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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서양
니샤 맥 스위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문명과 문화의 광범위성, 유동성, 전파성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역사학에서는 그와 정반대적인 개념이 세계관을 지배하고 있다.
바로 '서양' 혹은 '서양 문명'이라는 개념이다.
이 세계관은 서양 문명과 문화라는 것이 특정지역에 한정되고, 고정적이며, 독점적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런 역설이자 허구인 서양이라는 관념에 대한 지적인 도발이자 비판인 이야기이다.
가장 빼어난 점은 혁명적인 통찰과 주장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에 있는 것은 서양이라는 개념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사실과 명백히 다르고,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이미 독자들은 머릿속에서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역사에 대한 제일 지배적이고 확고한 기준과 관점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경천동지할 이론을 차근차근 심도 있게 서술해나간다.
무릎을 탁 치게 할 정도로 뛰어난 통찰을 보여주고, 방대한 자료와 근거논리를 제시한다.
이는 자신의 영감을 믿고 그 주제에 치열하게 천착한 연구자로서만 가능한 일이다.
예컨대 저자는 워싱턴 DC의 의회도서관 열람실에서 올려다본 열여섯 개의 등신대 동상을 바라보며, 단순히 그 위엄에 경도되지 않았다.
그 반대로 그것들이 강요하고 과시하는 이념과 전통이 과연 고정불변한 진리인가, 이에 대한 반론은 있을 수 없는가 등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수십년 동안 연구에 몰두한다.
그 결과 그녀는 그 도열해 있는 동상들이 상징하는 서양 문명이라는 허상을 밝혀내고 새로운 역사적 서사와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설득시킨다.
다음으로 우아하고 문학적이며 강렬한 문체를 구사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상에 대한 설명, 그에 대한 근거 제시, 새로운 개념과 사고체계 제안 등에 있어, 저자는 평범하고 지루한 문체로 기술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함축적이며 단도직입적이고, 명확하면서 아름답고, 논리적이지만 강력한 문장을 사용한다.
예컨대, 서양이라는 개념의 권위성을 '서양 문명이라는 거대 서사에 있어, 상상된 원점이자 발상지라는 특별한 지위', '서양의 세계 지배를 정당화하는 제국 헌장'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서양이라는 허구성을 대신할 새로운 개념을 생각할 때라는 것을 '역사의 거대 서사와 구성된 본질의 정치적 중요성을 고려하면서 새로운 기원과 정체성을 찾아야 할 시기'라고 역설한다.
끝으로 이상에서 언급한 강점들 외에도 이 책은 수많은 장점들이 있다. 오랜만에 지적인 즐거움과 시사적 의미를 지닌 책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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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