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역사 - 소리로 말하고 함께 어울리다
로버트 필립 지음, 이석호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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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책이 두껍다고 생각했지만, 제목을 보고 나서는 책이 얇다고 생각했다. 
이 저자는 무슨 용기로 이런 거대한 제목을 지었을까. 
과연 그 역사의 일부라도 제대로 다룰 수 있을까. 
여기서의 음악이 그 포괄적이고 광대한 영역의 음악을 지칭하는 것이 맞을까. 
이런 불안과 질문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독서를 마친 후에는 위의 불안들은 모두 해소되었고, 질문들은 모두 해답을 제시했다. 

이 책은 음악이라는 광범위한 예술을 특정하여 보편적이고 흥미로운 역사를 들려주고, 그것을 과감하게 해설해나가는 이야기이다. 

가장 큰 강점은 음악사뿐만 아니라, 그것이 중심이 된 세계사에 이르는 역사적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본문의 진행 방식은 느슨한 역사순으로 나아가되, 중요한 주제 및 맥락을 짚어가면서 서술하는 형식이다. 
이는 목차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방대한 역사를 다루기에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편년체처럼 엄격한 역사 순서를 고수하다가는 그 지루함에 모든 독자들이 달아날 것이고, 주요 대목만 짚어가다가는 끊임없는 시간적 흐름 사이에서 길을 잃기 쉽다. 
저자는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테마 중심으로 각 챕터가 너무 길어지지 않게 조절하며 독자들에게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울러 그렇게 유유히 흘러가는 음악의 서사를 보고 있자면, 음악사는 물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인류사에 대한 통찰과 영감이 발생한다. 
예컨대, 종교, 민족, 지역, 시대는 어떻게 음악과 문화에 영향을 주는지, 사회의 주도 계층의 변화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세계대전과 같은 세계사를 휩쓰는 사건이 음악사에 무슨 흔적을 남기는지, 역사적 위기와 전성기는 어떻게 음악과 함께 순환하는지, 전통의 계승과 새로움의 추구라는 보편적 과제는 시대별로 어떻게 해결되는지 등등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거대한 서사시 속에서 음악이 어떻게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개선하며, 새롭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부연하자면, 음악은 인류가 만들어내는 시공에 따라 해방을 열망하는 성명서가 되기도 하고, 숭배와 기도를 위한 성가가 되기도 하며, 갈망과 저항을 향한 선언문이 되기도 한다. 
더불어 역사적 우연 속에서 부유하는 것 같지만 필연적인 이상을 향한 길을 닦기도 하고, 비극과 불운에 무력하게 당하는 것 같지만 감동적인 일화와 보편적인 가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독서를 완료한 후에는 음악이라는 관념에 대해서 일종의 종교와 같은 신성함이 느껴진다. 
왜냐하면 음악은 우리가 처한 상황에 맞게 우리를 위로해주고, 본성과 내면에 귀기울이게 하며, 지고의 이상을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음악의역사 #소소의책 #이석호 #로버트필립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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