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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러너 -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 도서 ㅣ 길쭉 그림책
부이 프엉 탐 지음, 지트 즈둥 그림, 김민영 옮김 / 기린미디어 / 2026년 3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아빠라고 하는 러너의 살색이 핑크색인 표지가 눈에 띈다.
달리기로 인해 상기된 살갗을 표현했다고도 볼 수 있고, 열정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일 수도 있으며, 그냥 그림작가가 좋아하는 색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색채 감각이 이 책의 전면에 오는 특징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배경의 색감 역시 잠재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핑크색 러너와 너무 잘 어울린다
이 책은 아빠, 그리고 그의 달리기, 또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앞서 언급했듯이, 아름답고 선명한 색감과 회화적 감각의 그림이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건성으로 건너뛸 페이지가 없다.
다채로운 색들과 개성 넘치는 표현, 다양한 관점과 독창적인 소재들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게다가 숨은 그림처럼 곳곳에 배치해놓은 판타지적 요소, 유머러스한 요소들이 재미까지 선사한다
예컨대, 어느 순간 아빠 옆에서는 공룡이 같이 뛰고 있고, 북적한 호수 위에는 거대한 거북이가 놓여있다.
아울러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그 속의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잘 추출하여 극적인 감흥도 전달한다
특히 집 안에서 시작하여, 동네의 밤거리, 공원의 호숫가를 거쳐, 산과 개울, 들판과 어둠을 가로질러 가는, 여정의 점증적 고조가 백미이다
이야기만으로는 그 감동이 덜했을 텐데, 공들여 그린 한 컷, 한 컷의 그림들이 이 책의 완성도를 높인다.
다음으로, 이야기의 다중적 관점과 그림의 다양한 구도 역시 장점이다
아빠를 바라보는 아이의 관점이 중심이지만, 점점 감정이입이 되어, 고독한 러너를 공감해가며, 아이와 독자는 여러 공간을 달리는 러너 자체가 되기도 한다
또한 각 페이지마다 그림의 구도가 그 내용에 맞게 유연히 바뀌는데, 이는 독서의 큰 즐거움을 준다
조감도가 되었다가, 와이드 스크린이 되었다가, 클로즈업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