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트미 오베이북스 소설선 1
김규나 지음 / 오베이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신춘문예 당선작을 놀랍게 보았던 여류작가의 두번째 소설.

이 소설은 칼이란 놀라운 소설을 보고 이 작가가 다른 책을 내면 꼭 보리라 생각했던 소설이다.


왼쪽 눈에 가시가 돋힌 건 한 달 전이었다.로 시작하는 첫 문구.

이 작가의 스타일을 대변하는 것처럼 굉장히 도전적이고 직선적이면서 단도직입적인 문구다.


이 소설의 주내용은 숱한 단절의 이야기같고, 무수한 단절을 경험한 남자와 주변인물들의 이야기

같기도 한데...뒤집어 보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 일 수도 있지 싶다.

단절과 치유. 극복. 아니면 해방을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발군의 소설가들이 확실이 여타의 작가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창작이란 틀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스토리를 짜집기하는 재능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철학적 도구없이도 삶을 이야기하고

돌아보게 하며 생각하게 한다. 어떤 면에선 철학자보다 더 철학적. 교육적이기도 하지 싶다.


"극복할 수 없는 것이라면, 죽음이 끝장낼 때까지 목숨을 붙잡고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자만하지만, 육체의

고통에 짓밟혀본 사람은 안다. 물질이 정신 위에서 얼마나 집요하고 파렴치하게 군림하는지."


"신은 고통을 창조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인간은 가면을 만들었다.

우리가 고통조차 사랑한다는 것을 신에게 증명하기 위해"


이 문구는 자주 나온다. 영화의 테마곡처럼 메인 카피처럼.

어떤 문구들. 저런 문구들은 앞뒤 정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이 단순히 인용만 되어서는

깊은 의미를 알수 없지 싶다.


"내게 가족이란, 실체가 없는 과장된 이데올로기 같은 것이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이유는 오직 하나, 간절히 기다린 탓이란 걸, 나는 아주 늦게 깨달았다."

"인간은 왜 타인과의 친밀감 속에서 자기존재를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존재로 태어나게 되었을까..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사랑하지 못해 죽고 싶고, 사랑하고 싶어 죽을 것 같은, 이 불완전한 삶의

위선과 불안을 어찌해야 할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누군가는 나이를 먹으면서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움츠러들지만 또 누군가는 세월의 힘으로

더 크고 깊어지고 지혜로워진다."


"삶은 결코 하나의 상태를 오래 지속시키지는 않는다."


평범하면서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간간히 묻어나오는 삶을 성찰하는.

성찰하게 하고 공감하게 하는 저런 문구들이 진짜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점점 부유하는 듯한 내 현실에 집중하고 막판 스퍼트를 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소설에 눈에 힘주고 귀 기울일 나이는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게 있어서 잘 쓰여진 진짜 소설을 읽는 재미는 살아있는 삶이 주는 선물중 하나다.


이 여류작가의 소설은 그녀의 첫 작품만큼 임팩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책이 궁금한 사람은 그녀의 칼이란 소설을 먼저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나처럼 소설을 좋하는 이라면 이 소설도 저절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것이라 생각한다.

칼의 노래를 읽고나면 현의 노래도 읽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것처럼...


재능있고 감각적이며 참신한 이 여류작가의 다음 소설은 어떤 작품일지 기대된다.

첫끗발이 개끗발이란 말이 참명제가 아님을 증명할 수 있기를 응원하게 하는 작가다.

칼은 당연하고 이 소설도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싶은 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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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본능 - 환경부 2018 우수과학도서 선정, 국립중앙도서관 2018년 휴가철에 읽기 좋은 도서 선정
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이경아 옮김 / 더숲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다양한 동물들의 생태 및 귀소에 대한 실험. 관찰. 탐구 보고서


모든 생명체들은 자기 집을 어떻게 찾아내고 그것을 어떻게 자기 집으로 인식하는가.에 대한

야생초편지란 책이 생각나게 하는 담담하며 세밀한 분석보고서. 생태보고서. 논문같은 책.


귀소성이란 생존과 번식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 이동하고, 그렇게 찾아낸 곳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만들고, 떠나갔던 보금자리를 찾아 되돌아 오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런 정의를 그냥. 자꾸.

