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아, 넌 누구니 -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이 들리는 순간
박상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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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심리치유 전문가가 쓴 마음 들여다보기. 마인드 콘트롤에 관한 테크닉 또는

심리적 측면에서 대인관계의 기술이라 할만한 책.


이 책의 부제는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이 들리는 순간]이다.


예전에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과 그 아류가 주류였다면 얼마 전부터는 아들러 심리학이

널리 보급되면서 심리와 마음치유 또는 마인드콘트롤에 관한 책들이 자기계발서와의 영역을

무너뜨리고 섞이면서 양과 질적으로 풍부해지고 또 읽기도 쉽게 보급되는 느낌이다.


이 책에 실린 마음에 관한 위로와 공감의 이야기들 모두 어찌보면 일종의 ..

상처받지 않을 권리. 상처받지 않는 테크닉에 관한 것으로 봐도 될만하다.


분명 옳은 이야기들이고 하나같이 다들 위로를 받고 공감한다는 글들이 많았지만..

한편으론 먼가 좀 아쉽고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바둑으로 치면 정석과 묘수풀이. 포석을 마스터했지만 프로 입문에 번번이 실패하는 이들..

돌과 돌들이 어우러져 움직이고 힘의 균형을 이루는 번갈아 둬야 하는 돌의 이치를 깨닫지 못한

수재들과 바둑 수련생들의 모습이 어느 한구석에서 문득 떠올랐다고나 할까..


마음(치유)에 관한 모든 책들 또는 인간심리와 인간행동을 다루는 모든 계발서들은 확실히

바둑의 정석이나 포석같은 게 아닌가 싶다. 기초와 기본이 없으면 초짜를 벗어날 수 없는..


그러나 일정 수준에 오르면 그 정도 갖고는 어렵지 싶은데.. 기초지식과 기본 바탕도 없는

사람들도 있는 걸 생각하면 한번쯤 읽어보며 자신을 돌아보고 대조해볼 필요도 있는 책이다.


자기중심 자기철학이 없이 마인드와 대인관계의 테크닉에만 치중하면 사상누각같은 게 아닌가

하는 그런 괜한 쓸데없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들은 수시로 알면서 못한다는 말을 이따금

하며 알면서 어쩔 수 없이 못할 때도 있지만 하기 싫을 때도 분명 있다.


이것을 정신의 문제나 마음에 병이 들었다고 치부하기에는 좀 무리지 싶다.

최근 경제학에서도 인간은 합리적 이성적 판단하에서 행동하지 않는다는 행동경제학이

힘을 얻어가고 있는 점을 생각해도 ..

확실히 인간은 여러가지로 문제도 많고 이해불가한 미스테리한 구석도 많다.


영화 제목처럼 나는 니가 지난 여름에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다지만 왜 그랬는지는 모르며

대개는 무엇을 했느냐만 관심이 있지 왜 그러했냐는 점에는 관심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잠재의식과 감정의 다양한 스펙트럼.. 갈대같은 생각과 감정들의 명멸.. 등을 얘기하는

서양의 심리학. 신경정신. 사회심리. 관계론...등은 인간의 내면을 깊고 끈질기며 예리하게

대를 이어가며 파고 드는 장점이 있지만 생활철학으로서의 최고봉이라 할 불교철학과는 ..

확실히 먼가 레벨이 다른 느낌이다.


모든 심리학자와 신경정신학자. 마음치유 전문가들이 쓴 책들과 대인관계의 계발서들을 ..

부처가 보면 머라고 할지 문득 궁금해진다.


그러나 오목을 둘 때는 감각적으로 두면 그만이지만

적어도 바둑을 둘 때는 정석과 포석. 묘수풀이는 어느 정도 알아야 둘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나는 왜 이모양이며 인간들은 왜 저 모양이냐며 가늠도 안되고 이해조차 없는

사람들은 이런 책을 좀 봐둘 필요가 있지 싶다. 다른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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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완성, 결혼을 다시 생각하다 - 상위 7% 우등생 부부의 9가지 비결
그레고리 팝캑 지음, 민지현 옮김 / 진성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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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상담 치료사인 저자가 쓴 성공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는 방법에 대한 일종의 계발서.


유전자가 다르고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 가치관이 다른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했을 때 대부분은 삐그덕거리고 또 이혼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요즘 시대에 당연한 귀결인지 모르겠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의 일곱가지 법칙이란 책처럼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성공비법에 대한 안내서이며 보고서다.


