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출시 편스토랑 - 편의점과 레스토랑의 잘된 만남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 제작팀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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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부터 유행한 집밥 트렌드와 혼밥·혼술 붐으로 외식 대신 집에서 밥을 먹는 문화가 자리잡았고, 먹방과 함께 쿡방이 크게 유행하면서 홈쿡이 하나의 문화 현상처럼 퍼지고 있다. 거기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생활이 2년째 이어지면서 매끼를 집에서 챙기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처음에는 이런 홈쿡의 열풍에 편승해서 새로운 맛을 찾아 인터넷을 뒤져서 레시피 연구도 하고, 냉장고 파먹기도 하면서 나름 열심히 요리를 하지만 매일 먹는 홈쿡은 아무래도 메뉴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고, 요리 스킬도 뛰어나지 못하다보니 기존의 요리에 바리에이션을 주기도 어려워서 결국 처음의 평범하고 단조로운 식단으로 돌아가고 결국 그런 식단에 질려서 슬그머니 배달음식을 시키거나 편의점 간편식으로 대충 때우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특히나 평범한 것을 거부하는 MZ세대뿐만 아니라도 매일 뭔가 특별하고 평범하지 않은 한 끼를 먹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그럼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최근 TV나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쿡방일텐데 방송에서 쉐프들이 나와서 만드는 요리들은 평소와 다른 한 끼를 원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끌기에 충분하다. 쉐프들이 만든 차별화되고 보기에도 뭔가 그럴싸한 요리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한번 따라서 만들고 맛보고 싶은 욕망이 마구 생긴다. 하지만 방송을 보면 쉐프들은 복잡한 요리도 뚝딱하고 굉장히 쉽게 만들어 내지만 그걸 막상 따라하려면 굉장히 어렵고 맛을 내기는 더욱 어렵다. 결국 TV속 쿡방에 나오는 쉐프의 요리들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TV로 보면서 그 맛을 상상하기만 하던 쉐프의 요리를 직접 먹어볼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방송으로 맛잘알 출연자들이 혼자만 먹기에는 아까워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메뉴를 공개하고, 메뉴 대결을 펼쳐서 그 중 우승한 메뉴가 방송 다음날부터 실제로 전국의 편의점을 통해 판매한다는 새로운 컨셉의 쿡방이다. 말하자면 편의점 판매용 제품개발과정을 경선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편스토랑은 '편의점+레스토랑'의 합성어로 방송에 나왔던 메뉴를 편의점이나 내 집에서 편안하게 레스토랑처럼 즐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레스토랑이 중요한데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소개된 메뉴들은 그저 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 편의점 음식이지만 마치 레스토랑 요리처럼 고급스럽고 기존 편의점 음식과는 차별화된 색다른 메뉴라는 지향점을 가진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레스토랑 요리 같은 고급 메뉴라는 것이다.


