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맛 - 교토 잇포도
와타나베 미야코 지음, 송혜진 옮김 / 컴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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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마시는 차를 좋아한다.
커피, 허브티, 보이차, 홍차, 녹차, 말차 등등
일본에는 커피 뿐 아니라 잎차도 생활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오래도록 전통을 이어오는 차 가게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잇포도는 교토에 있는 그런 차 가게인가 보다.
저자는 잇포도를 운영하는 집안에 시집간 며느리다.
그녀가 결혼하고 남편과 함께 시아버님이 하시던 가게에서 일하면서 알게된 차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그녀의 경험과 함께 담겼다.
차를 좋아하고 가게를 운영하면서 오래도록 이어온 가업에 대한 자부심과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들, 예전의 환경에서 변화된 이야기 등등 가게와 차, 재배, 내리는 법 등등 차와 관련한 많은 감성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전한다.

그림에서 차를 따르는 새는 학? 두루미? ㅎㅎ 
그림을 보니 떠오르는 우화가 있다.
여우랑 학이 서로 자신의 집에서 대접하는 내용중에 여우가 접시에 음식을 내 놓아 학을 골탕먹였다가 자신도 학의 집에서 목이 긴 호리병에 음료를 대접받아 그대로 당했다는 이야기다.
웬지 이 장면에서 앞에 여우가 앉아있고 맘 좋은 학이 여우를 위해 작은 잔에 차를 대접하는 모습일것만 같다.
그렇게 차를 마신다는 것은 여유로워지고 나누는 좋은 마음으로 두런두런 이야기가 함께 하는 시간인것 같다.
차를 맛있게 우리는 방법은 분명 있지만 '맛있어져라' 하면서 마음을 담아서 우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글에 무조건 공감^^

차를 잘 우리고 맛있게 우리는 방법은 공식처럼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기준은 있다.
아깝다고 너무 적게 넣거나 아끼기만 해서는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없다.
기왕 맛았는것을 먹는데 좀 듬뿍 넣어서 잘 우려야 하지 않을까 ㅎㅎ 
많은 이야기들을 전하는 중에 차를 맛있게 우리는 양에 대해서 알려준다.

우리나라 옛 시집살이에서 며느리는 집안의 불씨를 꺼뜨리면 안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본에서는 다도를 아는 사람은 집에 불이 났을 때 제일 먼저 화로의 재가 담긴 항아리를 들고 나온단다.
그만큼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 재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다.
상세하게 재 만드는 법에 대해서도 일러주는데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다.
손 많이 가는 과정이니 그 과정후에 맛보게 되는 차 맛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찻잔안체서 찻잎 줄기가 서는 것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서 '기러기 울음소리'라는 뜻을 가진 차 <가리가네>와 함께 기러기의 이동에 대한 옛 이야기도 알게 되어 재미있다.
맷돌로 차잎을 갈면서 듣게 되는 기생 이야기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옛 전설속 많은 이야기처럼 일본에도 그곳에 전해지는 다양한 옛 이야기들이 이렇게 차와 함께 연결되어 알게 된다.


커피는 볶아서 3일 이후부터 15일 이전까지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일본에서의 차는 5월에 수확해서 신차를 만들어 11월에 '개봉 다사'를 개최한다니 오랜세월 지나오면서 옛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맛 보며 축적된 경험에 의한 최적기인셈이다.

찻잎을 따는 시기, 서리가 오고 안오고에 따른 기후에 따른 맛의 차이 등등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여러 변수들과 그 속에서 달라지는 차에 대한 이야기들은 자연에 대해 다시금 놀랍고 고개를 숙이게 한다.

일본 차 중에 맛차, 교쿠로, 센차 라는 이름이 차 종류가 다른것이 아니라는 차이에 대한 간략하지만 확실한 구분이 되는 설명이다.
차를 마시는 온도나 넣는 양, 우리면서 느끼는 맛과 향기에 대한 내용 등등 차를 좋아하고 좋은 맛에 대해 전해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곳곳에 담겨있다.