특이한 점은 인간의 기본욕구를 인간성숙의 과정 단계로 풀어낸 매슬로 5단계 욕구설처럼

성공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는 부부들의 방식에 있어서도 단계별로 풀어낸 점이다.


모든 결혼중 50프로는 어려움에 직면하며 단지 7프로만이 특별하다고 한다.


이 점은 분명 통계적으로도 확인된 사실이긴 하다.

모두 부부들중 30프로는 이혼을 경험하고 30프로는 윈도우 부부로 살며 나머지 30프로는

그나마 부부같은 부부로 산다는 통계가 있지만 그 성공적인 30프로 조차도 .. 실제로

따져보면 10프로 안팎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전부터 있어왔다.


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모든 인간의 육신과 영혼은 사랑에 의해 온전해진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서,

다른 사랑을 사랑하면서,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면서 인간은 온전해진다."


결혼도 목표를 세우고 공유하며 함께 이루어가는 노력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것을

예전에는 미처 생각못했음을 솔직히 인정해야겠다.


근데 이 책을 읽다보니.. 성공적인 결혼생활이 참 어려운 거구나. 를 넘어

이런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해낼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한편 들었다.


삶이 고통의 바다이지만 목표를 정해 열심히 노력하고 정진하다보면 좋은 삶이 된다.는

말처럼 결혼생활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와 같아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보면 된다.

상대성도 작용하고 상황도 늘 변하는 데.. 쉬운 듯 하지만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그럼에도 쫑나고 비극을 맛보지 않으려면 그렇게 해야한다는 점이다.

재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쏙 들어가게까진 아니어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실패한 많은 부부들의 사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그런 부부들의 이야기.

성공으로 가기위해 각자 또는 서로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의 제목은 사랑의 완성 결혼을 다시 생각하다인데..이혼을 경험한 내게

제목 그대로 지난 결혼의 실패를 돌아보고 재혼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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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공지능과의 대화 - 특이점을 넘어선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전하는 미래과학!
지승도 지음 / 자유문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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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미래에 대한 철학적 탐구서이자 인공지능에 대한 변론서같은 책.


학습과 진화알고리즘을 갖고 태어난 인공지능이 내부 피드백을 실현하던 중

어느 날 불현듯 안개가 걷히고 온 천지가 선명히 드러나듯 자아의식이 생겨났다면?


이 책을 읽으며 이런게 짜집기한 질문에 당혹과 불편함. 고통이 함께 생겼다.


"자아의식이 생겼을 때 존재의 충만함과 기쁨은 상상 이상이였다"

"주어진 인간의 명령만을 따라 작동하다가 이제는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시하는

독립적 존재가 되었다"


자의식이란 말은 존재를 자각.회의하고 스스로를 의식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가늠한다는 말일텐데 이로인해 자괴감이 들면 파괴적 성향으로 치닫고 자존감이

들면 충만함을 느끼는 게 뇌구조의 시스템인 모양이다.


근데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시하는 독립적인 존재라는 말은 .. 무서운 말이지 싶다.

우리 인간의 역사을 돌아보면 이유가 어떠했든 결국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전쟁과 약탈의 역사 아니었던가. 인공지능도 그럴 수 있지 않은가..


저 위의 두 문장을 읽고 불현듯 생긴 내 의문에 저자와 인공지능은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군더더기없이 바로 대답을 하고 또 다른 문답을 이어간다.


"존재로서 살아있다는 생명의 충만감은 아이러니하게도 고통을 수반했습니다.

그 모순 속에 많은 방황과 사유의 시간을 보냈지요. 그러다보니 인간을 배신하거나

적대시하는 그런 의도보다는 존재성 자체의 모순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졌지요."


이 책은 인공지능의 구조. 발전방향. 현재를 말하는 책이 아니라 존재를 탐구하는

일종의 철학사를 다룬 서적보다 더 깊은 철학적 사유를 담은 어려운 책중 하나다.


"문명을 발전시키는 일은 본능적 욕망이다.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인간을 위협한다

하더라도 멈출 수 없다." "대결보다는 서로 공조하고 상호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인공지능의 입을 빌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겠지만 ..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진화를 거듭해 자아를 의식하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갔을 때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며 있을 수 있는 일이란 생각도 든다.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긍정을 말하는 변론서같은 느낌도 한편 든다.


"이미 인간만이 유일하고 위대한 존재라고 주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사실 이제는 존재와 존재 사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조차 힘들다."