첫 방송 이후로 지금까지 30가지 이상의 메뉴를 출시했고, 500개 이상의 레시피를 소개했다는데 이 책은 그중 엄선한 94가지 레시피를 담고 있다. 실제 편의점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메뉴의 레시피부터 상품으로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참신하고 기발하며 맛도 좋은 이색적인 메뉴도 함께 선별하여 수록해 놓았다. 여기서 이색적이라는 부분에 방점이 찍힌다. 늘 먹는 평범하고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흔한 메뉴가 아니라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기발함이 더해진 특별한 신상 요리로 새로운 맛과 특별함을 전해주는 메뉴라서 책에 소개된 메뉴는 말 그대로 여기서 밖에 볼 수 없는 메뉴인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요리책에서는 잘 보기 어려웠던 세계의 전통요리도 우리가 쉽게 따라 만들수 있게 만들어 놓아서 역시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책에 소개된 메뉴들은 정말 다채로운데 우리에게 익숙한 밥과 면 코너, 간식으로 안성맞춤인 베이커리와 떡 코너, 든든하게 배를 채워줄 정육 코너, 빠지면 섭섭한 음료와 스낵 코너, 그리고 식탁 위의 퀄리티를 드높일 고급 재료를 곁들인 프리미엄 레시피까지 총 7개의 챕터로 구분하여 메뉴를 소개한다. 모든 레시피는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밥숟가락과 종이컵으로 계량할 수 있게 정리해놓아서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 숟가락과 종이컵 계량법은 백종원 아저씨가 유행시킨 건데 정말 마음에 든다. 요리 초짜들은 벌써 계량하는 것부터 어려워서 잘 따라하지 못하는데 이렇게 정확하게 계량을 해주니 은근 편리하고 부담없이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재료 소개와 만드는 과정이 비교적 꼼꼼하게 소개된 것이 특징이다. 재료를 소개할 때 특별한 재료가 첨가되면 재료의 소개와 역할 등을 따로 메모해 놓아서 이해를 돕고 있다. 아무래도 색다르고 레스토랑 같은 고급 요리를 지향하는 만큼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재료도 자주 나오게 되는데 그게 어떤 재료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고 요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점도 놓치지 않고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조리 과정도 각 단계별로 작은 부분까지 사진으로 다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고 있어서 그 점이 좋았다. 가령 소스를 끓여서 한숨 죽이라는 설명에 끓이기 전 소스와 끓인 후의 소스를 비교해주는 식인데 요리에 서툰 사람들은 사진없이 설명만 들어서는 제대로 따라했는지 어떤지 알기 힘들기 때문에 텍스트로 된 설명이 많으면 당황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여기서는 그냥 쉽게 설명 한줄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까지 일부러 사진으로 설명을 해놓고 있어서 아주 도움이 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메뉴의 구성이다. 어떻게 이런 메뉴를 생각해냈는지 처음 보는 메뉴가 너무 많다. 보통은 요리 과정이나 완성된 메뉴만 보면 대충 어떤 맛일지 상상이 되는데 여기서는 난생 처음 보는 메뉴에 생소한 조합의 요리가 많아서 과연 어떤 맛일지 짐작도 되지 않는 것이 많다. 곶감잼, 커피 떡볶이, 강된장크림파스타, 아보카도 밥버거 등 솔직히 초면에 좀 당황스러운 메뉴도 많은데 반대로 그 맛이 너무 궁금해져서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굉장히 그럴싸하게 보이는 요리들이 많아서 손님 접대용이나 파티용으로도 어울리는 메뉴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물론 책에 실려진 완성 사진은 워낙 이쁘게 데코를 해놓고 찍어서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것이겠지만 꼭 쉐프가 만든 것같은 비쥬얼로 셋팅을 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느낌의 신선한 메뉴라는 점만으로도 가산점이 들어가서 접대나 파티에 내놓으면 잘난척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간중간 손이 많이 가고, 요리 과정이 복잡한 요리도 섞여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그럴싸한 결과물에 비해 의외로 요리 과정은 단순해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아무리 맛있고 멋진 요리라도 직접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간단하고 쉽게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재료 손질하는 것만 빼면 과정 자체는 몇 컷 되지 않는 요리가 많아서 요알못들도 부담없이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처음 선보이는 오리지널 소스나 양념장 같은도 많은데 그런 걸 만드는 법도 자세히 나와 있어서 그것만 잘 배워두면 다른 요리에 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맛과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메뉴를 먹어보고 싶다면 [신상출시 편스토랑]의 메뉴들에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보다 더 특별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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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출시 편스토랑 - 편의점과 레스토랑의 잘된 만남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 제작팀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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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출시 편스토랑 방송에 나와 제품으로 출시된 인기 메뉴 뿐만 아니라 출시는 안 됐지만 참신하고 맛있는 메뉴까지 기발하고 특별한 레시피를 한번에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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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기장 속 영화음악 - 20세기 영화음악, 당신의 인생 음악이 되다
김원중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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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주말이면 신문을 가져다놓고 주말의 명화나 토요 명화에서 어떤 영화를 방영하는지를 확인하고 늦은 시간까지 자지 않고 기다렸다가 졸린 눈으로 기어코 영화를 보면서 잠드는 일이 많았다. 그 때는 영화를 보는 게 여가생활의 많은 큰 비중을 차지했었기 때문에 주말이면 주말의 명화와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영화를 보는 일이 많았다. 그 시절의 꼬꼬마들은 비슷한 경험이 많을텐데 지금이야 멀티플렉스에 가면 쉽게 영화를 볼 수 있고, 영화 전문 케이블에서 24시간 영화를 틀어주기도 하고 또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OTT서비스로 오래된 고전이나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B급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보니 영화가 귀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극장에 가지 않으면 TV공중파에서 방영하는 것을 보거나 비디오를 빌려서 보는 수밖에 없다보니 지금보다는 영화가 귀했었다. 그래서 비디오를 고를 때도 나름 신중하게 고르고, 발품을 팔아서 영화를 보는 수고를 해서 그런지 그때 본 영화들은 조금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아마도 정영음 같은 방송도 들었을텐데 방송을 듣다가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타이밍을 잘 맞춰서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여 듣는 것이 매우 흔한 일이었다. 당시 씨네필에게는 정영음이나 ebs 시네마 천국이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주는 해방구 같은 역할을 했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널리 사용되던 때가 아니라서 정영음이나 ebs 시네마 천국으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 로드쇼나 스크린 그리고 키노 같은 영화잡지를 보며 신작 영화에 대한 기사를 읽고, 영화지식을 쌓았다. 정성일과 하재봉, 유지나 평론가를 좋아라했었으며, 부지런히 비디오 가게를 들락거리며 그들이 소개하는 숨어있는 고전과 컬트 영화를 찾아 헤매었고, 가끔은 카톨릭센터에 가서 수요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주말의 명화에서 해주는 영화들을 비디오로 녹화해서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돌려보기도 하고, 홍콩영화에 영광하며 하루키 소설을 들고 왕가위 영화를 보러다녔었다. 그게 20세기 소년소녀 씨네필들의 일상이었다.