반복해 읽어보니 과학적 용어같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귀소성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의 삶에 나타난 수많은 양상 가운데 중심축을 이루며

자연계에서 동물은 귀소성의 이유와 방식에 대한 단서 이상의 것을 제공해준다. 어떤 방식이

가능한지, 검증된 방식이 무엇인지, 수백만년에 이르는 진화의 역사를 통해 어떤 방식이 효과를

거두었는지를 보여준다." 이쯤되면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가늠이 된다.

이런 이 책을 굳이 빠른 시간안에 끝까지 정독하며 완독해얄지 잠시 고민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두고두고 천천히 읽어보고 싶은 욕심과 되풀이해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하늘과 별. 그리고 산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은 귀소성에서 비롯된 욕망을 보여준다.

누구나 자신을 세상에 나오게 한 근원에 마음이 이끌리는 법이다. - 에릭 호퍼


"인간 무리와 짐승 무리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의 차이가 대개 이를 기술하는

용어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훨씬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되었다."

인간이 동물과 차별되는 이유로 드는 이성이란 것에 회의와 무용론마저 제기되는 상황과 현실

속에서 인간과 짐승의 차이가 과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은 참 묘한 여운을 남긴다.


"우리는 새들의 놀라운 신체 능력뿐 아니라 녀석들에게 내재된 인지 능력이나 정신적 능력에

당황하기보다 깊은 감명을 받을 수 있다. 바다를 무대로 살아가는 동물들은 특히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데, 이는 유일하지는 않더라도 우리의 주요 수단인 눈에 보이는 이정표만으로는

녀석들의 행동을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노력들은 다른 동물과 인간을 구분하고자 써온 "의인화"라는 표현과 정면충돌하지만

그럼에도 "귀소성과 관련된 동물의 행동에는 욕구와 감정, 그리고 어느 정도의 이성까지 담겨있다

고 생각한다"고 하는데...과연 동물의 그런 행동에 인간같은 이성이 담겨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놀라운 산세나 오로라같은 장엄한 자연현상이나 신비로움을 보고 느끼는 경외감같은 그런건 아닌지

의심을 품어보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부질없는 억지임을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집은 수많은 동물의 삶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처럼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집에는 이를 소유하고

 지키려는 욕구가 수반된다...수많은 동물종에게 삶의 터전이나 다름없는 서식지를 파괴할 때조차

인간은 동물의 "집"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 도시재개발로 터전을 잃은 도시난민들 생각이 난다.


"다른 동물의 귀소 메커니즘은 실험할 때를 제외하고는 분명치 않기에 종종 신비롭게 느껴진다.

그런 메카니즘에는 인간에게는 부족한 감각능력과 신경처리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집짓기는 가장 광범위하고 다양하면서도 때론 눈부신 장관을 연출하기도 하는 동물의 행위로,

그 과정은 단순히 추론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이상한 것은, 책의 주제로 자주 등장하는

동물의 집과 집짓기 행위가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인 특징일 텐데도 동물의 행동양식을 주제로 한

책 중에 집짓기를 언급한 사례가 지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벌들은 다른 벌이 해놓은 작업에 계속 힘을 보태는데, 그 결과 동물의 왕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솜씨를 자랑하는 건축물 가운데 하나가 탄생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큰 소리 치지만 ...대체 무엇으로 ..어찌.. 동물보다 낫다 할 수 있을까.


"좋은 장소에 둥지를 트는 것과 나쁜 장소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지도상으로 종점이 정해져 있는

장거리 이동처럼 늘 쉽게 구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의 어떤 글귀를 보고 무엇을 읽어낼

지는 각자의 몫이란 말이 생각난다. 생태관찰 분석보고서같은 이 책의 이런 문구들이 나올 때면

무의식적으로 이게 무슨 의미를 내포한 건지 몇번을 나도 모르게 다시 읽어보게 되는 문구들이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날아갈 때 홀로 남겨지지 않으려면 무리와함께 날아야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이 된다." - 폴 로가트 러브


평소 좋은 책이란 잘 쓰여진 창작소설이 최고가 아닐까 싶었지만 이런 류의 저자의 심혈이 녹아든

실험. 탐험. 관찰.분석보고서같은 책들 역시 좋은 책의 반열에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좋은 책은 저자의 심혈과 피땀이 오랜 시간 녹아들어 만들어진 책으로 정의를 내려야겠다.

