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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관한 새빨간 거짓말 - 타인의 말에 속지 않고 나로서 결정하는 법
윤성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삶과 인생에 대해 기존의 주류와 다른 이단아적 관점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주장한 책
이 책을 읽는 내내 일견 맞는 말이고 설득력있는데 기존의 통설, 가치, 주장과 다르게 풀어가는
면에서 조선시대 주자와 다르게 성리학을 해석했던 윤휴가 사문난적으로 몰렸던 일이 오버랩되었다.
의사결정과 집행,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저자는 감성에 호소하며 알맹이 없는 헛된 구호에
매몰되거나 휘둘리지 말고 지식과 지혜를 갖추고 체력을 기르며, 사유와 성찰의 힘을 기를고
사람과 세상의 모든 일에 객관적 시각을 갖고 관찰자적 입장을 견지하라고 누누히 강조한다.
나도 언제부턴가 광고카피 같은 헛된 이성에 호소하는 듯 한 헛된 감상적 구호가 거슬렸다.
나 답게 살기.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아침형 인간. 무한 긍정의 삶. 범사에 감사하기..
마치 주류 패러다임이 된 듯한 세몰이하는 구호들..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인용하며 인간의 어리석음을 논중한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에 대한 혐오를 숨긴채 인간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했지만
저자는 인간에 대한 연민을 숨긴채 인간과 세상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한 듯 하다.
나 역시 언제부턴가 인간과 세상을 조심하고 긴장을 늦추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의외로 열심히 살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듯 하다. 그런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
다만 가끔 그런 이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정답과 정의가 없는 세상. 최선도 없고 차선도 없고 그나마 나은 대안을 모색하며 조율과 타협.
배움만이 정글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유일한 생존의 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고 그 욕망의 실현을 위해 논리와 이론을 갖춰 무장하고
"자신의 욕망을 직시하고 타인의 욕망과 거래하고 세상의 명령과 타협하라" 고 한다.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삶이란 의사결정과 집행, 즉 선택과 행동의 연속이다. 자기로부터 한 발 물러나 자기의 생각과
느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리는 관찰자가 되면 모든 요인, 조건, 환경,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기에 의사결정 오류와 행동의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에서 자란 사람의 내면은 "공무원 시험을 보기 위해 사표를 내라'는 말을 속삭이지 않는다."
"의사결정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생각하는 힘이 강해야 하며
관찰자가 되어 관련된 요건, 조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상당수의 의사결정 오류가
편견, 아집, 독선, 선입관, 고정관념, 분노, 슬픔, 사랑, 미움, 낙관, 비관, 긍정, 부정 등의 감정에
영향을 받거나 인지능력의 한계 때문에 발생한다."
"절대 진리가 없듯이 완벽한 의사결정, 합리적 의사결정은 불가능한다."
내 안의 나에게 집중하며 내면의 귀 기울이라는 구호는 헛되지 싶었다.
인간의 내면은 알 수 없는 깊은 우물같다. 거기에 더해 럭비공같고 갈대같은 인간의 속성도 있다.
차라리 타자와의 관계에 집중하고 관심을 갖는 게 낫고 세상의 이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게
인간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길 같다.
그러면서 저자는 또 이런 말도 했다.
"나는 무의식의 영역에서 냉정하게 모든 것을 지켜보는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다."
저자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그렇다.
미완성이며 미생인 나는 자유인이 아니며 내면의 소리를 경계하고 자유의지를 의심해야 한다.
위로와 위안을 찾아 기대지 말고 생존의 길을 늘 생각하고 찾아야 한다.
타협과 조율 그리고 변화만이 생존의 길이다.
저자와 이와 똑같은 말을 했다. 세상이 참 무섭구나 싶으면서 위안도 된다.
같이 일하는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데 그가 온전히 이해하고 의미를 깨우칠지 자신없다.
오랫만에 좋은 책을 정독하고 음독했다. 내가 아는 모두에게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