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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역량과 문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세계사 관련 책, 특히 역사와 연관하여 백과사전식 지식이나 교양상식을 서술한 책은 아주 많다.
그런데 그런 부류의 책은 세계사와 교양이라는 소재 자체가 매우 흥미롭기 때문에 저자의 수준 높은 역량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중에는 그저그런, 평균 수준의, 눈에 띄게 특별할 것이 없는 역사 교양서가 넘쳐난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그리고 그런 차별화가 가능한 것은 많은 부분 저자의 빼어난 역량과 필력 덕분이다
우선 책을 읽고나면, 프로필에 있는 '일본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농학 박사'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된다.
식물에 대한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를 자유자재로 구성 및 편집하고, 식물의 생태와 역사 이야기 속에서 놀라운 통찰과 시사성을 추출한다.
저자 자신의 전공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인문학적 소양을 갖고 있다는 것이 본문에 그대로 드러나고, 그의 넘쳐나는 영감과 지식이 질서 있게 나열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찬사를 보내고 싶은 것은, 글을 아주 쉬우며 재미있고, 소박하면서 유려하게 쓴다.
덕분에 독자는 책을 한 번 잡으면 그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술술 읽히는 문장력에 매료된다.
석학의 글쓰기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다음으로, 세계사와 얽히고 설키는 식물의 이야기 자체가 정말 흥미진진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인간의 이야기인 역사를 평소 존재감도 느껴지는 식물들이 어떻게 좌지우지했는지를 읽게 되면,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그리고 그 식물과 밀접하게 관계하며 노출되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을 살펴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사람은 항상 세상과 교류하고 소통하지만, 여러 대상들 중에서 특히 식물과 가장 친밀하고 내밀하게 상호관계를 맺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그렇기 때문에, 자체적으로는 움직일 수 없지만, 거대한 세계사를 움직일 정도의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