20세기의 영화들은 지금의 영화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 나오는 영화들이 기술적으로 더 발전했고, 제작비도 비교도 안될만큼 더 압도적인 물량을 보여주지만 요즘의 영화들은 하나같이 그래픽으로 도배를 한 규모만 키운 블록버스터 뿐이다. 이야기는 다르지만 결국 큰 규모의 그래픽으로 귀결되는, 정성일 아저씨의 말을 빌린다면 같은 이야기의 다른 판본. 하지만 20세기 영화들은 기술적 한계가 분명했지만 오히려 그점이 부족한 부분을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어서 지금보다 훨씬 기발하고 뛰어난 영화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훨씬 다양하고 실험적인 영화들이 많아서 풍성하고 다채로웠던 것 같다. 실제로 90년대는 대중문화가 가장 화려하게 꽃피었던 대중문화의 르네상스라고 말해질만큼 당시 영화 수준은 뛰어났다.


그래서 20세기 영화들은 대작, 명작이란 느낌의 영화들이 많았고, 소품이라도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들이 꽤 많았다. 지금의 영화들은 엄청난 제작비를 때려넣은 대규모 블록버스터지만 이상하리만치 대작, 명작이란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역시 20세기의 영화가 짱이다. 웃기게도 최근에 본 블록버스터는 그 내용이 조금도 생각나지 않는데 20년도 더 전에 봤던 그 영화들은 기억이 아주 생생하다. 영화를 오래 기억에 남게 하는데는 영화음악이 많은 역할을 한다. 영화음악은 단순히 영화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마치 예능방송의 자막처럼 영화를 설명하고, 극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적절하게 울려퍼지는 테마곡이나 노래는 영상과 어울어져서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게 되고 그 감정이 최고점에 달하면 영화는 심금을 울리게 된다. 그래서 영화음악을 들으면 영화 속 장면이 바로 떠오르기도 하고, 영화의 스토리는 잊어버려도 영화음악은 오래 기억에 남는 일이 많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21세기 영화 중 기억나는 영화 음악은 그다지 없다. 하지만 예전 20세가 영화들은 기억에 남는 멜로디, 테마음악, 영화음악 들이 무수히 많다. 신기하게도 테마음악만 들으면 20년 전에 봤던 영화가 떠오르고 그때 받았던 감동이 가슴을 스치고 간다. 이것이 영화음악이 가진 힘이라고 하겠다. [내 일기장 속 영화음악]는 영화가 산업이 아닌 아직 낭만이고 환상이었던 20세기의 영화와 영화음악에 대한 저자의 사적인 기록이다. 저자의 기억속에 깊게 자리잡은 영화음악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소개하는데 그 시절을 살아온 20세기 소년소녀들을 위한 본격 추억팔이 영화음악 수다라고 해도 좋겠다. 당시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그 때 봤었던 영화와 영화음악 이야기를 추억하며 좋았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며 지금의 관객들에겐 고전으로 클래식한 명곡들을 소개받는 소개의 장이 될 것이다.