차 재배, 차 음용, 차에 대한 여러 전래 이야기들, 사람들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 차 가게를 운영하면서의 여러 에피소드 등등 좋은 시간이었다.
따뜻한 향이 좋은 차를 옆에 두고 읽어가면 훨씬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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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사람이다 - 지리산 이야기
정영혁 지음 / 아마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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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아 안정직인 은행의 지점장 자리를 과감히 내려놓고 퇴사하여 지리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산을 만나며 사는 정영혁 저자의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의 그의 퇴사를 말렸다고 한다.
일반적인 상식에서는 당연하다.
그러나 그가 산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산을 다녀왔는지 등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그의 결정에 응원을 보냈다고 한다.
돌이켜 봤을때 더 지난후가 아닌 딱 그 시기에 그만두고 지리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것에 대해 저자는 잘 한 결정이었다고 쓰고 있다.
지나고 나서 후회가 되거나 시기적으로 너무 빨랐거나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좋았다는 글에서 그동안 그가 안정적인 현재가 되기까지 많은 고생을 했을 것임에도 지나온 시간들이 그에게 얼마나 귀한 순간들 이었을지 느껴진다.

산이나 바다 및 자연을 좋아하는 이들은 사람도 좋아한다.
산을 오르고 자연 곳곳, 세계를 여행하는 이들은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도 잘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 받고 그런 인연을 계속 유지하게 되기도 한다.
관심사가 같고 자연을 좋아하는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여러 이야기들이 소통되니 당연히 책속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첫 이야기가 의외의 인물에 살짝 걱정을 하게 하면서 미소짓게 되는 인물.
82세 생신을 맞아 아내와 함께 지리산에 오르신 할아버지.
걱정하시는 할머니를 안심시키고 혼자 올라 환한 얼굴로 만세 부르며 찍으신 사진속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예전에 북한산을 오르면서 공황장애로 힘들어하며 중간에 멈춰 버린 친구가 떠오른다.
자신은 쉬고 있겠다고 다녀오라고 우리를 안심시키던 친구가 얼마나 함께 가고 싶어하던 길이었는지를 시간이 지나고 알았다.
평소 청계산을 두 어르신이 열심히 다니셨다더니 혼자서지만 원하던 목적지를 밟고 내려오시는 어두운 길을 동행했던 저자의 이야기에서 평생 원하던 꿈을 이루신 어르신들의 만족과 함께 그 길에 함께 동행하며 안내인이 되었던 저자의 이야기는 마음 따뜻하게 하면서도 혹시나 있었을지 모를 위험에 대한 걱정도 함께 하게 했다.
결과는 좋았지만 때로 산은 친근하고 따뜻하지만 위험도 함께 있는 곳이다.
중간에 좋은 동행을 만날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함께 할 동행을 꼭 생각했으면 좋겠다.

책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산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같이도 좋지만 혼자 여행을 하는 것도 좋다고.
망설이고 두려워 하는 이들을 위해 도움이 될만한 여행 카페도 소개해 주고 있다.


산은 꼭 높이 높이 올라 정상을 밟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쉬엄쉬엄 걸으며 주변 경관도 보고 숲의 냄새도 느끼면서 힐링을 할 수 도 있다.
그런 멋진 길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초반 내용만으로도 저자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국내, 국외 여러 산을 다녔음을 알았다.
그런데 뒤쪽에 보니 저자의 여행 이력이 화려하다.
대학생시절 군대 가기 직전 우리나라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국토종단을 도보로 한 이야기 등 다양하다.
위 사진은 그 당시의 모습이다.
 

