영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교사가 뛰어나도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p.186)

 

3. 문화: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 저자는 홍콩 링난대 교수 비비안 룬 교수의 논문에서 주장한 동양학생과 서양학생의 사고하는 방식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비판적 사고를 할 때 서양학생은 형식 논리적 사고를 하는 반면, 동양학생은 변증법적 사소를 한다는 것이다. 형식논리적 사고는 대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전제한다. 그러나 변증법적 사고는 대상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가정을 전제한다. 이분법이나 삼단논법과 같은 사고방식은 서양 학생들의 형식논리적 사고방식에서만 가능하다. 형식논리적 사고 체게의 서양에서 수학과 과학 같은 영역이 발달했다면, 변증법적 사고 쳬계의 동양에서는 한쪽 극단보다는 중간타협을 선호하는 중용의 철학이 발달했다. 하다못해 설문에서도 극단보다는 중간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던가......비비안 룬의 연구에서 서양 학생들은 형식논리적 사고와 연관된 스킬을 많이 사용할수록 비판적 사고력이 높고 성적도 좋았지만, 변증법적 사고와 연관된 스킬을 많이 쓰면 오히려 비판적 사고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양 학생들은 오히려 변증법적 사고와 연관된 스킬을 많이 쓸수록 비판적 사고력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 문화에 따라 사고의 체계와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p.198-199)

 

방향

크게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

지금의 교육은 결과물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 그리고 이해한 부분을 얼마나 잘 적용하고 있느냐를 평가한다. 그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사고의 흐름을 배우지는 않는다. 응용적 지식은 키울 수 있겠지만, 앞으로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생성적 지식을 키우기에는 역부족인 교육방식이다.

 

지식의 결과를 가르치는 것이 목표인 교육 패러다임에서는 그 결과가 소속된 학문의 정체성이 두드러지게 되고 따라서 각 학문의 분과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따로따로 떨어진 학과기반의 커리큘럼이 형성된다. 그러나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 패러다임에서는 하나의 이슈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수히 많기 때문에 학과 중심의 커리큘럼이 아닌 이슈 중심의 융합 커리큘럼이 형성된다. 결과를 중시하는 교육 커리큘럼에서는 각 분과 학문의 기존 이론과 정보를 수용하고 암기하는 능력이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 커리큘럼에서는 어느 분과 학문 영역의 지식과 접근 방식을 활용을 하든 간에 얼마나 이슈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해 내느냐가 더 중요한 역량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p.227)

 

 

2. 지식 소비자가 아닌 지식생산자를 기르는 교육.

소비는 유행을 탄다. 지금 인기 있는 것이 한 순간에 쓸모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지식 소비자를 기르는 교육은 찰나의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것은 바람처럼 일 순간에 날아가 버리는 지식이다. 뿌리를 내릴 수 없는 지식이다.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이 아닌 프로그램을 짜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3. 문제해결력에서 문제발견력을 키우는 교육.

생성적 지식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지식이다. 만든다는 말은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고, 필요하다고 느끼려면, 그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그것이 문제발견력이다. 지금의 교육은 문제를 발견할 필요 없이 주어진 문제를 잘 풀어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기에 언제나 답은 정해져 있었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은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와 마주한다. 그러기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

중요한 것은 교수가 얼마나 잘 가르쳤느냐가 아니라 학생이 얼마나 잘 배웠느냐이다....배움이 일어난 강의는 교수가 말을 많이 한 강의, 많은 것을 전달한 강의가 아니라 학생들이 생각을 많이 한 강의다. 수업 준비를 할 때 우리는 학생들의 생각을 끌어내는 활동을 얼마나 설계하는가? 학생들을 생각하게 하는 교육. 이것은 교수의 말을 줄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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