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라멘! - 요리 코믹북
휴 아마노.새라 비컨 지음, 임태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것이 라멘!]은 이 책은 특이하게도 미국인이 쓴 일본 라멘 레시피북이다. 일본인의 소울푸드라 불리는 라멘을 미국인이 설명한다는 점은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일본인의 라멘이 소울푸드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본인은 라멘의 정답을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집집마다 맛이 다른 한국의 김치처럼, 라멘 역시 만드는 사람과 지역에 따라 무수한 변주를 지니고 있어 어느 하나를 기준이라고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 안에 있는 사람은 그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그 전체를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반면 문화의 외부에 있는 사람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라멘을 관찰하고 비교적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외국인 독자에게 일본 라멘을 소개하는 데 있어서는 같은 외국인의 시각으로 연구하고 분석한 글이 더 유용할지도 모르겠다.


기본적으로는 식당 레멘을 가정에서 따라할 수 있게 간단하게 소개하는 레시피북이지만 영미권 독자에게 라멘의 종류와 개념, 먹는 법, 역사, 조리기구, 라멘과 관련된 문화 등을 소개하는 토탈 라멘 가이드북의 역할도 한다. 책은 총 6챕터로 1장에서는 앞서 말한 라멘과 관련된 다양한 트리비아를 소개하고 2~5장에서는 각각 육수, 면, 차슈, 토핑에 대해 설명하고, 마지막 6장에서는 기본 라멘 이외의 응용 메뉴를 소개한다. 책은 전부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어서 보는 맛도 크다. 실제 사진보다 라멘의 특징을 더 잘 살린 이미지로 설명을 하고 잇어서, 각 요소가 한눈에 들어오고 시각적으로도 편안하게 읽힌다. 덕분에 레시피북이면서도 가볍게 넘겨보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폰트가 손글쓰 같은 폰트인데 글자가 작기도 작고 흘림체로 되어 있어서 그림에 비해 글자는 읽기가 좀 불편함 감이 있다. 역시 폰트는 정자체가 나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라멘을 아주 좋아해서 한때 일본 사이트에 들락거리며 라멘 만드는 걸 공부하기도 했는데 그 당시에는 주로 국물 위주로 연구를 했었다. 일본은 면을 중요시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국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특히 개인적으로 국물에 대한 집착이 강한 편이어서 라멘 만들기는 곧 국물 만들기라고 생각할 정도로 국물에 관심을 가졌다. 반대로 그 외의 요소들은 소홀히 하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역시 한 그릇의 완성된 라멘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물뿐만 아니라 면과 차슈, 다양한 고명까지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그때 등한시했던 면과 차슈, 그리고 여러 고명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라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국물을 만드는 것도 당시에는 몇몇 가게들의 비법을 통해 소유나 돈코츠 육수 내는 방법을 단편적으로 엿보았을 뿐, 라멘 육수 전반의 기본적인 상식을 알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라멘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와 육수 만드는 법까지 함께 배울 수 있어 상당히 유익했다.