책에 소개된 영화들은 일단 그 시절에 영화 좀 봤다하면 다 봤거나 보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제목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영화가 대부분이다. 혹은 영화는 잘 몰라도 영화음악은 너무 유명해서 라디오나 다른 콘텐츠를 통해 음악만은 수없이 들어봤을 영화도 있고, 영화는 알지만 음악은 생소한 곡까지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 첫걸음편에서는 방송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영화음악 10선을 소개하고, 영화음악 팬들이 사랑한 20세기 영화음악을 다룬 2부 올스타편에서는 특이하게 오전에 어울리는 음악과 밤에 듣기 좋은 음악으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다. 3부 고수편에서는 익숙하지만 영화음악인지 몰랐던 곡과 조금은 가려진 곡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친숙해서 요즘도 자주 듣고 있는 곡도 있고, 영화를 봤었지만 음악에 대한 기억은 없어서 어떤 음악이고, 어떤 장면에 삽입되었는지 궁금증을 가지게 하는 곡도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런 식의 추억팔이는 저자의 에피소드로 시작해서 결국 나만의 기억, 자신만의 추억, 개인적인 에피소드로 귀결된다. 같은 시기에 같은 영화를 보며 그 시절을 지내왔지만 저자와 나의 기억은 정확히 싱크로되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의 선택에 완벽하게 공감하고 일치하는 리스트도 있을 것이고, 저자가 꼽은 음악보다 그 영화에 삽입된 다른 음악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를 보며 나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책에 대한 감상 역시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메모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대로 저자의 개인적 이야기나 저자가 꼽은 영화음악들에 크게 이견도 없지만 홍콩영화음악이 없다는 것은 꽤 의외라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홍콩영화가 엄청나게 강세였고 유명한 영화음악들도 많이 있는데 그런 것은 빠져있어서 좀 아쉬움이 남는다.


디어 헌터 (The Deer Hunter)

Cavatina - Stanley Myers

이 영화는 카톨릭회관 수요영화제에 가서 봤었다. 당시 고전 영화를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여간해서는 없는데 정말 운 좋게 카톨릭회관에서 상영한다길래 티켓을 구매해서 밤에 영화를 보러 갔었다. 그 당시 좀 어린 나이었는데 밤에 혼자 쫄래쫄래 가서 영화를 봤었는데 3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으로 인해 거의 자정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던 것 같다.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 영화를 봤는데 중간중간 지루했고,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도 있었다고 하는데 나 역시도 초반 결혼식 장면은 꽤나 지루해서 졸리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영화를 봤었던 기억이 있다. 영화 속에서 잔잔하게 흐르던 존 윌리엄스의 Cavatina 기타 연주는 상당히 좋아해서 엄청나게 많이 들었었다.


빽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

Back to The Future - Alan Silvestri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SF시리즈를 꼽으라면 단연 빽 투 더 퓨쳐가 1등일 것이다. 지금 보면 허접한 특수효과에 구멍이 숭숭 뚫린 시나리오 때문에 이렇게까지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단언컨데 이 영화는 20세기 최고의 SF영화 중 하나이고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 중 최고의 마스터피스다. 액션과 모험, 웃음과 러브로망이 다 들어간 너무나도 완벽한 오락영화이다. 2편에서 미래의 시간적 배경이 2015년 10월 21일이었는데 그 미래도 이미 과거가 되었다. 그 날을 퓨처데이라고 해서 당시 엄청나게 큰 이벤트도 열었을 만큼 수십년이 지난 영화지만 여전히 팬들이 많다. 이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건 바로 앨런 실베스트리의 음악 때문인데 너무나 멋진 메인테마곡은 그 음악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설레게 만든다. 아마도 아무리 그래픽이 발전하고, 특수효과가 좋아져도 이런 마스터피스는 두 번 다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메인타이틀도 좋지만 1편의 삽입곡 휴이 루이스 앤 더 뉴스의 Power of Love도 정말 끝내준다. 영화, 메인테마, 노래 모든게 다 끝내주는 진짜 최고 중의 최고.


비버리 힐스 캅 (Beverly Hills Cop)

Axel F - Harold Faltermeyer

예전에 TV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었던 곡이다. 도입부가 특히 유명한데 싸이의 노래 챔피언에 피쳐링되서 익숙하다. 사실 Axel F는 중간 부분이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어서 의외로 그렇게 막 신나지는 않다. 에디 머피는 48시간과 이 영화 비버리 힐스 캅의 성공으로 말그대로 골든차일드가 되었다. 에디 머피는 두 영화에서 넉살 좋은 떠벌이라는 비슷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이후 에디 머피는 이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똑같은 모습만 보이게 된다. 비버리 힐스 캅은 처음에 미키 루크가 하기로 되어 있었고, 계약이 틀어지자 실베스터 스탤론이 후보로 올랐다는데 만약 미키 루크나 스탤론형이 주연을 맡았다면 영화의 이미지는 완전히 바껴서 당시 많이 나오던 그저 그런 경찰영화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재간둥이 에디 머피가 나온게 신의 한수였다.