자신과 산이 좋아 찾아온 사람들과 만난 사람들, 지리산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이 사진으로 여럿 담겨있다.
그중에는 남북한의 백두대간을 모두 다녀온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가 구례에 터전을 잡은 이야기도 흥미롭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답게 여러 곳을 다녔지만 특히 우리나라 백두대간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이 탐사하고 연구하기 위해 자주 방문하다가 아예 지리산에 영원히 터를 잡기로 했단다.
사진작가, 화가, 시인, 산악인 등등 그렇게 지리산이 좋아 근처에 터를 잡은 사람들의 사연과 서로 소통하는 나눔의 이야기도 한장을 차지한다. 

산 좋은 근처에는 먹거리도 한 가득이다.
지리산 주변 명소와 맛집도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소개가 아닌 역시나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한다.

독특한 것은 책 중간에 갑자기 저자의 금융인으로서 보냈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순서로 보면 맨 앞에 나오다가 퇴사한 후의 지라산과 사람들 이야기가 나와야 하지 않나 싶은데^^ 순서야 어찌되었든 그가 산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만큼이나 직장생활 속에서도 남달랐던 열정과 도전 정신이 담겨 있다.
처음 추천사에 등장했던 분들과의 인연이 그의 직장생활과 많이 연관이 있어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또 볼 수 있었다.

친구가 게스트 하우스를 해서 1년정도 도우며 함께 했던 적이 있다.
나름의 재미와 고충을 같이 있는데 지리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면서 산이 좋아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한다해도 역시 예의 없는 사람들이 있고 황당한 일들도 있을수밖에 없다.
예약 사이트에 올라온 후기글들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의 면면이 보인다.
산에 갈 기회가 거의 없지만 자연을 좋아한다.
사람들과 산 이야기를 보면서 그곳이 궁금하고 옥상에 올라 지리산을 느껴보고 싶어진다.
언젠가 이곳을 찾아가 머무르고 싶다.
산 꼭대기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자연을 느끼고 주변에서 쉼을 얻고 오는것도 좋겠다.
그곳에서 산이 좋아 찾아온 이들과의 이야기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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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지질여행 - 지오팡과 함께 떠나는
박정웅 지음, 안병동 삽화 / 멘토엔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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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팡?
우리나라에는 국가지질공원이 있단다.
그곳의 마스코트가 바로 지오팡이다.
지질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지만 거의 모든 시대에 해당하는 다양한 지층이 발견 되었고 공룡이 발견된 곳들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지오팡은 공룡을 모델로 해서 탄생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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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으로 들어가기 앞서 이 책이 어떻게 구성, 편집 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알려준다.
한눈에 봐도 구성이 상당히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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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지오팡과 우리나라 지형에 관심이 많은 강산이, 탐사를 안내해줄 선생님과 함께 우리나라 곳곳을 탐사여행하게 된다.
1. 하천이 만든 지형과 지질
2. 바다가 만든 지형과 지질
3. 옛 생물의 기록, 화석
4. 마그마가 만든 암석과 지질
5. 쌓여서 만들어진 암석과 지질
6. 압력과 열이 만든 암석과 지질
이렇게 6개 주제로 내용을 다루는데 매 장마다 시작부분에 이렇게 보드게임 하듯이 진행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지오팡도 강산이도 선생님도 앞으로 소개될 곳들을 탐사하며 멋진 경험을 하고 알려줄 거란 기대가 저저로 생긴다.

