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 6가지 우회적 성찰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현우 외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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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폭력’은 이제 사회에서 관리되고 통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거리를 보아도, 멀리서 사회를 보아도, 겉보기에는 정말 그래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이 책은 우리의 지성을 사용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는 “관용적 이성의 이율배반”이며 특히 “예루살렘의 백묵원” 부분은 백미이다. 
여러 종교가 공존해도 그 사이의 갈등이 거의 없는 우리로서는 중동의 끊이지 않는 분쟁이 사실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을 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이 이슈는 중요한 국제 문제이고 그것이 시사하는 바도 반드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여러 복합적인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악화되어 가는지, 각자는 순수성 및 진정성을 강조하지만, 어떤 모순과 아이러니가 존재하는지, 유수의 사상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분석하는가 등등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챕터에서 이런 사항들을 가장 두드러지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이슬람 테러리스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말과 글이라고 여겨질 것들이 예루살렘의 정치가의 언행이라는 것을 보여준 내용이 명쾌하다.
왜냐하면 이성과 논리라는 것이 얼마나 부실한 것인지, 적대적인 상대에게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단적으로 부각해주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저승을 움직이리라: 지하세계“라는 소챕터도 아주 강렬한 지적인 자극를 선사한다. 
핵심은 사회와 문명, 혹은 공동체에는 “외설적인 지하 영역”이라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통찰이 빛나는 개념인데, 이 폭력성이 내포된 실재가 한국 사회, 더 나아가 나 자신의 무의식에도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성찰을 유도해준다. 
또한 한국 사회가 점점 배타적, 적대적인 구조화로 빠져들고 있는데, 그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폭압적인 것인지를 상기시켜준다. 
게다가 그것이 ‘지하, 암흑’ 등으로 비유되듯이, 우회적이고 위장적이어서 얼마나 인지하기조차 힘든 것인지도 알려준다. 
   

<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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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LiPE 5 : 튤립의 사랑 팡 그래픽노블
소피 게리브 지음, 정혜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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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와우, 이건 도대체 뭐지?

소박한 표지의 이 책을 펼치면서 예쁜 그림과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있는 그저 또 하나의 그림책일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웬걸.
‘이미 행한 일은 더는 행할 필요가 없도다’라는 문구와 함께 첫 페이지부터 심상치 않더니, 
한 페이지의 짧디 짧은 첫 에피소드부터 나를 매료시켰다. 
이 책은 두세 페이지만에 나의 추천도서 목록으로 직행한다. 

이 책은 그림책인 동시에, 사유의 책이고, 감흥을 주는 책이며, 인생에 대한 책이다

가장 큰 장점은 일반적인 그림책들이 신경쓰지 않는 내용의 깊이에 고민한 흔적이 많다는 것이다.
에피소드들이 가지고 있는 소재와 주제가 독자에게 툭툭 무심한 듯 던지는 화두들인 듯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이들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에서 그런 테마를 다룬다는 것은 큰 용기와 준비가 없으면 안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 책은 위헙부담이 없고, 쉬운 주제를 택한다. 
예컨대 그 많은 책들이 환경보호, 우정과 사랑, 선행, 화합 등과 같은 주제를 습관적으로 반복한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하나마나 한 이야기들이 아닌, 시간과 죽음은 무엇인가, 철학적 무의 개념은 왜 필요한가, 불안정과 삶의 균형은 어떤 관계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의 주제를 다룬다. 
게다가 이런 묵직한 이슈들을 짚으면서도 재미까지 있다. 

다음으로, 절묘한 구성과 이야기 분량도 장점이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어린 독자들이 어려워하거나 지루해할 수 있는데, 그런 감정을 느낄 만하면 이미 에피소드가 마무리되어 있다.
그리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시작하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전환한다. 
그야말로 절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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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를 종료합니다 - 나를 괴롭히는 108번뇌 탈출 필사
필로소피랩 지음 / 각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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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인간이라면 모두 겪을 수밖에 없는 것. 
기쁨과 행복의 감정도 있고 고민과 고뇌도 있지만, 아쉽게도 더 오래 지속하는 것은 후자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일일이 세어 숫자까지 붙여 놓았다. 
108번뇌. 
 
