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휴머니스트입니다
그렉 앱스타인 지음, 김진건.제임스 김 옮김 / 책과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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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디캣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한국어 제목도 좋지만, 특히 이 책의 원제가 아주 좋다. 
'Good without God'
종교란 무엇인가, 신을 믿을 것인가, 인간은 선한가라는 질문은 수시로 우리에게 생각과 답을 요구하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고민과 탐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인본주의라는 개념을 사색적이고 우아하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하나님이 없이도 선하게 살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즉 종교적인 믿음, 절대적 존재로서 신에 대한 믿음이 없이도 인간은 윤리적이고 선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명제를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 있게 답한다. 그럴 수 있다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아울러 그 답에 대한 명확하고도 불변하는 근거로서 제시하는 것이 바로 인본주의이다. 
그가 정의하는 인본주의란 초자연주의 없이 인간성의 더 큰 선을 목표로 윤리적인 삶을 이끌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을 인정하는 진보적인 생활태도이다. 
이 태도가 있다면 종교의 유무, 종교의 종류와 상관 없이, 사람은 선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종교라는 낡은 굴레를 초월하여, 선한 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성은 어떻게 발현하는가 등을 성찰하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리고 이 핵심 주제를 권위나 당위성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이성적 사고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저자 자신은 목사이지만, 종교가 지닌 초자연성의 한계를 지성적으로 견제하고, 인간과 삶에 대한 보편적이고 심도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또한 삶의 가치 추구에 있어, 인간의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잠재력과 책임을 주목하는 것도 아주 뛰어난 점이다. 
외재적인 사상이나 존재에 얽매이고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능력과 책임을 기반으로 인간은 선과 윤리라는 지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종교라는 대상에 대해 성숙하게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버드 대학의 교목이라는 지위에 있지만 저자는 그것에 갇혀 있지 않다. 
우리의 궁극적인 지향점과 목적은 종교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본질을 구현하는 가치 추구라는 것을 알려준다. 
특히 오류를 범하지 않는 권위 체계는 없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빼어난 지성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더불어 우리가 종교를 만들어낸 이유는, 더 나아가 문화와 공동체를 만들어낸 이유는 우리의 정체성을 찾고 모두 다함께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노력 때문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그리고 그 정체성이란,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에 어딘가에 속하는 것'이라는 친근한 정의까지 제시해준다. 
 
#나는휴면니스트입니다 #그렉엡스타인 #김진건 #제임스김 #책과나무 #인디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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