책에는 수제 면 제조법이 나오긴 하지만, 간수와 제면기를 사용하는 비교적 전문적인 식당의 면 뽑는 방식이 소개되어 있어 사실 집에서 그대로 따라 하기는 어렵다고 느껴진다. 집에서 면까지 직접 만들어 라멘을 해 먹는 일은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라멘 면의 특징과 기본적인 제조 방식, 굵기나 모양에 대한 이해가 밑바탕이 된다면 시판 면을 고를 때도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라멘의 종류와 특징에 맞는 면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면에 대한 설명 역시 알아두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 또 기본적인 면 제조 방식과 과정을 이해하고 나면 냉부의 셰프들처럼 비교적 간략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면을 만들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현실적으로는 아마 면까지 직접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역시 면은 마트에서 사는 걸로.. 책에서는 간수의 대체품으로 구운 베이킹소다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이는 영화 남극의 셰프에서도 등장했던 방식이라 실제로 이런 방법이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차슈와 고명으로 소개되는 것들 중에는 꼭 라멘 위에 토핑으로 올려서 먹지 않더라도, 야키토리나 고기완자, 구운 닭 껍질, 온천달걀과 달걀 장조림, 표고버섯 절임, 채소 볶음처럼 그것만으로도 밥반찬이나 술안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알아두면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그리고 맛기름이나 마늘 향미유, 라유, 마유 등의 레시피도 함께 소개되어 있어 한번 만들어두면 말 그대로 만능 양념처럼 여기저기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이 되는 쇼유, 시오, 미소, 돈코츠 라멘뿐만 아니라 츠케멘을 비롯해 다양한 비빔면과 탄탄멘, 야키소바, 그리고 늘 궁금했던 카레 라멘이나 치킨 라멘 같은 응용 라멘 레시피까지 폭넓게 수록되어 있어 기호에 따라 하나씩 도전해볼 수 있겠다. 무엇보다 집에서 라멘을 만들 때 유용한 꿀팁들이 곳곳에 담겨 있어, 부담 없이 육수나 타레, 토핑 같은 간단한 요소들부터 시도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라멘의 맛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체적으로 꽤 볼만한 책이다. 라멘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왔지만, 막상 책을 통해 접한 라멘의 세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깊었고, 라멘에 대한 상식과 라멘 만들기에 대한 이해를 한 단계 끌어올려 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기초영문법 - 유튜브 영문법 1위, 타미샘의 마지막 기초영문법
김정호 지음 / 바른영어사(주)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마지막 기초영문법]은 바른영어훈련소라고 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만든 기초영문법 교재이다. 요즘은 유튜브 쪽에서 인기를 끌면 책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인데, 그런 것치고는 구독자가 그리 많지는 않았고 나 역시도 생소한 채널이어서 채널을 이리저리 둘러보게 되었다. 영상을 보다 보니 벌써 10년이나 전부터 영어 강의를 진행해 왔던 것 같다. 개인이 초보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수준의 채널이 아니라 영어문법부터 수능 영어, 공무원 영어, 작문, 원서 읽기 등 분야가 다양한 비교적 전문적인 채널이었다. 그중에서도 [3시간만에 끝내는 영어 문법 총정리]라는 영상이 유독 조회수가 높았는데, 영문법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이 책은 해당 영상의 텍스트 버전이라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즉, 책과 함께 이 영상도 참고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일단 책이 생각보다 꽤 두툼하다. 즉, 내용이 그만큼 충실하다는 뜻이겠다. 기초영문법, 기본영문법이라는 타이틀을 단 책들 중에는 일부러 ‘쉽다’는 점을 강조하려다 보니 지나치게 짧고 압축적으로만 설명해 책은 얇지만 내용이 부실한 경우도 간혹 있는데, 이 책은 오히려 분량이 두꺼워질 정도로 내용을 충실하게 담고 있다. 그렇다고 불필요하게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거나 어렵게 구성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예시도 충분히 제시하고 설명과 해설도 비교적 꼼꼼해, 문법의 뼈대를 차근차근 다진다는 느낌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해준다. 예시가 많다는 점은 의외로 큰 장점인데, 이론적인 설명만으로는 이해가 되더라도 익숙해지기까지는 결국 많은 예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구성은 분명 도움이 된다. 또한 보충 자료가 많을 뿐, 설명 자체가 복잡하거나 난해한 편은 아니라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 큰 부담은 없다.


책의 구성도 도표와 텍스트 컬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되어 있다. 이 점이 꽤 장점으로 작용하는데, 각각의 문법을 먼저 텍스트로 설명한 뒤 그 내용을 실제 문장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예문을 도표로 정리해 보여주어 전체 흐름과 핵심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문장을 도표 형태로 제시하다 보니 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내용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문법의 틀이 눈에 잘 들어온다. 여기에 주어, 동사, 목적어 등 문장 성분을 서로 다른 색깔로 구분해 표시해 문장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해당 문법이 어디에서 쓰였는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도표와 색깔을 함께 활용한 이러한 구성은 문법 설명의 가독성을 높이고, 실제 문장 속에서 문법을 이해하도록 돕는 데 효과적이다.


보통 기초 영문법 교재라고 해도 최소한 알파벳은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5품사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알파벳과 발음부터 출발한다. 특히 한국 학습자들은 영어 발음이 좋으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 책에서 발음을 다루는 이유는 단순한 발음 교정에 있지 않다. 발음이 되어야 읽을 수 있고, 읽을 수 있어야 쓰고 들을 수 있다는 관점에서 알파벳과 함께 발음과 읽는 법을 먼저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이 부분을 상당히 강조하는데, 일반적인 교재에서는 대체로 가볍게 넘어가는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확실히 색다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구성 덕분에 영어의 기본 베이스가 거의 없는 사람도 비교적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책은 총 10주 동안 학습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 있으며, 문법은 24개의 유닛으로 나뉘어 주차별로 배치되고 각 유닛 역시 하루 학습 분량에 맞게 나누어 제시되어 있다.


