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다비드 디옵 지음, 목수정 옮김 / 희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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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원시부족의 청년이 전쟁의 광기, 참상을 묘한 색깔로 드러낸 중편소설


2022년에 유럽에서의 1차 세계대전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그 유럽 국가간의 전쟁에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차출된 젊은 흑인이 주인공이라는 점과 

현락한 문학적 문장이나 철학적 문구가 아닌 평이한 구어체 형식 또는 일기체의 고해성사 

같은 형식이라는 점과 읽고 쓸 줄 모르는 문맹이 인간 심리와 전쟁의 메카니즘을 깨우치고 

전쟁이라는 광기에 더한 광기로 맞서는 전사적, 전투적 기질과 도전, 깨우침 등등이 ... 

마치 이 소설이 습관적처럼 페이지마다 나오는 듯한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 "란 말과 함께 

먼가 초현실적인 느낌을 줄 때가 있는 묘한 느낌과 형식의 소설이다.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라는 음울하고 스릴러적인 제목과 책 표지의 음산한 다자인이 이미 

먼가 심상치 않은 소설이겠거니 하지만 .. 부커상과 콩쿨상등 여러 수상 경력이 ..이 책에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해 고른 책였는데 이틀 정도 천천히 정독하며 읽기에 충분한 책엿다.


스펙터클하지는 않지만 지루하지도 않고 찌릿찌릿한 감흥을 주지는 않지만 묘한 긴장감을 

주기에 성격 급한 이들은 몇 시간 내에 읽어낼 수 있는 분량의 소설이며, 여름 여행길 기차 

같은 곳에서 읽기에 딱 좋은 중편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중의 주인공인 흑인은 문맹이지만 전쟁터에서, 친구의 죽음을 겪은 후 전쟁의 방식, 

삶의 방식을 깨우친 자이며 사람의 마음을 읽고 머리를 쓰며 생각하는 전사다. 


동물적 감각과 전투력도 있으면서 생각까지 하는 자는 적으로서 치명적인 상대다.


그러면서 또 자신이 누구인지 묻고 회의한다. 

자신의 과거와 근원을 묻고 상상하며, 자신은 누구인지 자신의 이름은 무엇인지 묻는다.


이 부분에서 어쩌면 흑인의 모습은 현재의 내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한다.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무섭고 존경스러운 부분은 이 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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