그런 노력과 심혈은 짝퉁과는 다르고 창작과는 다르면서도 그 이상의 무엇이 있는 책이지 싶다.


이 책은 아들넘은 물론 웬만큼 책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면 쉽게 읽어내기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내 기준에서의 좋은 책은 읽기 쉽거나 어렵거나의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


나중에 생계형 밥줄 문제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에 터를 잡을 기회가 내게 온다면 ...

언제고 다시 읽고 싶은 책중 하나로 꼽을 만한 좋은 책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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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이야기 속 위대한 생각 - 르네상스부터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까지
이수철 지음 / 미디어숲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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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인문학. 첨단IT기기와 시스템. 과거 역사와 문화.철학. 예술을 두루 아우르는 글모음.


5년간 하루에 한권씩 책을 읽었다는 저자가 기고나 칼럼처럼 쓴 글을 모아 출판한 책.

이런 저자가 그간의 경험과 독서를 녹아 써낸 글들에 대해 서평을 쓴다는 것은 대략난감.


지식의 백과사전처럼 생각과 사유들의 묶음이라 생각하고 서평 대신 요점정리하며 읽었다.


"오래되면 변화를 생각하고, 묵으면 새것을 생각하고, 극도에 도달하여 막히면 통할 것을

생각하는 것은 운에 있어서 하나의 즈음이 될 것이다." - 박지원 열하일기중 망양록

즈음이란 단어가 참 새삼스럽다.


스티브 잡는 95년 2월에 IT잡지에서 "창조는 연결일 뿐이다."라고 했으며,

콜롬비아 대학 한 교수는 "결코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것은 없으며, 외부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 최선의 것을 발견해 그들을 조합하는 것이 창조" 라 했다.

지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했지만 변화는 창조의 의미마저 다르게 규정하는 시대가 된 모양이다.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한 클라우딩 컴퓨팅은 생산. 연결. 확장의 도구다."


"미래에는 과거에 행동한 일들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국경없는 세상과 오픈 마인드를 모토로하는 넷세상이 점점 나도 모르는 사이 올가미나 덫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한다. 니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제 빅데이타는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성향을 지녔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아는 데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만큼 좋은 게 없다. SNS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시대에 인공지능의 빅데이터는

내가 뭘 했는디 똑똑하게 찾아낼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수학, 기하학 다음으로 배워야 할 학문으로 천문학을 꼽았다. 천문학은 우리의

마음속 눈을 뜨게 해주고, 심신이 정화된 진리를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스피드한 시대에 이제라도. 늦었다 할지언정. 천문학에 관심을 갖아야 하나...


일기일회一期一會  일생에 단 한 번만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인연

참 무서운 말이면서 그런 기회라는 것은 늘 지나고 나야 아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바로 그 순간 그것을 감지하고 알아낼 수 있는 인연이 일기일회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일기일회마저도 없이 지나가는 인생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삶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몰입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의 법칙

행복을 규정하는 다른 방식으로의 접근. 참신한 해법이 아닌가..


"교육과 배움은 우공이 산을 옮기는 것과 같고, 노인이 황량한 언덕에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속성으로 자란 나무. 관리되지 않은 나무. 환경이 부적절한 곳에서 자란 나무는 시들시들해서

죽고 만다.


"감정은 생존의 필수요소이자 진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감정이 생존의 필수요소란 것은 그렇다 치고...진화를 견인하는 건가. 한참 생각해봤다.


이에 대한 답을 저자는 그 장의 말미에 제시한다.

"침팬지에게는 오로지 현재만 존재한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없다.

희망이야말로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감정이다."

희망이란 말이 근거없는 낙관일지 모른다는 의심도 있었는데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감정이란

말 하나로 희망이란 말에 의심을 거두어얄지도 모르겠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서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

- 데카르트


"가난한 사람이 독서를 하면 부자가 된다. 부자가 독서를 하면 귀한 사람이 된다."