우선 해당 파트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강의를 듣고 책으로 복습하는 느낌으로 보충해나가면 더욱 효과적일 것 같다. 내용도 꽤 충실하고, 시각적인 구성도 좋아서 가독성도 높은 편이라 책을 읽고 이해하는 것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몇몇 규칙만 빠르게 설명하고 넘어가는 영문법책과는 달리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고, 차근차근 이해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10주 완성의 커리큘럼에 따라 공부하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영문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뉴스는 맞춤법입니다
박지원 지음, 정상은 감수 / CRETA(크레타)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sns나 카톡으로 소통을 많이 하고, 온라인 카페와 커뮤니티 활동도 자주 하다 보니 의외로 매일 글을 많이 쓰는 편이다. 그리고 아마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글을 쓸 때면 항상 맞춤법이 신경 쓰인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맞춤법이 그 글의 신뢰성과 설득력에 큰 영향을 준다고 여기기 때문에 글을 쓸 땐 맞춤법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지만 정작 맞춤법을 잘 안다고 자신하지도 못하고, 쓸 때마다 헷갈리고, 암기해도 그때뿐이라 시간이 지나면 또 잊어버리기 일쑤다. 아마도 체계적으로 공부해 원리나 법칙을 이해하기보다, 그때그때 접하는 개별 단어만 무작정 외우는 방식으로 익혀서 그런지, 비슷한 유형의 맞춤법이 나와도 또 헷갈리고 예전에 외웠던 것조차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는 일이 반복되는 것 같다.


사실 맞춤법은 기본적인 원리와 법칙을 알고 있으면 모르는 새로운 단어가 나와도 그 원리에 맞춰 적용하면 되지만, 지금처럼 개별 단어를 따로 외우는 방식에만 의존하면 한계가 뚜렷하다. 그래서 이왕이면 개별 단어를 외우는 방식이 아니라 맞춤법을 이루는 규칙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식으로 공부해야 오래 기억에도 남고 실전에서도 덜 헤매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내가 쓰는 어휘라는 것도 결국 한정돼 있고,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쓰는 표현들이 대부분이니 자주 쓰면서도 자주 틀리는 몇몇 맞춤법만이라도 확실히 익혀 두면 기본적인 실수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맞춤법은 틀린 표현을 자신은 맞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이왕이면 맞춤법 책을 통해 한번 제대로 다듬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뉴스는 맞춤법입니다]는 현직 아나운서가 직접 쓴 맞춤법 책이라 그런지 일단 믿음이 간다. 저자가 뉴스 진행은 물론 우리말 겨루기 같은 한국어 퀴즈 프로그램도 맡고 있다니까 실제로 말을 정확하게 써야 하는 자리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쓴 책이라는 점도 신뢰가 된다. 물론 잘 안다고 해서 잘 가르친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나운서라면 누구보다 바른 한국어를 써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일상에서 꼭 알아야 할 기본 맞춤법 정도는 확실히 알려줄 것 같다는 기대가 된다. 책은 약간 뉴스 컨셉으로 진행되는데 총 세 챕터로 헤드라인1, 지금 당장 알아야 할 맞춤법 25가지, 헤드라인2 자꾸만 헷갈리는 맞춤법 29가지, 헤드라인3 이 정도면 나도 맞춤법 고수 19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속보나 특보라는 이름으로 발음상식, 문해력 관련 이슈, 표준어 관련 내용 내용도 다루고 있어서 맞춤법 이외에도 우리말에 대한 재미있는 상식도 높일 수 있다.