내용 중 반가운 곳도 등장한다.
약 10년전 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의 검룡소를 다녀온적이 있는데 이곳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어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검룡소에서 강물이 시작되는 곳의 모습과 물 소리를 영상으로 담았는데 아주 작은 물길이 거대한 한강을 이루고 바다로 흘러 간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자연은 정말 신비롭고 놀랍다.
이 책 속에서도 오래도록 여러 현상들을 통해 만들어진 지형과 지질, 암석 및 역사의 흔적들을 만나게 되어 흥미롭고 재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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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학창시절의 수업이 떠올려진다.
물이 순화되던 그림을 교과서에서 보고 직접 그려 보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훨씬 더 정교하고 그림도 잘 그려져있고 더 실감나게 표현된다.
내용 하단에 보면 작은 색이 있는 도형속 글씨가 눈에 뜨인다.
현재 초.중.고 과정에서 다루는 것을 표기한 것이다.
초4과학 , 중2과학, 고1통합과학, 고지구과학1 등등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하다.
일부 내용에는 <초4과학.중1과학> <중1과학.고1통합과학> 처럼 초.중 or 중.고 과정에서 겹쳐 다루어지는 것들임을 알 수 있게 표기했다.
초.중.고에서 다루는 내용들을 한권에 모아놓고 현재 내용이 교육과정중에 어디에서 다루는 것인지를 알려주어 이해를 좁는 것이다.
전체를 볼 수 있어 과학적 흐름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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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 하천이 만들어지는 과정, 결과에 대해 그림으로 설명을 돕기도 하고 폭포나 암석, 지질형태를 실제 실물 사진으로 보여주며 현장에 직접 가서 보지 않더라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설명도 쉽게 잘 되어 있고 그림, 사진 자료들이 많아서 보면서 이해하고 느낄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편집이 잘 되어 있다.
어린이 교양서로 나온 책이지만 초.중.고.성인들도 보기에 손색이 없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우리나라에는 어떤 곳이 언제 선정되었는지?
그 외에도 우리가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곳이 어떤 곳들인지?
등등 모르고 지내와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관리되고 관심가져야 하는 곳들이 많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아이들과 함께 방학이나 주말을 이용해 책소에 소개된 지도를 보고 한곳씩 여행겸 탐사를 가면 좋겠다.
책 제목처럼 <지오팡과 함께 떠나는 대한민국 지질여행>은 아니지만 이 책을 가지고 떠나면 충분할것 같다.
설명과 보고 과정을 따라가며 실제로 보면서 느끼면 정말 유익하겠다.
초.중.고 교과내용과도 연결되는 내용인데 왜? <어린이 교양서>일까? 
어른들에게도 유익한데 ㅎㅎ 즐거운 지질여행을 했다.

꼭 현장 탐사를 계획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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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평전
간호윤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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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열하일기>가 아닐까 싶다.
그의 이름이나 호, 작품 일부는 제대로 내용을 알지 못해도 익숙하다.
그만큼 연암 박지원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11인의 시각으로 쓰여진 평전을 통해 그를 만나게 한다.
보통 1인이 쓴 평전들을 읽게 되는데 저자는 그에 대해 평전을 쓴 11인의 내용을 모아 한권에 엮었다.
1인이 평전을 통으로 쓰게 될 경우 여러 분야를 두루 쓰게 되는데 11인의 평전은 각기 주제가 다르다.
1장은 문장, 2장은 성정, 3장은 학문, 4장은 미래에 대해서다.
평전을 쓴 사람들도 참 제각각이다.
서로 좋은 사이로 지내다가 연암이 자신의 문장에 대해 평가 한 것으로 인해 마음이 상해 완전히 비판적이 된 인물.
임금 정조. 가족 등등 여러 다양한 사람들의 평전이다 보니 내용들이나 그를 바라본 관점들이 다양하다.
그 다양한 관점들을 통해 연암 박지원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다양하게 조금은 객관적으로 알게 된다.
어찌보면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 여러 인물들이 그에 대해 쓴 글로 그의 성정이든, 학문적 견해든 그가 생각한 것들에 대해 느끼고 평가한 글들을 각각 보고 느끼고 연결하기에 나름 재미가 있다.

시작부분에 있는 연암의 초상화다.
손자가 그린 것이라는데 손자는 실제로 연암을 본적은 없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그렸을까? ㅎㅎ 요즘처럼 사진이 있어서 보고 그리는 것도 아니니 아마도 다른 누군가의 초상화를 보고 그리지 않았을까 싶다.

