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
루스 윌슨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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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계절은 시간을 거스른다는 본문의 문장에 기억에 남는다. 
날 사랑하는 법은 나를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문장도 기억하고 있다. 

초고령에 해당하는 시기에 저자는 제인 오스틴을 다시 읽기 시작한다. 
자신의 삶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제인 오스틴을 스스로에게 처방한다. 
본문의 말을 빌리자면 독서 생활의 맥락 안에서 삶을 복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감정의 계절은 노년이라는 시간을 젊음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만든다 
열패감으로 가득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이 책은 여태까지 본 회고록 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형태의 기록이다 

가장 큰 장점은 소설을 통한 자기성찰이라는 신선한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곁으로 보기에는 안정적인 현실에서 불안을 발견한다. 
그녀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인생의 정형화된 패턴을 바꾸고 싶은 소박한 욕구'
남들이 보기에는 이미 아무 문제가 없고, 어지간한 축복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소박하다고 표현했지만, 
독자들은 이미 그녀의 절실함을 눈치챌 수 있다. 
그리고 본문에서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려준다. 그 문제 없음은 바로, 핀홀로 보는 세상일 경우에만 성립한다는 가정법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저자는 그 작은 시야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마음을 두 번째 기회라고 명명하며 자신이 뜻한 바를 실천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있다 
우리에게 소설이 지닐 수 있는 새로운 기능과 의미를 일깨워준다. 

다음으로 소설 독서와 삶의 상관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것도 장점이다 
저자는 소설을 단순한 이야기 한 편이 아니라, 작가가 세상에 내놓는 신념과 가치라고 본다.
예컨대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는 은근한 열정으로 정신적 독립과 윤리적 원칙을 지탱해나가는 여주인공을 통해 여성의 자주적인 모습에 대한 믿음과 이념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렇게 접한 신념과 가치는 독자들의 삶에 투영되고 각자의 상황에서 의미를 발산하게 된다. 
소설과 삶이 서로 연결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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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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