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다소 특색 없어 보이는 표지에 제목은 너무 문안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첫 페이지를 펼치면서 그 첫인상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섬세한 묘사와 아름다운 구도가 시선을 한 번에 붙잡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최근 읽은 아이들 대상 그림 책 중에 단연코 최상위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저작이다. 가장 큰 강점은 잘 구성된 서사와 뛰어난 그림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우선 이야기적으로는, 바다가 무서웠던 어린 굴이 어떻게 당당하게 자기 생각과 주장을 만들어가며 세계 속에 우뚝 존재하게 되는지를 한 편의 성장 드라마처럼 잘 만들었다. 아울러 모래알이라는 불청객과 굴이 만들어가는 의견 충돌과 우정을 위트 있게 그려내어 아주 흥미롭다. 함께 읽는 부모조차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아울러 이런 줄거리를 단단하게 받쳐주는 것을 넘어, 그 자체만으로도 이 책의 중심 역할을 하는 빼어난 그림이 있다. 활자를 보지 않고 그림만 보아도 충분히 감동을 줄 정도이다. 아이들 책은 어느 정도 허술한 측면이나 너무 많이 생략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것이 전혀 없다. 바닷속이라는 신비한 공간의 분위기를 예쁘게 구현하고, 굴이라는 묘사하기 힘든 대상까지 디테일한 그림으로 그 형태와 특성을 잘 전달한다. 아울러 주인공인 굴과 진주 외에도 다양한 바다 생물들이 등장하여 바다의 다채로움과 자연의 아룸다움을 전해준다. 다음으로 책의 후반에는 굴과 진주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어, 아이들 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 굴 속에서 진주라는 보석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기 쉽게 기술한다. 또한 굴의 생물학적 특성과 생태학적 지식도 설명하여 교양서의 기능도 한다. 특히 본문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굴과 진주에 대해 핵심 내용을 알려주어, 기억에 오래 남고 교육적 효과도 배가된다. 오랜만에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그림 책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