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우리에겐 아직 마지막 카드가 있어 - 이상한 나라의 가족, 스페인에서 길을 찾다
이경걸 지음, 이하연 그림 / 마인드큐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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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행에세이 #괜찮아우리에겐아직마지막카드가있어



책을 선택한 이유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얼마전에 방영한 '스페인 하숙'이라는 프로 때문이다. 스페인 하숙을 보는 내내 와이프와 함께 언젠가는 한번 스페인 순례자 길을 꼭 걸어보자 약속했다. 스페인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득차 있던 그때 이 책이 내 눈에 들어왔다. 또 이 책의 소개를 보는 순간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는 것에서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나중에 내 딸이 크면 꼭 같이 유럽으로 같이 여행을 가고 싶기 때문이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유럽이지만, 아이와 와이프와 함께 미술 책에서 봤던 그림을 직접 보고 싶다. 그 이유 때문에 도서관에서 몇번 미술의 역사에 대한 책도 빌려보곤 했다. 이 책이 나의 먼 미래에 대한 사전 탐방 정도 될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난 후

이 책의 처음 부분에는 이 가족에게 닥친 위기에 너무나 안타까웠다. '역시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휴대폰을 눈앞에서 분실하고, 차 안에 둔 현금, 여권등의 귀중품을 도난 당하고, 그리고 프랑스로 넘어가서는 혼유로 차가 멈추는 상황을 맞이 한다. 만약 우리 가족이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당장 짐을 싸고 돌아오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아직 마지막 카드가 있어"라는 문구가 정말 신용카드 한장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권과 현금을 모조리 잃어버리고 정말 마지막 남은 신용카드로 나머지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라웠다. 아마 저자의 가족의 내공이 보통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가족과의 여행을 통해 희노애락을 같이 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이 책에서 느꼈던 너무나 소중한 교훈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편하고 맛있는 것만 먹는 것이 여행이 아니라, 평소에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을 여행을 통해서 깨닫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가족도 가까운 미래에 이런 여행의 참맛을 느껴야 겠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내용


"우리, 이담에 애들이 대학 갈 쯤엔, 하던 일 딱 멈추고 일년 간 세계여행 하자."

"좋아. 부자가 될 턱이 없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값진 유산이 될 거야." -Page. 6-

[나의 공감]우리 부부도 여행을 좋아한다. 지금은 1년에 일주일 휴가를 받으면 제주도 혹은 강원도로 여행을 가서 자연과 함께 일주일 정도 보내곤 한다. 아직 애가 어리기 때문에 외국까지 갈 생각은 없다. 자연의 품 속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하면서 자연을 느끼고 온다. 항상 여행을 끝은 아쉽다. 조금 더 쉬고 왔으면 하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퇴직을 하고, 시간의 제약이 없는 그 때가 오면 이번에는 멀리 해외의 자연을 느끼보자고 약속했다. 그 중에서는 몽골 트래킹과, 스페인 순례자길 등이 계획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부부만이 아니라 아이도 같이 가는 모습을 보니 내 딸도 같이 갔으면 좋을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아이에게 물려 줄 재산은 없지만, 좋은 유산이 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스페인의 그 예쁜 해변에서, 사위어가는 수평선을 배경으로 하연이가 시루엣 사진처럼 춤을 췄다. 파도가 밀려와 하연이 종아리에서 하얗게 부서졌다. 무대 위에 깔리는 안개 같았다. 그 춤에 흘려, 춤 못추는 나도 어느새 춤동작을 하고 있었다.....(중략)....내 인생에 오늘이 가장 아름다운 날이 아닐까? 이런 날이 다시는 오지 않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찔끔 눈물이 나려 했다.