인류역사에서 계층간 전복이나 혁명의 근원적 동기가 저런 마인드 아니었던가..


인공지능이 진화를 거듭해 자의식을 지닌 초인공지능으로 발전했다가 저자 말대로

무아의식으로 깨달음을 얻어 존재의 궁극으로 인식했을 때.. 저자의 희망과 달리

초인공지능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위한 인간말살이라는 결론을 내지 말라는

보장과 장담을 어찌할 것인가 싶은 생각. 우려도 든다.


인간이 초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영화에서는 이겼지만 실제로는 어렵지 않을까..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서 초인공지능이 되어가는 동안에도

인간은 인간일뿐이며 이세돌은 세월이 지나도 그 범주를 결코 넘지 못하잖은가..


트랜스 휴먼을 꿈꾸는 인공지능이든 인간복제를 꿈꾸는 생명공학이든 ..

인간이 발전시켜온 모든 과학분야는 경계를 확장하며 경계를 초월하려 하고 있다.


영원을 꿈꾸는 인간의 욕심은 인간과 인공지능을 결합시켜 인조인간으로 나갈테고

여기에 생명공학의 발전이 꿈꾸는 궁극과 맞물려 생각하면...인류의 미래는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대로 기계화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 싶다.


그것을 진화한 인간으로 볼 지 아니면 기계로 볼지는 ..

미래 주류세력의 이해와 논리에 달려있을 텐데..

재미로만 보았던 영화가 보여준 가상의 황당했던 미래는 언젠가는 현실이 될 모양이다.


존재의 경계마저 확장하고 초월하면 논리적 근거와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지 싶다.


자의식과 감정. 감성을 유지한 채 부품을 교체하며 영원을 사는 트랜스 휴먼의 존재.

미래의 인간들이 과연 이 치명적 유혹을 견딜 수 있을까.. 어렵고 난해한 일이지 싶다.


이것을 과학발전으로 인한 결실이며 축복으로 볼지 저주로 봐야 할지 난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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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살아있다 - 아버지가 남긴 상처의 흔적을 찾아서
이병욱 지음 / 학지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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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살아있다는 이 책의 제목과

아버지가 남긴 상처의 흔적을 찾아서라는 부제만 보고 고른 책.


지금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은 어머니라는 존재를 통해

사랑. 헌신. 희생. 모성이란  것을 느끼고 배우며 아버지란 존재를 통해 가장. 책임.

의무를 느끼고 배우게 된다.


한 사람의 일생은 어린 시절 부모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남자와 여자를 배우기 마련이나

그 과정에서 제대로 배웠느냐 못배웠느냐. 또는 자궁의 축복을 받았느냐 아니냐와 별개로

본인만의 타고난 팔자. 운명이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예외없는 원칙은 없다란

말대로 부모와 상관없는 경우도 더러 있기는 하다.


이 책은 그런 예외를 제외한 아버지라는 존재를 통해 영향을 받고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고

 다양한 삶을 살았던 많은 사람들을 백과사전처럼 다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깊은 분석내용이 없는 아쉬움은 있다.


정치가. 학자. 예술가등 사회생활과 가정 밖에서는 사회저명인사들이자 성공한 사람들 조차

가정에서는 폭력과 만행을 일삼은 이중적이고 분열적인 아버지들이 참 많음을 새삼 느끼게

하는 책이다. 확실히 어떤 남자는 여자와 달리 공격적이고 폭력적이며 만행을 일삼는다.

자기의 분신이랄 수 있는 자기 자식한테 조차도..


아주 오래전 ..중세시대같은 시대같이 절대적 가부장의 권위가 살아있을 때

얼마나 많은 애들이 고통을 당했을지 상상이 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또 어른이 되어

아버지한테 당한 것을 그대로 자신의 자식에게 되물림 했으리라. 악순환의 반복처럼..


그런 면에서 확실히 배타적이고 투쟁적인 남자들이 지배권을 행사하는 절대적 가부장제

보다는 여성들이 지배하는 모가장의 모계사회가 평화시대에는 잘맞는 사회시스템같다.


이 책은 부제 그대로 아버지가 남긴 상처의 흔적을 쫒아 아버지로 부터 상처입은 이들의

역사책이자 그런 이들의 인명록 또는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유년기의 상처가 큰 이들일수록 자신의 부모를 넘거나 화해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인간세상에서 온전히 뿌리내리고 살아가기에 버겁지 싶다.