연암에 대해 아주 안좋게 표현한 인물이다.
그의 글에 대해 전염병처럼 주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그를 문둥이라고 칭했다.
자신과 연암이 척을 둘 일이 없음을 관계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그동안 좋았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둘이 관계가 안 좋아진 이유가 연암이 자신의 글에 대해 평한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한다.
내용이 얼마나 찌질한지 글을 보면서 참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끌끌 거리게 된다.
공부를 많이 한 어른이라고 다 어른스러운것은 아니다^^

정조임금이 연암에 대해서 좋게 여기고 그의 주변에서 그를 따르고 그와 좋은 관계를 가진 인물들을 곁에 두고 아끼며 임금으로서 당쟁에 휘둘리지 않고 견재시키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모색한 고민의 모습들도 알게 된다.
임금도 참... 힘든 자리다.
지금의 정치의 형태나 옛 궁에서의 모습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임금이고 대통령이고 위에 있는 이들이 얼마나 지혜로워야 하는지 새삼 생각하게 한다.

연암과 관련한 그림들도 몇장 있고 특이하게도 북에서 상영했던 영화속 장면을 담아놓기도 했다.
나름 다양한 관점과 자료들이 흥미롭다.
요즘 편집 방향인듯 싶다.
글 중간에 옆에 따로 설명글을 넣는다.
보통 맨 하단에 따로 단어뜻같은것을 설명해 놓는데 옆에 따로 표기한다.
읽다가 그냥 바로 보면서 내용을 알고 넘어갈 수 있어 이것도 괜찮은것 같다.

정조의 평전중에 나오는 빵 터지는 희곡이다.
뜬금없이 문장전쟁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당시의 고전체들과 연암체의 전쟁이다.
서로 대적하며 나누는 대화들이 재미있다.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지금 현대의 사람들의 생각이 되풀이 되는 것 같다.
옛것도 중하고 현재의 새로운 방향도 중하다.
서로를 다 겪으며 취하고 발전하고 표현하는 다양성이 필요하겠다.
연암은 그 속에서 새로운 문체를 제시하며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던 부분이 많아 욕도 먹고 적도 생기고 더불어 따르는 이들도 많았다.
스스로가 드러내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던 인물이기에 적도 아군도 많았던 말 많은 시대를 산 인물이었던것 같다.


중간에 그의 작품이 언제 어떤 생각으로 주인공은 누구로 어떤 시점에서 내요으로 다루었는지를 표로 담았다.
예전에는 수명이 길지 않았고 일찍부터 어른이 되었기에 20세 전후로 쓴 다양한 작품들이 지금의 연령대로 생각해서는 안될것 같다.
다양한 작품과 생각을 담아 다작을 했던 그의 글들이 소실되어 전해지지 않는 것도 있지만 여러 작품들이 남아서 그의 생각과 문체로 만날 수 있어 이렇게 평전으로도 접할 수 있는 것 같아 참 귀하다.

평전이라고 해서 연암에 대해 궁금하긴 하지만 좀 어렵거나 재미가 있지 않겠다는 선입견을 가졌는데 ㅎㅎ 너무 재미나게 읽었다.
중간에 혼자 끌끌 거리기도 하고 저절로 큰 소리로 웃기도 하고^^ 옛 사람들의 표현과 옛 단어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내가 너무 즐겁게 읽었다고 했더니 어머니에게 한권 사 드려야겠다는 학생도 있다.
이런 평전이면 다른 이들의 책도 읽어보고 싶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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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식탁 - 식물학자가 맛있게 볶아낸 식물 이야기
스쥔 지음, 류춘톈 그림, 박소정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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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가 맛있게 볶아낸 식물 이야기... 라는 부제에서 웬지 맛난 레시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레시피는 없다^^
대신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건 생생한 사실화 그림들이다.
소개되는 식물, 과실들은 익숙한 것들도 있지만 생소한 것도 있어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이미 알고 즐겨 먹는 것들에 대한 여러 영양적인 것과 잘못 알려지고 미처 모르고 있었던 여러 내용들을 알게 된다. 