[나의 공감]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같이 보고 느끼고 즐긴다면 이 보다 더 좋고 행복함이 어디 있을까? 조그만한 해변가에서 자연에 취해 음악에 취해 아이와 함께 하는 모습이 너무나 부럽고,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가족 모두의 추억으로 바뀌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기억 뿐 만이 아니라 사진이라든지 동영상이라든지 꼭 남겨 한번씩 꺼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 아이가 지금 커가는 6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아빠와의 일상을 기억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매일 매일 그 추억을 적어가고 있다.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지만, 나를 위한게 더 큰 목적이다. 왜냐면 이런 추억은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해변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각종 도난사고로도 악명이 높은 곳이었다. 더구나 전날 마드리드에서 넷이 빤히 보고 있는 앞에서 휴대폰을 도둑맞지 않았나. 소매치기가 들끓는 해변 모래사장에 여권과 기중품을 모두 가지고 가서 해수욕을 즐길 수는 없는 일이었다....(중략)...현금 1,400유로와 여권 세 개, 스페인 이케르네 가족에게 줄 고급 수제 핸드백...우리는 여행의 초입에 모든 걸 잃고 말았다.-Page78

[나의 공감]해외 여행중에 도난이 일어난 적은 없지만, 여기 저자의 상황을 차츰 읽어가니 너무나 청천벽력같은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하지만 걱정은 아빠인 저자의 몫이였나보다. 와이프와 딸들은 천진난만하게 밥타령이였다. 여기서 이 가족의 긍정의 에너지를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신용카드 하나가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 시험기간에조차 캠핑을 나가자고 졸라대는 철없는 남편과 아내는 자주 다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다수결로 하자, 캠핑장 가서 공부하면 된다, 어려서는 공부 잘 못해도 된다, 잘 노는게 똑똑해지는 거다, 라면서 강짜를 부렸다.......(중략)...그런 내게 아이들은 "아빠, 우리 후회 없이 논거 같아. 놀 만큰 놀았다구"라며 아빠를 위로했다. -Page#99

[나의 공감]맞다. 놀만큼 놀아야한다. 내 딸도 나중에 커서 "후회 없이 놀았다"라고 이렇게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캠핑은 아니지만 우리도 주말에 텐트를 들고 근처 공원에 간다. 항상 우리 가족이 자리 잡는 곳은 도서관과 놀이터 그리고 모래사장이 있는 큰 나무 옆이다. 거기에 모래 놀이 도구를 들고 가서 보통 6~7시간정도 있는 것 같다. 우리 부부는 책을 읽고 딸은 모래사장에서 친구도 사귀고 놀며, 친구가 없으면 아빠랑 엄마랑 논다. 놀다가 지겨우면 옆에 놀이터를 가고 놀이터가 지겨우면 옆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논다. 모든 것이 노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처럼 기회가 된다면 캠핑도 떠나고 싶다. 산속에서 우리 가족과 함께  좋은 공기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우리는 천만원 혹은 이천만 원이 될지도 모를 수리비를 감당해야 하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나로서는 불가항력이었다 해도 내가 주유를 잘못해서 생긴 일인데, 폴크스바겐 수리비를 모둔 렌터카 업체에서 감당한다는 거다. 어젯밤 택시비도, 오늘 택시비도 모두.....(중략)... 여행에는 희노애락과 위험과 갈등과 감동이 모두 다 들어 있다.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한번뿐인 인생을 연습할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의 공감]생각만해도 끔찍하다. 혼유라니..혼유는 차에 정말 치명적인 사고이다. 그런데 그 혼유를 외국에서 그리고 몇일 전에 휴대폰 분실, 그리고 전재산과 여권 귀중품 도난 사건 이후로 더 큰 사건이 이 가족에게 일어났다. 정말 나 같으면 빨리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을 것 같은데, 이 가족은 정말 대단한 듯하다. 여기서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족이 부럽고 대단하다.


유럽에서의 19박 20일. 마지막 여행지 포르투에서 마지막 밤에 마주한 일몰과 야경은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 ...(중략)....우리 네 사람만의 온전한 여행이 어쩌면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어찌 보며ㅑㄴ 마지막 여행이 될 수도 있는 소중한 여행이었다. 그걸 알기에 여행 동안 우리 네사람은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기쁘게 하고 서로를 지탱하기 위해 모두 애를 썼다.

[나의 공감] 이 가족의 20일간의 여행에서 다른 여행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많은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하면서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놀랍다. 보통은 도난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 대한 비난으로 계속되었을 여행이였지만, 어느 누구 하나 비난하거나 불평하지 않았다. 큰 손실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여행을 마친 가족에게 마음속으로 박수를 청했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이런 여행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

이 책은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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