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의 함정
무라카미 야스히코 지음, 김준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일상에서 가장 빈번히 쓰는 말 중에는 '객관적, 주관적'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리고 학문과 과학에 있어, 전자는 추앙을 받지만, 후자는 홀대 당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통념에 도발적인 이의를 제기한다. 

가장 큰 장점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예컨대 객관성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절대적으로 신봉해야 하는 것인가, 그 이면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등등의 화두를 건넨다. 
이런 질문은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명제들이고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관념들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고정된 생각에 균열을 가하고, 좀 더 고차원적으로 사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본문을 읽어가며, 객관성이라는 것의 맹점과 단점을 접하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한 각자만의 사고에 골몰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사고의 과정이 단단하고 의미 있는 기반 위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1장에서부터 객관성이 어떻게 시대 정신이 되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객관화와 수치화가 점차 세계를 장악하게 되는 흐름을 짚어나간다. 
사실 이 책의 주제는 사회적, 정신병리학적 연구와 상담에 있어, 이야기와 주관적 경험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그런 궁극적 주장을 위해 우선 객관성과 수치화에 대한 고찰에 집중한다. 
이것은 그가 얼마나 객관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탐구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덕분에 독자는 객관성과 주관성이라는 중요한 관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음으로, 연구와 조사에 있어 독특하고 신선하며 대안적인 접근을 보여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저자는 본문 전체에 걸쳐, 객관화와 수치화가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것, 그래서 많은 중요한 사실들이 간과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런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더 나아가 궁극적인 연구와 사유의 기준 설정을 위해, 주관성과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굉장히 파격적인 제안이다. 
왜냐하면, 객관성, 합리성, 측정성, 계량성이 진리로 가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는 것이 이미 확고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이야기와 경험에 대한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그 견고해 보이던 객관성의 성채에 균열이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미래에는 연구와 사유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다가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