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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택 火宅 - 폭염 시대의 불난 집과 멸종위기
윤범모 지음 / 예술시대 / 2025년 9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제목이 인상적이다.
저자가 말한 대로, 급격한 기후 변화를 겪고 있는 지구를 상징하기도 하고, 환경적 재난들에 휩싸인 현대인의 상황을 은유하기도 한다.
어느 메타포가 되었든, 분명한 것은 무언가가 불타고 있다고 것이다. 강렬한 위험이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지구적 현안들에 대한 전직 미술관장의 자작 시를 모은 시집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시집의 작문 동기 및 목적이다.
책 말미의 후기에서 밝히고 있듯이, 저자는 사람들에게 현 지구의 위기를 알리고 인간의 탐욕을 견책하고자 시를 썼다.
불경에 있는 화택이라는 비유를 차용한 것은 집이 지금 불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것을 풍자한다.
1부에서는 잡초로 시작하여 소소한 일상에서 만나는 자연, 인생에서 바라보는 풍경 속 생명을 노래하고, 2부에서는 멸종위기라는 주제로 일관되게 생태 및 생물학적 위기를 이야기한다.
3부에서는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4부에서는 지역적 경험과 단상을 나열한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쉬운 말로 마치 동시처럼 써내려간 시들이 담고 있는 메시지이다.
국립 미술관장을 역임하고 퇴직 이후 노년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가 세상을 향해 가장 분명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연과 환경에 대한 소중함과 그 훼손에 대한 경각심이었다.
본문에 있는 생명의 다양성, 아름다움, 그리고 그것들이 위협 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탄식은 뚜렷하게 공존하고 있다.
다채로운 미적 창조물들을 옆에 두고도 그것을 귀중히 여기지 않고 심지어 그것들이 소멸하는 방향으로 생애를 영위해가는 인간들은 참 모순적이고 불가해한 존재이다
화택의 화염이 점점 거세어질 텐데, 과연 그것이 지금의 경로처럼 비극으로 귀결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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