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제2의 건축가’들
김광현 지음 / 뜨인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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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그들은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겪었다'라는 본문의 문장이 아직도 마음을 떨리게 한다. 
위대한 건축물과 관련한 '그들'에는 여러 사람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그 중요한 한 축이 바로 '건축주들'이다. 

그렇다. 이 책은 흔히 예상하듯이 건축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건축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건축가의 오만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어느덧 건축가는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 멋있고 근사한 직업, 더 나아가 예술가로까지 추앙 받는다. 
그리고 이런 추세에 부응하여, 사람들은 건축가를 마치 건축물을 만드는 데 있어 절대적인 존재로 여기고, 
건축가들은 자신을 마치 건축과 관련한 모든 것을 창조해내는 존재로 격상시킨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알려준다. 

건축은 건축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일 원초적으로는 건축주라는 그 중요성에 있어 버금가는 주체가 있고, 
그것이 위치하는 자연이 있으며, 그것이 품는 사물들도 그 구성요소가 된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그 건축물에서 영위되는 사람들의 생활이 그 필수불가결한 일부가 되고, 
그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감정과 문화 역시 최종 건축을 이뤄내는 살과 뼈대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 건축물을 통해 구현하고자 한 공공가치가 위대한 건축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라고 말한다. 

위와 같은 통찰과 지적은 건축학계의 대가인 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일깨움이다. 

다음으로, 찬사를 보내고 싶은 것은 독자에게 서사적, 연상적인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우선 이 책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먼저 언급해야 한다. 
저자는 건축에 있어 '건축주'에 주목한다. 그리고 제목에서부터 '그들'은 등장한다.
지금까지 이런 접근을 본격적으로 한 건축 관련 책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들은 그저 건축을 위한 의뢰 및 자본을 제공한 사람, 건축물의 소유주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 역시, 역사적인 건축물들을 구상하고, 가치를 부여했으며, 지어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즉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찬양하는 건축물들이 시작되고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건축에 들어옴에 따라, 그곳에는 흥미진진한 서사가 추가되고, 확장된 상상력이 첨가된다. 
독자는 저자의 빼어난 아이디어 덕분에 그런 서사와 그것에서 연상되는 상상을 즐길 수 있다. 
 

#건축 #건축주 #건축가 #건축이야기 #그들의집은이렇게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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