늑대와 춤을 (Dance with the Wolves)

The John Dunbar Theme - John Barry

케빈 코스트너가 감독 및 제작, 주연을 맡은 늑대와 춤을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음악상 등 7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자 한국에서도 엄청난 흥행을 했었다. 주제도 반전과 휴머니티 같은 것을 다루고 있어서 호평을 받았고, 음악도 TV나 라디오에서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정성일 아저씨는 이 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받은 것은 아카데미 꼰대 영감님들이 이 영화가 아니면 달리 상을 줄 영화가 없었기 때문에 이 영화에 상을 몰아준 것이라며 약간 평가절하하는 듯한 말도 한 것 같은데 적어도 영화음악만은 초원을 가르는 버팔로 떼를 연상시키는 웅장하고 서정적이며 멋진 곡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한때 다큐 같은데서 이 음악을 꽤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축제

꽃의 동화 - 김수철

93년 서편제로 대한민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천만을 넘기며 영화인 중 처음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칭호를 받은 임권택 감독의 작품. 서편제, 태백산맥 같은 영화를 만들며 당시 가장 한국적인 영화를 만든다는 평을 받았던 감독인데 그 별명에 걸맞게 축제에서는 죽음과 한국의 전통 장례문화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정성일 아저씨는 단순히 임권택이 한국 전통의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한국적인 감독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한국인의 정신과 마인드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영화에서는 작은 거인 김수철이 음악을 맡았는데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태백산맥, 축제에서 함께 작업한다. 김수철은 국악의 가락을 기타로 연주하는 국악의 현대화를 시도하여 국악을 널리 보급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임권택의 영상과 김수철의 국악의 변주가 영화 속에서 멋지게 화합한다.


스탠 바이 미 (Stand By Me)

Lollipop - The Chordettes

스탠 바이 미는 4명의 베프가 이웃마을로 시체를 찾으러 간다는 조금 특이한 설정의 영화다. 호러 영화 it와 약간 비슷한 설정도 보이는데 전체적으로는 로드무비이자 성장영화의 성격을 가진다. 이 영화를 언급할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말은 역시 리버 피닉스일 것이다. 제2의 제임스 딘이라고 불리던 반항아 리버 피닉스는 이 영화로 이름을 알리게 되는데 정말 안타깝게 24살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어쩌면.. 만약 리버 피닉스가 살아있었다면 디카프리오와 함께 당대 최고의 라이벌이 되었을텐데 너무 안타깝다. 영화속에는 주옥같은 음악들이 많이 나오는데 영화 타이틀과 동명의 노래 벤 E 킹의 스탠 바이 미가 가장 유명할 것이다. 저자는 더 코데츠의 Lollipop을 추천하고 있는데 영화 속에서 굉장히 상콤하고 흥겹게 흘러나와서 어깨춤을 추게한다. 또 빽 투더 퓨쳐에도 삽입되었던 Mr. sandman도 추천하는데 마틴이 1955년 과거로 가서 어리둥절할 때 힐 밸리의 전경을 와이드 샷으로 잡으며 흘러나오던 곡으로 그 장면을 상당히 좋아하고, 이 곡도 좋아한다.


대부 3 (Mario Puzo’s The Godfather Part Ⅲ)

Promise Me You Will Remember - Harry Connick Jr

대부 3편은 참 말이 많은 영화다. 영화 감독들이 꼽는 베스트 영화에 항상 이름이 오르는 대부 1편과 2편은 말 그대로 완벽함 그 자체였는데 왜 느닷없이 되도 않는 3편으로 대부라는 이름에 먹칠을 해버린 것인지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대부3은 마치 몰락한 콜레오네 가문의 쓸쓸함처럼 몰락한 시리즈의 쓸쓸함을 보는 것 같다. 이렇게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 대부3이지만 의외로 영화 음악은 굉장히 좋은데 해리 코닉 주니어가 부른 주제곡 Promise Me You’ll Remember는 영화와 상관없이 정말 가슴을 울리는 명곡이다. 해리 코닉 주니어는 재즈 뮤지션으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지만 영화도 꽤 많이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핼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멤피스 벨에서도 멋진 곡들을 들려준다.