책에서 다루는 맞춤법은 총 73가지인데 실제로 내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주 쓰지만 매번 헷갈리는 맞춤법이 맞겠다. 이렇게 쓸 때마다 헷갈린다는 건 이해 없이 무작정 암기하려 했기 때문인데, 이 책에서는 맞춤법에 적용된 문법적 규칙, 한자어의 뜻에서 비롯된 의미적 배경, 단어의 구성과 형태를 분석한 설명까지 함께 제시해 준다. 그래서 단순 암기가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면서 왜 그렇게 쓰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아 실제 글을 쓸 때도 덜 헷갈린다. 가령 사이시옷 규칙에 따라 순대국, 만두국이 아니라 순댓국, 만둣국으로 적는 이유라든지, 봬요·뵈요나 돼·되처럼 헷갈리는 표현은 ‘봬’가 ‘뵈어’의 준말이고 ‘돼’가 ‘되어’의 준말이라는 식의 설명, 또 재작년의 재(再)가 ‘다시’라는 뜻이라 ‘제작년’이 아니라 ‘재작년’이 맞다는 식의 풀이가 도움이 된다.


또 헷갈리는 맞춤법을 쉽게 기억하도록 돕는 여러 가지 꿀팁도 알려주는데 이게 특히 유용하다. 문법이나 규칙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맞춤법도 많은데, 그럴 때 저자가 제시하는 기억법이 꽤 실용적이다. 예를 들어 평소 ‘희안하다’를 자연스럽게 잘못 쓰곤 했는데, ㅎㅎㅎ가 세 개나 나오다니 희한해—라고 연결해 외우니 머릿속에 단번에 박혀 더는 틀릴 일이 없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각인되는 팁들이 많아 매우 만족스러웠다. 아나운서라는 직업 특성상 맞춤법을 바로 구분하는 요령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런 걸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책을 펼쳤는데 실제로 기대를 정확히 충족해 주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모든 내용이 한 장 안에 간단명료하게 정리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이해하기 좋고, 본문·요약·사용법·암기요령 같은 구성도 그래픽 인포처럼 깔끔해 가독성이 높다. 설명조로 딱딱하게 가르치려는 느낌이 아니라 조곤조곤 옆에서 함께 짚어주는 톤이라, 공부한다기보다 같이 알아가는 기분으로 편하게 읽히는 것도 장점이다. 각 항목마다 만화 삽화가 들어가 있는데, 직접적인 정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를 환기해 줘서 나쁘지 않다. 평소에는 자주 쓰는 단어임에도 막상 글을 쓸 때마다 헷갈려서 구글링을 하거나, 요즘은 챗GPT를 켜 두고 매번 맞춤법을 확인한다. 이렇게 쓸 때마다 일일이 검색해 확인하는 방식은 당장은 편하지만 오히려 외워지지 않고 반복해서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결국 글을 쓸 때마다 헷갈려 확인하는 악순환을 끊으려면, 한 번 제대로 이해해 정확히 쓸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이 책이 꽤 도움이 된다. 여러모로 상당히 마음에 들고 실제로 유용하기도 해서 맞춤법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충분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말 어원으로 배우는 일본어 단어 2 - JLPT N2-N1 우리말 어원으로 배우는 일본어 단어 2
한창화 지음 / 북플레이트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어와 일본어는 모두 한자를 바탕으로 만든 한자권 언어로, 발음, 단어 구성, 어휘 구조, 복합어 형성 등 유사한 점이 많다. 이런 유사성 때문에 처음 일본어를 배울 때는 비교적 쉽게 느껴진다. 물론 조금만 깊게 들어가면 다른 점들이 막 튀어나오면서 급격히 어려워지지만 처음에는 이러한 공통점이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것은 분명하다. 대부분은 이렇게 같은 한자어를 기반으로 해서 유사하다고만 알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단순히 한자어의 영향이 아니라 야요이 시대부터 고분 시대에 걸쳐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사용하던 말이 일본어의 뿌리가 되었고, 그 결과 두 언어 사이의 깊은 유사성이 생겼다고 설명하고 있다. 단, 한국어는 발음수가 일본어보다 많다보니 발음수가 적은 일본어로 우리말을 다 표기하지 못하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변형이 일어났는데 여기 착안해서 그 규칙을 활용하여 우리말 어원을 기초로 공부하면 억지로 암기하지 않아도 일본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취지다.

