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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배우는 아이 ㅣ 웅진 우리그림책 141
김민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9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책은 대부분 캐릭터 위주의 근접 구도의 그림이다.
그 점이 독자들의 집중과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배경이나 디테일은 생략되기 쉽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공을 들이지 않는다.
많은 그림책들이 있지만, 모두 비슷해보이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접근을 택한다.
그림으로 담을 때 더 아름답고 흥미로운 건 배경과 자연이라고 알려준다.
풍경화 같은 광각 구도가 시원시원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그 안에는 저 멀리 자전거를 배우는 아이와 그것을 도와주는 아버지가 있다.
나무의 나뭇잎들이 풍성하고, 길가의 벤치와 새들이 정겹다.
횡으로 진행하는 길은 마치 아이와 아버지의 남은 여정을 보여주는 듯하고, 서로 애를 쓰며 뭔가 배우고 가르쳐주려고 하는 모습이 시선을 붙잡는다.
아파트와 공원, 가로수와 사람들, 익숙한 광경이지만, 그림으로 만나니 나름대로 정취가 있다.
그림이나 글로 재구성한 우리의 일상이 그런 것처럼.
이리저리 시도하다가 수없이 넘어지는 아이의 모습을 슬라이드처럼 배열한 페이지에서는 '그래 그렇게 많이 넘어져야 빨리 자전거를 탈 수 있어'라고 속으로 외치게 된다.
아이를 붙잡고 힘겹게 달리는 아버지를 보며, '그래 이 추억은 점점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될 거야'라고 자신에게 말하게 된다.
옆으로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며 지나가는 아이들, 강아지 세 마리와 산책나온 주민,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아이, 또래들과 재밌게 노는 아이들, 앞서가는 아이들을 바로 뒤따르며 바라보는 엄마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엄마.
자전거를 배우는 와중에는 주위에 다양한 모습들이 있다는 것도 새삼 드러난다.
평소에 아버지와 아이가 보아오던 익숙한 풍경이 마치 하나의 사진처럼 각인된다.
지금 이 순간, 자전거 타기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부자의 하루가 그들의 머릿속에 단단하게 새겨지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