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맛 - 교토 잇포도
와타나베 미야코 지음, 송혜진 옮김 / 컴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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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마시는 차를 좋아한다.
커피, 허브티, 보이차, 홍차, 녹차, 말차 등등
일본에는 커피 뿐 아니라 잎차도 생활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오래도록 전통을 이어오는 차 가게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잇포도는 교토에 있는 그런 차 가게인가 보다.
저자는 잇포도를 운영하는 집안에 시집간 며느리다.
그녀가 결혼하고 남편과 함께 시아버님이 하시던 가게에서 일하면서 알게된 차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그녀의 경험과 함께 담겼다.
차를 좋아하고 가게를 운영하면서 오래도록 이어온 가업에 대한 자부심과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들, 예전의 환경에서 변화된 이야기 등등 가게와 차, 재배, 내리는 법 등등 차와 관련한 많은 감성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전한다.

그림에서 차를 따르는 새는 학? 두루미? ㅎㅎ 
그림을 보니 떠오르는 우화가 있다.
여우랑 학이 서로 자신의 집에서 대접하는 내용중에 여우가 접시에 음식을 내 놓아 학을 골탕먹였다가 자신도 학의 집에서 목이 긴 호리병에 음료를 대접받아 그대로 당했다는 이야기다.
웬지 이 장면에서 앞에 여우가 앉아있고 맘 좋은 학이 여우를 위해 작은 잔에 차를 대접하는 모습일것만 같다.
그렇게 차를 마신다는 것은 여유로워지고 나누는 좋은 마음으로 두런두런 이야기가 함께 하는 시간인것 같다.
차를 맛있게 우리는 방법은 분명 있지만 '맛있어져라' 하면서 마음을 담아서 우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글에 무조건 공감^^

차를 잘 우리고 맛있게 우리는 방법은 공식처럼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기준은 있다.
아깝다고 너무 적게 넣거나 아끼기만 해서는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없다.
기왕 맛았는것을 먹는데 좀 듬뿍 넣어서 잘 우려야 하지 않을까 ㅎㅎ 
많은 이야기들을 전하는 중에 차를 맛있게 우리는 양에 대해서 알려준다.

우리나라 옛 시집살이에서 며느리는 집안의 불씨를 꺼뜨리면 안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본에서는 다도를 아는 사람은 집에 불이 났을 때 제일 먼저 화로의 재가 담긴 항아리를 들고 나온단다.
그만큼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 재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다.
상세하게 재 만드는 법에 대해서도 일러주는데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다.
손 많이 가는 과정이니 그 과정후에 맛보게 되는 차 맛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찻잔안체서 찻잎 줄기가 서는 것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서 '기러기 울음소리'라는 뜻을 가진 차 <가리가네>와 함께 기러기의 이동에 대한 옛 이야기도 알게 되어 재미있다.
맷돌로 차잎을 갈면서 듣게 되는 기생 이야기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옛 전설속 많은 이야기처럼 일본에도 그곳에 전해지는 다양한 옛 이야기들이 이렇게 차와 함께 연결되어 알게 된다.


커피는 볶아서 3일 이후부터 15일 이전까지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일본에서의 차는 5월에 수확해서 신차를 만들어 11월에 '개봉 다사'를 개최한다니 오랜세월 지나오면서 옛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맛 보며 축적된 경험에 의한 최적기인셈이다.

찻잎을 따는 시기, 서리가 오고 안오고에 따른 기후에 따른 맛의 차이 등등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여러 변수들과 그 속에서 달라지는 차에 대한 이야기들은 자연에 대해 다시금 놀랍고 고개를 숙이게 한다.

일본 차 중에 맛차, 교쿠로, 센차 라는 이름이 차 종류가 다른것이 아니라는 차이에 대한 간략하지만 확실한 구분이 되는 설명이다.
차를 마시는 온도나 넣는 양, 우리면서 느끼는 맛과 향기에 대한 내용 등등 차를 좋아하고 좋은 맛에 대해 전해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곳곳에 담겨있다.

차 재배, 차 음용, 차에 대한 여러 전래 이야기들, 사람들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 차 가게를 운영하면서의 여러 에피소드 등등 좋은 시간이었다.
따뜻한 향이 좋은 차를 옆에 두고 읽어가면 훨씬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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