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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이야기 속 위대한 생각 - 르네상스부터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까지
이수철 지음 / 미디어숲 / 2017년 11월
평점 :
삶과 인문학. 첨단IT기기와 시스템. 과거 역사와 문화.철학. 예술을 두루 아우르는 글모음.
5년간 하루에 한권씩 책을 읽었다는 저자가 기고나 칼럼처럼 쓴 글을 모아 출판한 책.
이런 저자가 그간의 경험과 독서를 녹아 써낸 글들에 대해 서평을 쓴다는 것은 대략난감.
지식의 백과사전처럼 생각과 사유들의 묶음이라 생각하고 서평 대신 요점정리하며 읽었다.
"오래되면 변화를 생각하고, 묵으면 새것을 생각하고, 극도에 도달하여 막히면 통할 것을
생각하는 것은 운에 있어서 하나의 즈음이 될 것이다." - 박지원 열하일기중 망양록
즈음이란 단어가 참 새삼스럽다.
스티브 잡는 95년 2월에 IT잡지에서 "창조는 연결일 뿐이다."라고 했으며,
콜롬비아 대학 한 교수는 "결코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것은 없으며, 외부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 최선의 것을 발견해 그들을 조합하는 것이 창조" 라 했다.
지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했지만 변화는 창조의 의미마저 다르게 규정하는 시대가 된 모양이다.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한 클라우딩 컴퓨팅은 생산. 연결. 확장의 도구다."
"미래에는 과거에 행동한 일들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국경없는 세상과 오픈 마인드를 모토로하는 넷세상이 점점 나도 모르는 사이 올가미나 덫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한다. 니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제 빅데이타는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성향을 지녔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아는 데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만큼 좋은 게 없다. SNS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시대에 인공지능의 빅데이터는
내가 뭘 했는디 똑똑하게 찾아낼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수학, 기하학 다음으로 배워야 할 학문으로 천문학을 꼽았다. 천문학은 우리의
마음속 눈을 뜨게 해주고, 심신이 정화된 진리를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스피드한 시대에 이제라도. 늦었다 할지언정. 천문학에 관심을 갖아야 하나...
일기일회一期一會 일생에 단 한 번만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인연
참 무서운 말이면서 그런 기회라는 것은 늘 지나고 나야 아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바로 그 순간 그것을 감지하고 알아낼 수 있는 인연이 일기일회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일기일회마저도 없이 지나가는 인생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삶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몰입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의 법칙
행복을 규정하는 다른 방식으로의 접근. 참신한 해법이 아닌가..
"교육과 배움은 우공이 산을 옮기는 것과 같고, 노인이 황량한 언덕에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속성으로 자란 나무. 관리되지 않은 나무. 환경이 부적절한 곳에서 자란 나무는 시들시들해서
죽고 만다.
"감정은 생존의 필수요소이자 진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감정이 생존의 필수요소란 것은 그렇다 치고...진화를 견인하는 건가. 한참 생각해봤다.
이에 대한 답을 저자는 그 장의 말미에 제시한다.
"침팬지에게는 오로지 현재만 존재한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없다.
희망이야말로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감정이다."
희망이란 말이 근거없는 낙관일지 모른다는 의심도 있었는데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감정이란
말 하나로 희망이란 말에 의심을 거두어얄지도 모르겠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서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
- 데카르트
"가난한 사람이 독서를 하면 부자가 된다. 부자가 독서를 하면 귀한 사람이 된다."
독서의 무용론에 공감도 되는 요즘...고전에 집중 몰입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어떤 책이든 두루두루 장점만 취하면 충분하리란 생각도 들게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시대를 살아가지만 인간이 추구해야 할 방향과 아이디어는 과거의 지식에서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란 말로 저자는 인문학의 필요성. 유용성. 방향과 삶의 방식에 대해
다양한 주제와 화두를 언급하기에 웬만한 철학책 못지않은 생각의 시간을 강요하기도 한다.
"인문학은 더 이상 문학. 역사. 철학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예술. 과학. 수학의 영역과도
융합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래서 책 읽기는 계속되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웬지 천권의 책을 읽으면 마음속의 미혹과 의심이 사라진다는 말을 믿고 싶어진다.
오늘 수능시험을 본 아들에게 한번 읽어보라 권해보고 싶지만 그가 이해를 할 수 있을까...
218페이지의 얇은 책이 500페이지 이상의 순수창작 소설보다 비싼데도 수긍할만한 책이다.
좋은 책이란 고전만이 아니라 이런 책도 한번쯤 읽어 볼만한 좋은 책이라 ...할 수 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