독서의 무용론에 공감도 되는 요즘...고전에 집중 몰입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어떤 책이든 두루두루 장점만 취하면 충분하리란 생각도 들게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시대를 살아가지만 인간이 추구해야 할 방향과 아이디어는 과거의 지식에서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란 말로 저자는 인문학의 필요성. 유용성. 방향과 삶의 방식에 대해

다양한 주제와 화두를 언급하기에 웬만한 철학책 못지않은 생각의 시간을 강요하기도 한다.


"인문학은 더 이상 문학. 역사. 철학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예술. 과학. 수학의 영역과도

융합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래서 책 읽기는 계속되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웬지 천권의 책을 읽으면 마음속의 미혹과 의심이 사라진다는 말을 믿고 싶어진다.


오늘 수능시험을 본 아들에게 한번 읽어보라 권해보고 싶지만 그가 이해를 할 수 있을까...

218페이지의 얇은 책이 500페이지 이상의 순수창작 소설보다 비싼데도 수긍할만한 책이다.


좋은 책이란 고전만이 아니라 이런 책도 한번쯤 읽어 볼만한 좋은 책이라 ...할 수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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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세계사 10대 사건 전말기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 12
심현정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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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뽑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10대 사건을 요약한 개략서.


그리스 연합과 페르시아의 역사적인 해전인 살라미스 해전

종교의 폐해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악명 높았던 십자군 전쟁

당시 유럽인구의 삼분지 일였던 2,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

대항해시대를 촉발시킨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으로 인한 동로마제국의 멸망

3천만명의 원주민을 학살로 이어진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남미 참상으로 이어진 잉카제국의 멸망과 식민제국의 잔혹함

근대자본주의와 시스템을 촉발시킨 프랑스혁명

해가 지지 않은 대륙 영국의 기틀을 마련한 트라팔가 해전

5천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1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의 암살사건

동부전선에서만 3,600만명의 사망자를 냈던 2차 세계대전의 주인공 히틀러의 수상 등극


이상 하나 하나 어떤 사건이든 납득이 갈만한 저자가 뽑은 어마어마한 사건들이지만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 사건에 빠진 건 무엇일까 생각봤는데..


알렉산더와 칭키스칸 그리고 로마제국의 흥망도 빠졌고 활자보급이나 르네상스에 관한 것.

종교의 발흥.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발전. 등도 빠져있지 싶다.


이 책은 상기와 같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개략서로 재미있게 짬짬이 보기에 좋은 책이다.

중대사건을 이해하고 세계사 전반을 이해하고 흐름을 엮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흔한 질문을 다시금 하게된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페르시아가 이겼다면. 로마가 정치적 목적으로 기독교를 국교로

삼지 않았다면 ...나아가 교황이란 작자들이 종교적 야심없는 순수한 신념에만 전념했다면..

동로마제국이 멸망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투르크제국의 영역을 비켜가는 대항해시대가 열리지

않았다면 식민제국 건설에 차질이 빚어졌다면..식민지 원주민들의 대량학살과 참혹한 실상이

덜했을까... 1억에 이르는 대량 살상으로 이어진 두차례의 세계대전이 없었더라면...

세상은 지금쯤 어찌 변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들 시계바늘을 돌려도 삶은 크게 바뀌지

않으리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가정대로 역사가 흘러갔어도 결국 귀결은 변하지 않았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역사의 물줄기는 흘러가고 있는데

앞으로 이어질 역사의 흐름은 과거와 다를 게 있을까..싶기도 했다.


역사는 우연과 필연의 복합적 산물이란 말처럼 인류사의 흐름이든 한 개인의 역사 흐름이든

돌이켜 봤을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지 현재로서는 누구도 어떻다. 무엇이다.어쩔 것이다.

라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인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역사의 물줄기를 헤아리다보면 물줄기에 휘감겨 정신줄을 놓게되는 것처럼

우리는 살아가는 것인가. 살아내는 것인가. 살아지는 것인가...머라 해얄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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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미사변
이태상.김미래 지음 / 자연과인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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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의 노인과 20대의 아가씨가 메일로 주고받은 이런 저런 이야기 묶음.


