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출시 편스토랑 - 편의점과 레스토랑의 잘된 만남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 제작팀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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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부터 유행한 집밥 트렌드와 혼밥·혼술 붐으로 외식 대신 집에서 밥을 먹는 문화가 자리잡았고, 먹방과 함께 쿡방이 크게 유행하면서 홈쿡이 하나의 문화 현상처럼 퍼지고 있다. 거기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생활이 2년째 이어지면서 매끼를 집에서 챙기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처음에는 이런 홈쿡의 열풍에 편승해서 새로운 맛을 찾아 인터넷을 뒤져서 레시피 연구도 하고, 냉장고 파먹기도 하면서 나름 열심히 요리를 하지만 매일 먹는 홈쿡은 아무래도 메뉴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고, 요리 스킬도 뛰어나지 못하다보니 기존의 요리에 바리에이션을 주기도 어려워서 결국 처음의 평범하고 단조로운 식단으로 돌아가고 결국 그런 식단에 질려서 슬그머니 배달음식을 시키거나 편의점 간편식으로 대충 때우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특히나 평범한 것을 거부하는 MZ세대뿐만 아니라도 매일 뭔가 특별하고 평범하지 않은 한 끼를 먹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그럼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최근 TV나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쿡방일텐데 방송에서 쉐프들이 나와서 만드는 요리들은 평소와 다른 한 끼를 원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끌기에 충분하다. 쉐프들이 만든 차별화되고 보기에도 뭔가 그럴싸한 요리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한번 따라서 만들고 맛보고 싶은 욕망이 마구 생긴다. 하지만 방송을 보면 쉐프들은 복잡한 요리도 뚝딱하고 굉장히 쉽게 만들어 내지만 그걸 막상 따라하려면 굉장히 어렵고 맛을 내기는 더욱 어렵다. 결국 TV속 쿡방에 나오는 쉐프의 요리들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TV로 보면서 그 맛을 상상하기만 하던 쉐프의 요리를 직접 먹어볼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방송으로 맛잘알 출연자들이 혼자만 먹기에는 아까워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메뉴를 공개하고, 메뉴 대결을 펼쳐서 그 중 우승한 메뉴가 방송 다음날부터 실제로 전국의 편의점을 통해 판매한다는 새로운 컨셉의 쿡방이다. 말하자면 편의점 판매용 제품개발과정을 경선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편스토랑은 '편의점+레스토랑'의 합성어로 방송에 나왔던 메뉴를 편의점이나 내 집에서 편안하게 레스토랑처럼 즐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레스토랑이 중요한데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소개된 메뉴들은 그저 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 편의점 음식이지만 마치 레스토랑 요리처럼 고급스럽고 기존 편의점 음식과는 차별화된 색다른 메뉴라는 지향점을 가진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레스토랑 요리 같은 고급 메뉴라는 것이다.


첫 방송 이후로 지금까지 30가지 이상의 메뉴를 출시했고, 500개 이상의 레시피를 소개했다는데 이 책은 그중 엄선한 94가지 레시피를 담고 있다. 실제 편의점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메뉴의 레시피부터 상품으로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참신하고 기발하며 맛도 좋은 이색적인 메뉴도 함께 선별하여 수록해 놓았다. 여기서 이색적이라는 부분에 방점이 찍힌다. 늘 먹는 평범하고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흔한 메뉴가 아니라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기발함이 더해진 특별한 신상 요리로 새로운 맛과 특별함을 전해주는 메뉴라서 책에 소개된 메뉴는 말 그대로 여기서 밖에 볼 수 없는 메뉴인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요리책에서는 잘 보기 어려웠던 세계의 전통요리도 우리가 쉽게 따라 만들수 있게 만들어 놓아서 역시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책에 소개된 메뉴들은 정말 다채로운데 우리에게 익숙한 밥과 면 코너, 간식으로 안성맞춤인 베이커리와 떡 코너, 든든하게 배를 채워줄 정육 코너, 빠지면 섭섭한 음료와 스낵 코너, 그리고 식탁 위의 퀄리티를 드높일 고급 재료를 곁들인 프리미엄 레시피까지 총 7개의 챕터로 구분하여 메뉴를 소개한다. 모든 레시피는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밥숟가락과 종이컵으로 계량할 수 있게 정리해놓아서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 숟가락과 종이컵 계량법은 백종원 아저씨가 유행시킨 건데 정말 마음에 든다. 요리 초짜들은 벌써 계량하는 것부터 어려워서 잘 따라하지 못하는데 이렇게 정확하게 계량을 해주니 은근 편리하고 부담없이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재료 소개와 만드는 과정이 비교적 꼼꼼하게 소개된 것이 특징이다. 재료를 소개할 때 특별한 재료가 첨가되면 재료의 소개와 역할 등을 따로 메모해 놓아서 이해를 돕고 있다. 아무래도 색다르고 레스토랑 같은 고급 요리를 지향하는 만큼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재료도 자주 나오게 되는데 그게 어떤 재료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고 요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점도 놓치지 않고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조리 과정도 각 단계별로 작은 부분까지 사진으로 다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고 있어서 그 점이 좋았다. 가령 소스를 끓여서 한숨 죽이라는 설명에 끓이기 전 소스와 끓인 후의 소스를 비교해주는 식인데 요리에 서툰 사람들은 사진없이 설명만 들어서는 제대로 따라했는지 어떤지 알기 힘들기 때문에 텍스트로 된 설명이 많으면 당황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여기서는 그냥 쉽게 설명 한줄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까지 일부러 사진으로 설명을 해놓고 있어서 아주 도움이 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메뉴의 구성이다. 어떻게 이런 메뉴를 생각해냈는지 처음 보는 메뉴가 너무 많다. 보통은 요리 과정이나 완성된 메뉴만 보면 대충 어떤 맛일지 상상이 되는데 여기서는 난생 처음 보는 메뉴에 생소한 조합의 요리가 많아서 과연 어떤 맛일지 짐작도 되지 않는 것이 많다. 곶감잼, 커피 떡볶이, 강된장크림파스타, 아보카도 밥버거 등 솔직히 초면에 좀 당황스러운 메뉴도 많은데 반대로 그 맛이 너무 궁금해져서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굉장히 그럴싸하게 보이는 요리들이 많아서 손님 접대용이나 파티용으로도 어울리는 메뉴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물론 책에 실려진 완성 사진은 워낙 이쁘게 데코를 해놓고 찍어서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것이겠지만 꼭 쉐프가 만든 것같은 비쥬얼로 셋팅을 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느낌의 신선한 메뉴라는 점만으로도 가산점이 들어가서 접대나 파티에 내놓으면 잘난척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간중간 손이 많이 가고, 요리 과정이 복잡한 요리도 섞여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그럴싸한 결과물에 비해 의외로 요리 과정은 단순해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아무리 맛있고 멋진 요리라도 직접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간단하고 쉽게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재료 손질하는 것만 빼면 과정 자체는 몇 컷 되지 않는 요리가 많아서 요알못들도 부담없이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처음 선보이는 오리지널 소스나 양념장 같은도 많은데 그런 걸 만드는 법도 자세히 나와 있어서 그것만 잘 배워두면 다른 요리에 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맛과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메뉴를 먹어보고 싶다면 [신상출시 편스토랑]의 메뉴들에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보다 더 특별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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