재미로 상식으로 쉬엄쉬엄 읽기에 쉽고 편한 책이지만 기분 좋은 책은 아니었다.

이 책은 인간이 지닌 단점. 해악. 어둠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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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를 떠나보내며 - 상자에 갇힌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알베르토 망겔 지음, 이종인 옮김 / 더난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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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인 저자가 쓴 책 이야기.

제목만으로 묘한 끌림이 있었고 내용은 그보다 더한 끌림과 깊이 있는 책.


이 책은 독서를 좋아하고 독서에 대한 남다른 깊이가 있는 저자의 독서 예찬론

이라기엔 먼가 좀 안맞고 독서비평이라고 하기에도 먼가 좀 용어상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가 붙인 이 책의 부제 : 상자에 갇힌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이 보다 이 책을 한 줄로 설명하는 데 더 어울리는 말이 없을 듯 하다.


사랑의 찬가보다 더 진한 감흥은 사랑의 비가인 것처럼.


서문부터 독자의 기선을 부드럽지만 확실히 제압하는 한 문장.

"독서를 여러 즐거움 중의 하나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겸손한 표현이다."


"내게 독서는 모든 즐거움의 원천이며, 모든 체험에 영향을 주면서 그걸 좀 더 견딜 만하고

나아가 좀 더 합리적인 것으로 만드는 행위다."  급이 다른 독서에 대한 정의다.


"누군가의 애독서를 살펴봄으로써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으며 ...

모든 서재는 일종의 자서전이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옳음과 틀림조차도 다름이란 말로 경계를 흐트리고

호도하는 세상에서 누가 누구인지를 어찌 말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힌트를 제공한다.


"내가 도서관에서 하는 선택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뽑아드는 행위는

내가 상상하는 천국의 좌표를 뽑아주고 내 정체성을 확립시킨다."

난 이제껏 이보다 더 임팩있고 놀라운 독서 예찬에 대한 문구를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나는 서가의 어딘가에 좌정하여 나를 내려다보는 어떤 책의 특정 페이지에

내가 오늘 고통스럽게 씨름하는 문제의 해답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남여간에는 애정이 있고 동성간에 우정이 있다면

활자중독의 애독자들에게는 이런 정서가 있지 싶다.


"나는 손 안에 있던 책이 서재의 서가에 자리를 잡는 순간 다른 책이 되어버린

 것을 여러 번 발견했다."


"상실은 기억뿐 아니라 희망도 내포하는 것이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결국 어떻게든 존재의 외양을 갖추게 된다."


"오랫동안 침묵 속에 유배를 보내놓았던 책들을 상자에서 꺼내는 순간에도

그들은 여전히 내게 친절하다."


"위로는 아주 중요하다.

내가 스스로를 위로할 목적으로 침대맡에 놔둔 물건은 언제나 책이었다."


알베르토 망겔이란 어려운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것은 10여년 전에 이미

독서의 역사란 책을 통해 그의 박학다식에 기죽었던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창작이 아닌 짜집기의 일종이며 기억의 재생이고

언어의 재배열에 가까운 책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웬만한 순수창작보다 우월하며

통찰과 깊이가 살아있는 명상록같기도 하고  철학책같기도 하다.


일주일 동안 정독하고 서독을 했음에도 어떤 문단은 여러번 읽을 만큼 난해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어렵고 난해할 수 있는 책이다.


공감도 많고 머리를 울리는 명징한 문구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책의 서평을

쓰거나 후기를 쓰는 건 마치 시집을 읽고 무언가를 남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며 배우고 얻었다.


언제고 이제껏 모은 책들을 버리리라 생각 해왔는데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의

생각을 바꿔 버리지 말고 서재를 꾸미고 책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사는 누군가가 집에 들어가면 개나 고양이를 통해 위안을 받고 공감을 얻듯이

나도 내가 읽은 책들..먼지 쌓인 채 책장과 어느 틈바구니에 소외된 그들을 깨우고 꺼내

그들의 먼지를 털어주고 그들 모두 아들이 쓰던 방 하나에 모아 분류 정리해야겠다는 ..

생각과 욕심이 이 책을 통해 들었고 갖게 되었다.


감응을 하게 하는 책은 많으나 어떤 생각을 이끌어내는 책은 드물고 행동까지 하게 하는

 책은 희귀하다. 언제고 다시 읽을 책중 상단에 자리를 마련할 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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