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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뇌과학 - 반려견은 어떻게 사랑을 느끼는가
그레고리 번스 지음, 이주현 옮김 / 동글디자인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과학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공감이란 사람의 전유물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 그 편협한 생각을 수정하게 되었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 책을 만난 것이 큰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 책은 개와 사람과의 서로를 향해 이어지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장 큰 강점은 과학적 내용과 에세이적 내용을 조화롭게 결합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뇌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는 좋은 어필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느 진입장벽이 된다.
그러나 첫 페이지만 보아도 과학이라는 낱말은 뇌리에서 사라진다. 친근한 문체와 일상적인 이야기가 독자의 관심을 붙잡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서술 기조는 책 전체에 걸쳐 이어진다.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주제이지만, 그 전달 방식은 일반 과학 교양서와 확연하게 구별된다.
지식과 정보 전달보다는 그 지혜를 향해 어떻게 접근했는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책을 읽고 나면, 저자는 과학자라기 보다는 능수능란한 에세이스트로 느껴진다.
데이터와 실험 자료, 가설과 근거보다는 영감과 다정함, 개에 대한 친근함과 애정이 책의 중심에 위치한다.
덕분에 과학 방면에 더 관심이 있는 독자, 개라는 친구에게 더 관심이 있는 독자, 이 두 부류 사람들 모두의 욕구와 기대를 충족한다.
완독 후에는 글쓰기의 뛰어난 균형감각과 유연한 필력으로 인해 저자의 프로필을 다시 들춰보게 된다.
다음으로 책 내용 자체가 아주 흥미롭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 책은 개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 우리와 진정으로 소통이 되는 것일까, 인간의 뇌처럼 개의 뇌도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어떨까 등의 의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도그 프로젝트라 명명한 도전과 실험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개를 자기공명장치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머스러운 일화에서부터 본격적인 실험을 통해 가설과 의문을 규명해나가는 스토리를 거쳐, 이 모든 여정 끝에 자신의 생각과 도전결과를 정리하는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그 흥미진진함에 한눈을 팔 사이가 없다.
또한 점점 분명해지는 개와 사람과의 끈끈한 유대와 사랑의 과학적 근거들이 등장할 때마다 독서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