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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按酒
이효재 지음 / 초비북스 / 2025년 9월
평점 :
마치 다도하듯이, 술 안주를 대하는 내용이 재미있다.
이미 사물과 음식에 대한 빼어난 비주얼화 역량으로 유명한 저자는 독자들에게 확실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두부터 펼쳐지는 자연의 녹음을 담은 사진은 이 책의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암시하고, 본격적으로 음식을 조명한 사진은 공감각적인 정신적 정화를 가져다준다.
우리의 주변에 있는 흔한 식재료들과 그리 다를 것이 없는 그릇들을 가지고 이런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아울러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차근차근 친근한 문체로 서술하는 부분도 부담이 되는 것이라고는 전혀 없다.
친환경, 자연주의적인 저자의 태도가 문장에서도 그대로 묻어나온다.
음식 위에 살짝 얹어진 고명처럼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곁들인 것도 독서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와 같은 사진과 설명을 보다 보면, 특별할 것이 없는 일상에서도 우리는 사치를 부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안주 위에 놓는 꽃잎 몇 개, 정취가 있는 예쁜 그릇 하나, 이끼와 돌멩이로 만든 식탁 위의 작은 정원 등등.
생활 속에서 피로감만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작은 변화를 끌어오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발휘하여,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하루하루에 있어 분명한 환기와 색다른 전환을 불어넣도록 안내하고 촉진한다.
작은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소소한 마음 씀씀이에서 온기를 찾아낸다.
단순한 안주 요리 책이 아니라, 현대인들이 모두 희망하는 로망을 가시화하는 어른 동화책 같다.
독서를 마치고 나면, '나도 한 끼, 한 잔을 먹더라도, 신경을 써서, 소박한 풍류를 담아내야지'하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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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