시골 영웅 (Local Hero)

Wild Theme - Mark Knopfler

이 영화는 보지 못했다. 그러나 90년대 영화음악 이야기를 하려면 이 음악은 반드시 말을 하고 넘어가야만 한다. 음악 그 자체로도 유명하지만 이 곡은 90년대 씨네필들의 집합소 정은임의 영화음악 타이틀곡으로 더 유명하다. 물론 아는 사람만 알테니 유명하다는 말은 적절치 않겠지만 그 시절 깊은밤 잠들지 못하고 라디오를 통해 정은임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었던 사람에게는 그리움과 아련함을 전해주는 곡이라 하겠다. 정영음은 영화를 좋아했던 많은 사람에게 휴식과 위로의 시간을 주었으며 정성일 아저씨의 말처럼 해방구가 되어주었다. 지금도 다시듣기를 통해 가끔씩 방송을 듣고 있는데 뭔가 마음이 헛헛하고 먹먹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 시절 늦은 밤을 책임져주던 이제는 볼 수 없는 정은임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007 골든아이 (GoldenEye)

Experience of Love - Eric Serra

책에는 두 편의 007음악이 소개되고 있는데 하나는 For Your Eyes Only이고 또 하나는 골든아이다. 골든아이는 당시 레옹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에릭 세라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에릭 세라는 뤽 베송의 데뷔작인 마지막 전투에서부터 서브웨이, 그랑블루, 니키타 등 8~90년대에는 뤽 베송하고만 계속 함께 작업을 해왔다. 그런데 딱 한편 외도를 한 작품이 바로 이 골든아이다. 에릭 세라의 음악을 들어보면 자신만의 쪼가 있는데 그 쪼가 골든아이 OST에서도 많이 느껴진다. 그 땐 에릭 세라를 너무 좋아해서 CD를 다 샀는데 조금만 들어보면 이건 누가 들어도 에릭 세라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다. 사실 책에 소개된 Experience of Love - Eric Serra보다는 역시 티나 터너의 골든아이가 너무 좋다. 수록곡 중 run, shoot and jump은 TV에서도 꽤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희극지왕 (喜劇之王)

The Way You Make Me Feel - 莫文蔚

90년대에 한국땅에서 주성치를 좋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시 한국에서 주성치는 쌈마이, 저질영화의 대명사였고, 어디 가서 주성치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수준 낮다는 소리를 듣기 일쑤였다. 아니 주성치를 좋아한다는 말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지금이야 서유기, 소림축구, 콩푸 허슬 같은 영화들이 굉장히 좋은 평을 듣고 있어서 어디 가서 주성치 좋아한다고 해도 무시당하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무시 천시 괄시 등한시까지 받았다. 그래서 괜히 타르코스키나 키에슬로프스키를 좋아한다고 말해야 했던 그 치욕의 역사를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주성치의 찐팬은 21세기 영화는 주성치 영화로 먹어주지 않는다. 희극지왕도 비교적 주성치 후기의 작품으로 성치스러움이 많이 희석된 작품의 하나다. 주성치 영화의 기본 베이스는 슬픔이다. 캐릭터를 슬픔과 좌절 속에 던져넣고 그 속에서 페이소스가 있는 웃음을 건져올리는데 그런 점에서는 희극지왕은 아주 훌륭한 영화라고 하겠다. 그런데 너무 훌륭하다보니 성치식 큰 웃음은 잘 안 보인다. 주성치 영화에선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장면이 꼭 등장한다. 희극지왕에서는 장백지의 첫등장씬에서 막문위의 노래 The Way You Make Me Feel이 흘러나온다. 청순한 모습에 교복을 입고 발랄하게 거리를 뛰어가던 장백지의 모습과 막문위의 노래가 잘 어울어지는데 개인적으로는 희극지왕보다 식신에서 종려시 등장 장면에서의 막문위의 초련이 더 좋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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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 이야기 2 : 당전과·포과편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9
서유구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외 옮김 / 자연경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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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 타이틀에 나오는 '조선셰프 서유구'라는 이름부터 많이 생소했고 '정조지'라는 것도 처음 들어서 어떤 것인지 찾아봤는데 서유구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라고 한다. 양반 출신으로 높은 관직에 있다가 숙부가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자 스스로 벼슬을 버리고 18년동안 자발적으로 유배를 떠나서 전국을 떠돌며 일반 백성들의 실상을 직접 경험하게 되는데 백성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경험하며 백성을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실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일종의 농업분야의 대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인데 40년에 걸쳐 농학, 천문학, 공학, 수학, 요리, 의학, 어업, 예술, 상업 등 16개 분야를 113권으로 집필한 그야말로 조선시대 최대 백과사전이라고 한다.


