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60년
스튜어트 코들링 지음, 엄성수 옮김, 제임스 만 사진 / 잇담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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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왜 이 차는 다른 것일까. 
그것도 확연하게. 

여러 개의 직선이 교차하는 외양은 자동차라기 보다는 깍아지른 절벽의 경계선이고, 
기하학적 실루엣은 수학적 함수의 금속적 구현이며, 
엔진을 덮은 투명 혹은 반투명의 첨단 소재는 인간의 욕망을 가리고 있는 열정적 욕구이다. 

'바퀴에 얹혀서 가는' 것이라기 보다는 '바퀴, 그 자체가 되어 달리는' 구조는 
'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달리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천명한다. 

람보르기니. 
이 이름이 선망과 경탄의 대상이 된 것은, '그들이 항상 미래를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표현과 속도에 관한 한, 현실과 제약에 타협하지 않았고, 기존의 규칙을 파괴했으며, 애초에 품었던 이상을 미래지향적으로 실현했다. 
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해 첨단 연구소를 세우는 회사, 다른 이들이 망설이는 시도를 앞장서 시연하는 회사, 
집결된 이상을 내포한 진정한 컨셉트 카를 만드는 회사인 것이다.   

이 책은 그 람보르기니의 반세기 남짓한 미래를 향한 질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본문은 속도의 향연과 역사의 드라마에 앞서, 수석 테스트 드라이버였던 발보니의 서문과 
이 슈퍼카 회사의 기원을 설명하는 '황소의 탄생'으로 시작한다.  
이 책이 얼마나 람보르기니의 본질과 원형에 다가가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이다. 
이 집단에 한 번 몸을 담으면 어떻게 매료되는지, 농기계 제조사에서 어떻게 고성능 자동차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이어서, 창업 당시의 철학과 이상,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도전, 경쟁사와의 경합과 공존, 위기를 대하는 자세와 전략 등을
그야말로 역사학자들이 역사를 다루듯, 세심하고 정교하며 소명의식으로 가지고 서술한다. 

아울러 이런 극적인 흐름을, 페이지 페이지마다, 영롱하고 아름다운 람보르기니 사진들이 함께 한다. 
우리의 관념 속에 일반적으로 자리 잡은 자동차라는 개념을 완전히 뒤흔들고, 눈 앞에 벌어진 변화에 매혹 당하도록 유도하며,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에피소드와 꿈 이야기는 그 인상을 영원토록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모델마다 한 챕터를 할애하여 헌정하고 있어, 
그 이상과 기술의 집약체가 어떻게 세계의 빛을 보고, 변혁을 선도했으며, 미래를 위한 기반이 되었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이국적인 명칭들과 대담한 색상, 지상의 것이 아닌 듯한 디자인과 그 안에서 나오는 아우라, 그것들을 가능케 한 위기들과 사람들을 
시공을 뛰어 넘어, 활자와 사진의 조화 속에서, 과학과 예술 사이를 오가며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다른 후에는 
드라마틱하게 접은 모서리의 미학은 기존 현실을 타개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며, 
묵직하고 음울한 분위기의 스타일은 향후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굳은 표정의 현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람보르기니60년 #스튜어트코들링 #엄성수 #제임스만 #잇담북스 #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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