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캣
Philip M. Rule 지음, 김재은 옮김 / 하울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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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1800년대 후반에 이미 영국에서 왕실이 세운 동물학대방지협회가 있었고, 그곳에서 발행한 월간지 '애니멀 월드'가 있었다니, 그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때는 우리로 본다면, 조선 후기이고, 근대화에 온 정신이 쏠려 있던 시기이다. 

이 책은 그 월간지에 무려 일 년 동안이나 고양이에 대해 쓴 짧은 글들을 모은 것이다. 

가장 큰 장점은 고양이라는 사랑스러운 반려존재에 대한 19세기의 문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본문을 읽는 순간, 단순히 옛날 글을 본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양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의 애정을 받아왔는지, 그 반려동물을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 
그때와 지금의 고양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떤 공통점,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지 등등을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130여 년 전이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지식과 정보가 아주 전문적이고 상세하다는 것이 놀랍다. 
그냥 집에서 동물을 키운다는 수준이 아니라, 하나의 소중한 존재로서 그것에 대한 지적 탐구 및 호기심 욕구가 상당히 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 특성으로부터 시작하여, 먹이 및 영양, 관리 및 치료, 더 나아가 본능에 대한 연구까지 마치 탐구기록서, 혹은 소논문과 같은 접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디테일한 관찰과 깊은 사유는 현재에도 읽는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유용하기까지 하다. 

다음으로, 그 당시의 시대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컨대, 그 분량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19세기에 고양이를 묘사한 그림들과 이 책의 초판본 표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새끼들과 함께 있는 흰색 어미 고양이는 그 반려주인으로부터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고, 
숲에 있는 야생 고양이를 그린 그림은 그때에도 사람들에게 이 존재가 얼마나 호기심을 유발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일부 품종의 고양이를 묘사한 그림은 그 특성을 잡아내려고 노력한 화가의 모습이 떠오르고, 
집 안에 편히 앉아 있는 고양이의 자세는 그 특유의 도도함이 시대를 초월한다는 것도 새삼 상기하게 해준다. 

부록으로 게재한 고양이 본능에 관한 소고는 마치 일기를 쓰듯, 하루하루 고양이를 관찰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20세기를 앞두었던 그 시절에도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매일 감정을 교류하던 친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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