20대 아가씨의 생각, 고민, 고충등을 80대의 노인이 카운셀러한 책이겠거니란 선입견과 달리

이 책은 두 사람이 서로를 영혼의 쌍둥이. 데자뷔로 생각하며 주고받은 다양한 글 모음이다.


처음에는 극존칭으로 시작되서 끝나는 손녀같은 딸에 대한 노인의 대화법이 영 어색하고

느끼하기까지 했지만 그 안에 담긴 대화내용들에 집중하고 무시하며 읽어가다 보니 둘의

공통분모. 생각의 방식이 어떠한지..왜 둘이 서로를 이란성 쌍둥이처럼 생각하는지 알게 된다.


노인과 아가씨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대화.


메일로 주고 받다보니 일반적인 구어체 대화가 아니라 서간체이면서 문서체일 수 밖에 없고

문학적이거나 시적인 표현. 그리고 논설처럼 글이 정제되고 생각이 다듬어져 나온게 아닌지..


그럼에도 둘이 주고받은 대화의 내용은 워낙 다양하고 하이클래스다 보니, 인생의 황혼에

있는 노인의 생각, 사고방식, 연륜을 엿보게 되고 상대인 20대 아가씨의 고충, 고민, 열정도

엿보게 되면서 그 둘이 주고받는 대화의 방식도 읽어갈 수록 관심과 흥미가 높아지게 된다.


"친애하는 미래님. 아래 칼럼, 책의 내용중 무엇, 어떤 시중 하나...을 읽고 같이 생각해봐여."

많은 글들이 어떤 대화의 화두를 또는 주제를 이렇게 시작해서 주고받고 마무리한다.

그리고 이 책의 부제인 사상로맨스란 말대로 둘이 인용한 사상로맨스에 어울리는 말들 많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올바른 가치판단과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용기여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예상할 수 있는 삶은 없다. 닥치는 대로 살아내는 것, 그것이 내가 경험을 통해

배운 삶의 유일한 기법이다."  [방랑 혹은 도전]중에서. 김진아


"어느 누구의 여행에서든 그의 행선지는 결코 그 어떤 장소이기 보다는 여행자가

사물을 바라보는 하나의 새로운 시각과 관점이다. - 헨리 밀러


"여행기는 여행지에 관한 기록이기보다는 여행자 자신에 관한 것이다."

나는 사진과 감상을 광고 카피라이터처럼 편집한 책보다 여행을 하며 자신의 내면을 서술한

여행기를 더 좋아했는데 이 글이 누군가 왜냐고 물을 때 인용해 답하기 좋은 말인 듯 하다.


이 책에는 많은 시와 칼럼과 책의 문구들이 나오며 둘의 대화가 그만큼 사상로맨스적이다.

읽다보니 나중에는 노인이 던진 화두나 아가씨가 묻는 말에 나는 어찌 답할지 생각도 한다.


내게도 저런 대화를 나눌만한 상대를 가질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접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바일지는 몰라도 둘의 대화는 어쨌든 남과 여이기에 가능했다고 하면 돌 맞을 표현일까..


시공을 초월하고 나이를 초월해서 할 수 있는 펜팔이지만 성별이 달라서 지속가능한 대화.

그럼에도 생각을 다듬고 표현을 다듬어 주고받은 수준높은 주제와 화두의 대화는 오묘한

또 다른 하나의 세상같고 묘한 느낌을 준다. 오스카 와일드 말대로 섹스가 궁극인 남여도

아니고 우정이 매개인 친구도 아니며 단지 선후배로서도 아닌 묘한 느낌의 지속가능한 관계.

존경과 관심이 유지케하는 남여관계 속에서 주고받고 서로의 이야기와 답을 기다리 관계.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며 투덜대는 남여관계도 있지만

그대가 멀리 있어도 나는 시공을 초월해 그대의 말과 글이 답이 그립다는 관계.

둘의 나이가 어떠냐와 상관없이 남과 여이기에 지속 유지가능한 일였지 싶다.


허나. 남과 여를 떠나 대화가 통하고 삘이 통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상대가 그대는 있는가..

라고 틀어서 묻는다면 둘의 관계가 부러운 사람도 꽤 많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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