정조지는 솥(정)과 도마(조)를 뜻하는 음식백과로 임원경제지 중 8번째 항목에 해당되는 것으로 여기에는 무려 1,200여가지에 달하는 음식과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조리법이 담겨있다고 한다. 서유구의 요리책에는 그 당시 일반 백성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선셰프 서유구 시리즈는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라는 주제로 '정조지'와 '임원경제지'에 수록된 선조들의 전통음식을 복원하고 현대화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꽃음식, 떡, 술, 포 김치 등의 전통 음식을 복원하여 현대화 하였고, [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 이야기 2 당전과·포과편]은 1편 밀전과 편에 이어 과자를 주제로 한 두번 째 책으로 이번에는 당전과 포과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책은 총 4가지 테마로 되어 있는데 설탕에 절인 '당전과', 과일을 볕에 말려 만든 '포과', 그리고 당로와 볶은 밀가루로 반죽해서 만든 '첨식', 마지막으로 서유구의 과자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현대편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첨식은 단것을 먹어 혀를 즐겁게 해주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음식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일본과 중국식 과자를 다루고 있다. 책에는 당전과 13가지, 첨식 17가지, 포과 27가지를 복원하였고, 18가지 설탕 과자를 현대식으로 재구성하여 수록하고 있다. 정조지에서 다룬 설탕 과자들은 과자의 본질과 단맛을 내는 다양한 식재료들, 과감한 향신료를 사용해 단맛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맛을 끌어내는 법까지 작은 설탕 과자 하나에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책의 구성은 매우 단순한데 정조지에서 복원한 혹은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과자의 완성 사진을 먼저 보여주고, 재료와 과자 만드는 법을 정조지에 소개된 원문과 함께 실제 우리들이 보고 따라할 수 있게 잘 정리된 레시피로 소개한다. 그리고 이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사진도 담겨있고 그와 함께 과자와 관련된 맛설명이나 특징, 영양정보, 효능, 상생과 금기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한국식 과자류, 당전과는 보기에는 그럴싸 하지만 만드는 법이 어렵고 손이 많이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간단한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도 많아서 의외였다. 포과는 더 쉬운데 말 그대로 과일을 얇게 썰어서 볕에 잘 말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초간단 영양간식을 만들기에도 아주 좋을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설탕 과자라고 하면 그저 맛으로 먹는 간식으로만 생각할텐데 여러가지 약효가 있는 천연재료로 만들다보니 그 자체로 소화기능을 돕는다거나 식욕부진에 도움을 주거나 혈액순환을 좋게하는 등의 여러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음식을 약으로 먹었던 선조들의 지혜가 설탕 과자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좋은 성분의 천연 재료로 자연의 단맛을 느끼게 해주는 간식이라서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고 시중에 나와있는 과자나 단 간식거리보다 건강에 훨씬 좋을 것 같다. 다만 정조지에 소개된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당전과와 포과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재료들도 있어서 전부 따라해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모과절임이나 산사 과자, 유자 과자 같은 과자는 귀찮더라도 한번 만들어서 먹어보고 싶은데 연근이나 메주콩으로 만든 과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재료라서 그다지 땡기지는 않는다.


첨식 편에서는 꿀이나 설탕의 성질을 이용한 설탕 과자를 만드는데 여기는 과정이 좀 복잡하거나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는 것들도 있고, 특별한 재료가 필요한 레시피도 있어서 전부 따라해보긴 어려울 것 같다. 역시 전통적인 레시피도 좋지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현대편 당전과와 포과의 활용 파트에 눈길이 간다. 여기서는 예전 우리 조상님들이 먹던대로의 과자 스타일이 아니라 젤리, 쿠키, 초콜릿, 사탕, 피자 등 현대적 느낌의 간식으로 탈바꿈 한 전통 과자를 배울 수 있다. 말그대로 뉴트로 당전과인데 오리지널리티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가지고 있던 과자에 대한 창의성과 다양성을 더욱 확장한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전통 과자라고 하면 유과나 약과, 엿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스타일의 다양한 설탕 과자와 디저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천연의 맛을 살리고 자연의 당을 활용하여 건강한 먹거리를 만든다는 서유구 셰프의 정신으로 전통의 과자를 현대화해서 우리의 맛을 다양하게 즐겨보면 좋겠다. 아이들 간식이나 손님에게 접대용으로도 좋을 것 같고, 어르신이나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하면 아주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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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배우는 맛있는 과학
사이먼 퀠런 필드 지음, 윤현정 옮김 / 터닝포인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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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여러 부분에서 화학과 많이 닮아있다. 약품을 측정하고, 시료를 계량하고, 두 약품을 혼합하고, 물질을 가열하거나 냉각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고 분리해내는 화학실험은 재료와 부재료를 계량하고 가공해서 냄비에 넣고 가열하여 음식을 만들어 내는 요리의 프로세스와 비슷하다. 섞고, 가열하고, 변화시키는 절차나 과정 뿐만이 아니라 그 프로세스 속에는 실제로 화학적 반응이 많이 작용한다. 단백질 변성부터 효소를 반응시켜 미생물을 배양하는 생화학반응, 끓이고 굽는 열화학반응, 말리고 건조하는 광화학반응, 절임은 산염기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식품영양학과나 식품공학과에서는 화학 과목을 전공으로 배우기도 한다. 저자는 요리와 화학의 차이점은 결과물을 먹는다는 것뿐이라고 해석한다.


