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자의 식탁 - 식물학자가 맛있게 볶아낸 식물 이야기
스쥔 지음, 류춘톈 그림, 박소정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식물학자가 맛있게 볶아낸 식물 이야기... 라는 부제에서 웬지 맛난 레시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레시피는 없다^^
대신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건 생생한 사실화 그림들이다.
소개되는 식물, 과실들은 익숙한 것들도 있지만 생소한 것도 있어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이미 알고 즐겨 먹는 것들에 대한 여러 영양적인 것과 잘못 알려지고 미처 모르고 있었던 여러 내용들을 알게 된다. 

키위가 덩굴에 달려서 자란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이쁜 꽃을 피우는 줄은 몰랐다.
언제 한번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열대 지역에서 자라서 우리나라에 들어온줄 알았더니 중국에서 자생하던 야생토종과일이란다.
'미후도'라는 이름을 가진 키위가 중국보다 외국에서 더 인기가 있다고...그래서 제목에서도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중국 토종 야생과일' 이다.
세상에는 알아도 알아도 새로운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어 다양한 책들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흔하게 야산이나 시골길가에서 볼수 있었다.
근래에는 잘 못본것 같긴 한데... 하긴 지방으로 갈 일이 별로 없었다.... 들에서 잘 보던 식물을 책에서 보니 반갑다.
이름도 ㅎㅎ '까마중' 두얼굴의 야생포도 란다.
포도? 먹어본 기억은 있지만 특별히 달거나 그렇게 맛있다고 느껴서 즐겨 먹지는 않았던 기억이다.
저자의 어린 시절에는 이것을 꽤 즐겨 먹었나보다.
어쩜 중국과 우리의 기후나 토양이 달라 맛이 좀 달랐으려나?
<용규>라고 불리는 명칭에 대해서나 그의 어린시절의 이야기까지 여러 식물, 과실들에 대한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알 수 있다.



중간 중간에는 미식비법, 스페셜팁, 재미있는 지식, 꽃상식수첩 같은 페이지가 따로 있어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그냥 먹으면 독초가 되지만 잘 우리고 끓이고 하는 방법을 통해 먹기에 유용한 식물이 되는 내용들이 많다.
즐겨 먹던 음식들이 어떻게 우리의 식생활에서 인기있고 친근해졌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그 스토리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 식물학자로서 학문적으로 알려주기에 부분적으로는 딱딱하다 싶은데 나름 풀어놓는 방식에서 위트도 있고 재미난 옛 이야기들이 같이 이어진다.
글씨에서 사람의 성격이 드러난다는 말을 하는데 글에서도 그 사람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저자는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고 꽤 재미난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 소개에서 사진은 나와 있지 않지만 '중국 시나웨이보에서 꽤 인기있는 식물학자'라는 문구만 봐도 글에서 느꼈던 저자에 대한 생각이 맞았을 것이란 생각이 다시금 든다.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지만 어른들은 꽤 즐겨먹고 만화에서 뽀빠이의 에너지의 원천이 되었던 시금치 이야기나 즐겨먹는 나물인 고사리가 공룡들이 즐겨먹던 식물(?)이란 내용에 대한 추측과 그 시대의 양치식물이 뭍의 식물이 되는 과정과 함께 당시의 식물들의 특징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도 흥미롭다.

'다윈상'이란 것이 있다는데 실제로 본인이 수상을 하게 되는 일이 거의 없단다.
왜?
너무나 투철한 실험 정신으로 이미 세상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단다.
이런 분들이 있어 우리는 세상에 독초가 있고 먹으면 안되는 것과 먹어도 되는 것, 그냥 먹으면 독이지만 먹는 방법에 따라 약으로 쓰이는 것들에 대해 무수한 시간과 사람들의 고통, 죽음의 댓가로 먹고 있다.
이런 상이 있는 지도 이런 사람들이 무수하게 많다는 것도 몰랐지만 알고 나니 한편 어이없고 무모하다 싶지만 그런 열정과 실험정신으로 우리나라의 '동의보감'같은 세상에는 무수한 귀한 자료들이 남겨졌구나 싶어 숙연해진다.

딱히 맛있는 레시피를 전해주는 책은 아니지만 더 많은 세상의 모르고 먹어왔던 우리 식탁에서 사랑받는 여러 식물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어 즐거웠다.
생생하게 그려준 세밀화도 너무 멋지다.
식탁에 앉아 음식을 맛보며 그 음식에 대한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더 많이 나누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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