이 책은 그 수많은 번뇌에 대처하는 부처님의 지혜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방대한 불교경전의 매력적인 면을 두루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강경, 법구경처럼 익숙한 이름도 만날 수 있지만, 잡아함경, 불유교경 등처럼 알지 못한 경전의 문구들도 음미할 수 있다
그 자체로도 독서의 감흥을 주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불교경전에 다가가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의 고민과 갈등을 날카롭게 그리고 다정하게 짚어내는 경전의 문구는 그 기록과 유산의 위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아울러 수천년에 걸쳐 살아남고 그 영향력을 유지해왔다는 것에서 오는 신뢰와 경외 역시 그 통찰에 안심하며 위로 받고 의지할 수 있게 한다 

다음으로 필사라는 독자친화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수학문제를 직접 풀어보는지 여부가 큰 차이를 만들어내듯, 경구를 직접 써보는지 여부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전체를 피동적으로 필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 중에 일부를 자신이 직접 골라 써보게 하는 것도 색다르다. 
 
끝으로, 필사하기 좋게 완전히 펼쳐지도록 제본을 한 것도 아주 좋다. 
필사를 할 때 전혀 방해하는 것이 없고, 편안함에서 오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번뇌를종료합니다 #각주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필로소피랩 #부처의말 #마음공부 #불교필사 #책추천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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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법
도널드 로버트슨 지음, 이민철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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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디지털 감성 e북 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저자는 스토아 학파를 소크라테스 철학에 기초한 인지치료 학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를 인지행동치료의 선구자라고 명명한다. 
나는 이처럼 스토아 학파를 명쾌하고 기억하기 쉽게 정의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에 대한 정의 역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뛰어난 통찰이다
이 두 가지 요소만으로 이 책에 매료되었다. 
통속적인 제목에서 소크라테스의 권위에 기대어 무의미한 생활철학을 나열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뜻밖에 보물을 찾았다. 

이 책은 ‘정말’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혜에 대한 경각심믈 주는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소크라테스라는 위인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그 정수를 단시간에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자신은 책을 쓴 적이 없고, 그에 대해 알려면 플라폰 등이 쓴 딱딱한 고전을 읽어야 한다. 
게다가 일반 교양서를 통해 간편하게 접근하려고 해도, 대부분 겉만 그럴 듯한 수준 낮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주 소중하다. 
재미도 있고,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 깊이까지 있다. 
소크라테스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저자의 소개글이 과장된 내용이라고 여겼는데, 책은 읽은 후에는 그게 정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만큼 저자는 소크라테스에 대해 잘 알고, 경외심을 가지고 있으며, 다정하게 설명하는 법을 알고 있다. 

다음으로, 인생의 중요한 질문들을 하나씩 거쳐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각 챕터의 주제는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모두 중요한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9장의 죽음과 불안에 대한 내용은 강력히 추천할 정도로 내용이 좋다. 
간단히 소개하면,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산 자에게는 죽음이 존재할 수 없고, 죽은 자에게 역시 죽음은 인지할 수 있는 사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얘기한다. 
즉 죽음이라는 불안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이성적 실마리를 제공한다.

끝으로 지혜의 추구는 감정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 문장도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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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무용수 - 인생은 언제나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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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디지털 감성 e북 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단번에 결정할 수 있는 악인 앞에서 한 소녀가 춤을 춘다. 
이 소설은 이 허구 아닌 현실에서부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리고 그런 공포와 트라우마의 지하에서 어떻게 빠져나오는지에 대한 서사가 펼쳐진다.  

가장 큰 장점은 인생의 상처에 대한 치유에 관해 그 어느 이야기보다 공감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직접 아우슈비츠의 지옥을 경험한 사람이다. 그곳에서 찰나에 부모를 잃었고, 생존의 희망을 공유하던 언니도 잃었다. 그밖에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 그야말로 매순간 깊은 어둠 속에서 불안과 공포와 싸웠다. 
이런 인류사의 최대 트라우마를 몸소 겪은 그녀는 지옥에서 빠져나온 후에도 그 치유를 위해 다시 한 번 싸움을 시작한다. 
그리고 수없는 내면과의 대화, 과거와의 대면, 미래를 향한 대응을 통해 자신만의 돌파구를 마련한다

그건 바로 자신의 마음 속에 새겨진 의지와 믿음은 그 누구도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을 상기하는 것, 아울러 그것들을 기반으로 자신이 살아갈 현재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이들에게조차 연민을 느끼고 포용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외부의 폭력이 강하더라도, 그녀가 소중히 내면에 간직한 가치를 망가뜨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들은 그 자신들의 악함에 구속된 불쌍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아우슈비츠에서의 인생을 섬세하게 묘사한 이야기 덕분에 그런 그녀의 최종 정착지에 대해 독자는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다. 
 
#아우슈비츠의무용수 #북모먼트 #에디트에바에거 #안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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