요리는 여러 재료를 조합해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은 원하는 결과를 위해 재료에 화학적, 물리적 변화를 주게 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과학적 원리를 알지 못한채 경험적으로만 그 과정을 수행한다.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과 영양인데 만약 요리에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를 안다면 요리에 과학적인 지식을 피처링하여 더욱 맛있고 영양을 살린 요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방에서 배우는 맛있는 과학]은 그동안 우리가 무심코 넘겨왔던 주방에서 발생하는 여러 과학적 변화를 설명하고 원리를 이해시켜서 요리에서 과학을 찾아서 이해하고, 과학을 요리에 적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책은 총 14개의 챕터로 되어 있는데 부피와 무게의 계량, 레시피 양 조정 같은 물리적 반응과 단백질 화학, 산과 염기, 산화 환원 같은 화학반응 그리고 생물학적인 반응 등 다양한 과학 파트로 나누어서 각각의 과학 반응들을 설명하고 그런 과학 반응들을 주방에서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그 챕터에서 다루는 과학 반응에 대한 정의와 기본적인 설명을 쉽게 깔아놓고, 경험적으로 해왔던 요리 과정들 속에서 그런 반응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왜 그런 과정을 수행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예시를 통해 알아본다. 보통 레시피북에서는 요리를 할 때 어떤 과정을 진행하라고만 적어놓거나 그 과정의 목적만을 간단히 기록해놓는데 여기서는 왜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이 요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과학적으로 꼼꼼하게 따져보는 식이다.


책의 내용은 과학 원리를 요리를 통해 쉽게 이해시키는 한편, 요리 속에 어떤 과학적 원리와 개념이 들어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요리를 통해 과학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과학을 통해 요리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는 과학책이자 요리책인 셈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요리를 통해 과학을 배우는 컨셉이라 전반적으로는 과학 이야기에 많이 치우쳐있어서 솔직히 내용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아무래도 생소한 화학용어나 분자모형 같은 것들이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너무 딱딱하게 흘러가는 것은 아니라서 요리나 음식과 관련된 재미있는 과학적 원리와 개념을 알아가는 것은 의외로 재미있다. 그래서 똑똑한 요리책 정도로 생각하고 읽으면 좋을 것 같은데 실제로 책에는 과학이야기 뿐만 아니라 해당 챕터에서 공부한 과학 원리를 활용한 레시피도 몇 가지 소개되고 있어서 요리책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책에 소개된 레시피는 치즈 만들기, 핼러윈 호박이나 추수감사절 칠면조 요리 같은 평소 자주 접하지 못하는 요리라서 눈길을 끈다.


교과서적인 과학 이론만이 아니라 요리와 음식과 관련된 과학상식도 배울 수 있어서 상식적으로 알고 있으면 어디 가서 아는 척하기 좋고 대화의 소재로 써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요리를 이론적으로 배워서 요리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는 느낌도 든다. 요리를 할 때 투입하는 재료의 역할이나 요리시 이유도 모른채 그저 레시피북에서 시키는대로 따라하던 행동 같은 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해서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거기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게 되어서 요리를 할 때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의 양 조절이나 조리법, 조리시간, 식재료 관리 등 모든 과정을 이해하고 판단하여 요리를 할하게 될 정도로 요리 이해도가 높아질 것 같다. 그래서 책에 나온 내용들을 잘 이해하면 맛과 영양을 높이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 같다.


다만 과학적 지식을 요리에 접목시켜 요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예시를 좀 더 많이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앞서도 말했듯이 요리보다는 과학이라는 측면이 좀 강하다보니 여전히 식품공학이나 영양학 교재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조금 더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토픽이나 실제 요리나 음식들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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