책은 총 두 권인데 1권은 N5~N3 단어를 다루고 2권은 N2와 N1 수준의 어휘를 다루고 있다. 우리가 볼 것은 2권 N2/N1의 1142개 단어다. 책의 일본어 단어는 한자를 기준으로 훈독 단어로 정리되어 있다. N2 어휘가 381개, N1 어휘가 761개로 대략 N1와 N2에서 익혀야 하는 상용한자 수준으로 수록되어 있는 셈이다. 물론 필요한 상용한자 전부를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이정도 수준만해도 상당히 많은 양이라고 하겠다. 특히 단순히 상용한자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 어원을 기준으로 해서 일어 훈독과의 연결고리나 변형 규칙 같은 것을 찾아내는 책임을 감안하면 1, 2권 다 합쳐서 1,759개의 단어를 연구하고 거기서 소스를 뽑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이 책은 다루는 단어의 양이 많아 학습자 입장에서는 한자와 어휘의 체계를 폭넓게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자의 규칙이나 단어의 형성 법칙 같은 것을 비법처럼 소개하는 책은 많지만, 사실 그런 책에서 다루는 단어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은 몇몇 소수의 단어에 적용되는 몇 가지 규칙을 모아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며, 초급 학습자에게는 도움이 되더라도 깊이 있는 학습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앞서 언급했듯이 상당히 많은 한자와 단어를 바탕으로 한국어와의 관련성을 찾아내고, 그 속에서 일정한 패턴과 법칙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덕분에 단순한 암기를 넘어 어휘의 구조적 이해를 넓힐 수 있으며, 다루는 단어의 양이 방대해 학습 효율과 만족도 모두 높은 편이다. 결국 이 책은 일본어를 단순히 외우는데 그치지 않고, 언어의 뿌리와 연결성을 함께 탐구하려는 학습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교재라 할 수 있다.

일단 책 서두에 우리말이 소위 순수 일본어인 "야마토 고토바"로 바뀔 때 일어나는 법칙을 쭉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이 법칙대로 우리말이 일본어로 변화해서 옮겨졌다는 건데 그래서 책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 법칙을 무조건 외워야 한다. 소개된 법칙을 보면 "ㅁ"과 "ㅂ"으로 상호변화하는 것 같은 일어 공부를 좀 하다보면 쉽게 발견하게 되는 법칙도 보이는데 이런 것 외에는 왜 이게 저렇게 바뀌었는지 이해가 안되는 게 많지만 어쨌든 일단 외우자. 그러고나서 법칙을 떠올리며 본문에 나오는 어휘들을 보면 되는데 솔직히 아무리 법칙을 알고 있어도 단어의 변화를 따라가는데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 책에 나오는대로 일본어 어휘를 암기하기 위해서는 일단 한자와 훈독, 한국어의 뜻을 전부 알고 있다는 전제가 되어야 성립된다. 가령 부채질하다의 扇ぐ (아오구)의 경우 어원은 "부치다"인데 부치>붖>붛>밯>바호>바오>하오>아오>あお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탁음 ば가 청음 は가 되고, 이게 다시 여린소리 あ가 된다는 설명. 일단 우리말 어원이 일본어로 변환되는 과정도 상당히 낯설고 어려운데 일단 扇ぐ가 부채질하다는 뜻이고 일어로 あおぐ고 한국어 어원은 무엇이고 이런 내용을 다 알고 있어야 전체 변형 과정과 일본어의 뜻과 음 같은 것을 알게 된다는 것. 쉽지 않다. 좀 심하게 말하면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꼴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책의 취지가 뭔지는 이해한다. 일어는 과거 한국에서 넘어간 사람들이 사용한 우리말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두 언어 사이의 유사점을 찾아서 우리말의 어원에서 변형된 일본어를 함께 연동해서 이해하면 굳이 암기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외워지지 않을까 하는 건데 내가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게 말처럼 되지는 않는다. 저자가 만든 규칙에 좀더 익숙해지고, 하나씩 어휘가 쌓이고 데이터가 누적되면 모르던 어휘들의 변형된 형태가 눈에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직 이런 방식이 일본어 어휘를 익히는데 아주 유용한지는 잘 모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이게 쓸모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 N1 시험을 칠 때 학원 쌤이 모르는 단어의 발음이나 그런 걸 유추하는 방법 같은 걸 알려줬는데 그 비법과 유사해서 이 규칙을 알아두면 시험칠 때 유용하게 쓰일 것 같기는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이 방식대로 일본어 어휘를 암기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만큼 방대한 양의 어휘를 꼼꼼하게 정리한 노력은 대단한 것으로 그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본 문화 키워드 517 - 일본어 수업에 바로 쓰는
박덕환 외 지음 / 길벗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한 권으로 고유한 전통문화부터 대중문화, 일상 생활 속의 문화까지 다양하게 배워볼 수 있어서 재미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