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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편지
이머전 클락 지음, 배효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모든 가족에게는 비밀이 있다.
그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서로 모르는.
그것은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고, 숨기고 싶은 것일 수도 있으며,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비밀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책 역시, 가족 사이의 비밀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그 가족이 살아온 시대와 경험한 감정을 담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한계와 견고한 굴레를 내포하고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서술 방식이다.
저자는 부모와 아이의 인생이 교차하는 시간을 마치 모자이크처럼 짜집기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젊은 시절의 부모와 젊은 주인공의 시간대가 교대로 등장하며, 마치 그 둘을 비교 및 대조하고 싶어하듯이 전개한다.
왜 그랬을까.
시간을 교차하여 구성하고 편집하는 것은 이미 많은 문학 및 예술들이 채택한 방법이므로 그 새로움을 부각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상반된 모습에서 오는 극적인 대비를 염두에 둔 것 같지도 않다.
예컨대 주인공 어머니의 젋은 시절 이야기는 마치 현 시대의 여성의 모습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결국 독자로서 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감정이 그 이유를 가장 정확히 말해줄 것이다.
제일 기억에 남은 생각은 부모와 자녀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자녀의 입장에서 부모가 살아온 서사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최전성기는 아이들의 유아 및 유년시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 시절은 기억에 남기 어려운 시간대이다.
그리고 비로소 아이들이 자아와 지각이 확립된 성인이 되면 부모는 단지 쇠락해가는 모습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따라서 소설 속의 이야기처럼, 부모의 젊은 시절로부터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소식은 세상에서 가장 낯선 편지가 된다.
그 편지는 그것을 받은 사람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고, 생각하게 만든다.
예컨대, 가족이라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자신의 존재라는 부담을 지우는 것 같지만,
그런 인연은 한없는 기쁨과 사랑으로 시작되었다는 것, 아울러 때때로 상처와 짐이라는 부산물도 만들게 되지만, 그런 상흔을 치유하고 승화하는 순간도 찾아온다는 것을 말이다.
또한 그런 편지가 도착하여 우리에게 인사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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