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뜬구름
찬쉐 지음, 김태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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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본 가장 독톡한 소설이다. 
동시에 묘한 불완전성과 불가지성으로 인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기도 하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욱 이해하기 위해 몰두하게 된다. 
서사는 조각나 있어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추적해나가야 하고, 온갖 과장과 왜곡은 현실을 모호하고 몽환적으로 만든다. 
논리의 비약이 난무하지만, 그 맥락과 근원에는 뭔가 알아채지 못한 주제가 있고, 
극단적으로 치닫는 표현이 자극적이지만, 그 모습과 의미에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은유가 있다. 

작가는 왜 이렇듯 비이성적이고 단말마적인 서사와 묘사를 진행하는 것일까. 
그건 당연하게도 그런 방법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인식하는 이 세계, 그리고 자아를 제외한 모든 존재와 사물들, 축적되거나 처리되어온 역사, 문화라는 허울 좋은 모순 등등을 제일 명확히 드러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무의식으로 그런 작가의 의도에 동조되어 간다. 
우선, 미시적으로는 중국이라는 공간, 압축적이고 폭력적이던 그 나라의 근대화 과정, 그럴 듯한 허명으로 포장된 이념 전쟁, 문화대혁명으로 대표되는 광기와 몰락하는 지성, 지저분하고 불쾌한 부산물을 낳는 현대화 물결 등을 연상하게 된다. 
그리고 더욱 확장된 시야로 전이되는 순간, 지구라는 공간, 문명의 잔인성, 끊이지 않는 대립과 갈등, 제어할 수 없는 부조리와 폭력, 결국엔 폭발하고야 마는 원한과 분노, 인간성의 추악함과 모순적으로 공존하는 정신적 감수성 등등을 떠올리게 된다. 

작가의 그로테스크한 서사와 묘사에 점진적으로 동조되는 순간, 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추함은 공존하면서 대립하고, 마음속 공허함은 드러나면서 감추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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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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