키위가 덩굴에 달려서 자란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이쁜 꽃을 피우는 줄은 몰랐다.
언제 한번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열대 지역에서 자라서 우리나라에 들어온줄 알았더니 중국에서 자생하던 야생토종과일이란다.
'미후도'라는 이름을 가진 키위가 중국보다 외국에서 더 인기가 있다고...그래서 제목에서도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중국 토종 야생과일' 이다.
세상에는 알아도 알아도 새로운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어 다양한 책들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흔하게 야산이나 시골길가에서 볼수 있었다.
근래에는 잘 못본것 같긴 한데... 하긴 지방으로 갈 일이 별로 없었다.... 들에서 잘 보던 식물을 책에서 보니 반갑다.
이름도 ㅎㅎ '까마중' 두얼굴의 야생포도 란다.
포도? 먹어본 기억은 있지만 특별히 달거나 그렇게 맛있다고 느껴서 즐겨 먹지는 않았던 기억이다.
저자의 어린 시절에는 이것을 꽤 즐겨 먹었나보다.
어쩜 중국과 우리의 기후나 토양이 달라 맛이 좀 달랐으려나?
<용규>라고 불리는 명칭에 대해서나 그의 어린시절의 이야기까지 여러 식물, 과실들에 대한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알 수 있다.



중간 중간에는 미식비법, 스페셜팁, 재미있는 지식, 꽃상식수첩 같은 페이지가 따로 있어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그냥 먹으면 독초가 되지만 잘 우리고 끓이고 하는 방법을 통해 먹기에 유용한 식물이 되는 내용들이 많다.
즐겨 먹던 음식들이 어떻게 우리의 식생활에서 인기있고 친근해졌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그 스토리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 식물학자로서 학문적으로 알려주기에 부분적으로는 딱딱하다 싶은데 나름 풀어놓는 방식에서 위트도 있고 재미난 옛 이야기들이 같이 이어진다.
글씨에서 사람의 성격이 드러난다는 말을 하는데 글에서도 그 사람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저자는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고 꽤 재미난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 소개에서 사진은 나와 있지 않지만 '중국 시나웨이보에서 꽤 인기있는 식물학자'라는 문구만 봐도 글에서 느꼈던 저자에 대한 생각이 맞았을 것이란 생각이 다시금 든다.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지만 어른들은 꽤 즐겨먹고 만화에서 뽀빠이의 에너지의 원천이 되었던 시금치 이야기나 즐겨먹는 나물인 고사리가 공룡들이 즐겨먹던 식물(?)이란 내용에 대한 추측과 그 시대의 양치식물이 뭍의 식물이 되는 과정과 함께 당시의 식물들의 특징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도 흥미롭다.

'다윈상'이란 것이 있다는데 실제로 본인이 수상을 하게 되는 일이 거의 없단다.
왜?
너무나 투철한 실험 정신으로 이미 세상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단다.
이런 분들이 있어 우리는 세상에 독초가 있고 먹으면 안되는 것과 먹어도 되는 것, 그냥 먹으면 독이지만 먹는 방법에 따라 약으로 쓰이는 것들에 대해 무수한 시간과 사람들의 고통, 죽음의 댓가로 먹고 있다.
이런 상이 있는 지도 이런 사람들이 무수하게 많다는 것도 몰랐지만 알고 나니 한편 어이없고 무모하다 싶지만 그런 열정과 실험정신으로 우리나라의 '동의보감'같은 세상에는 무수한 귀한 자료들이 남겨졌구나 싶어 숙연해진다.

딱히 맛있는 레시피를 전해주는 책은 아니지만 더 많은 세상의 모르고 먹어왔던 우리 식탁에서 사랑받는 여러 식물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어 즐거웠다.
생생하게 그려준 세밀화도 너무 멋지다.
식탁에 앉아 음식을 맛보며 그 음식에 대한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더 많이 나누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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