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표준 노트 - 창의력을 자극하는 174가지 그래프
팀 샤르티에.에이미 랭빌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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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단언컨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트가 나왔다. 
동시에 가장 자유롭고 사랑스럽기도 하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제멋대로이지만 엄격한 규칙에 따르고, 수학적이지만 예술적이며, 정돈되지 않은 듯하지만 질서를 갖춘 노트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은 수학이라는 신성한 광기를 노트라는 현세적인 형식에 담은 이야기이다. 

가장 빼어난 점은 노트라는 수백 년 동안 바뀐 것이 하나 없고, 
그래서 따분하다고 무시 당하는 대상을 그 정반대의 존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노트마다 천편일률적으로 그어져 있는 선을 주목한다. 

왜 그것들은 똑같아야만 하는가. 왜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서 있어야 하는가.
그리고 위와 같은 물음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들은 그 선들이 바뀌면 그 위에 써내려가는 우리의 생각도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끝이 정해져 있고, 똑바르기만 한 평행선을 난데없이 중단되고, 유려하게 휘어지도록 한다면, 
혼이라도 난 듯이 경직되어 서 있는 선들을 자유롭게 늘어지고 교차하게 한다면, 
행여라도 어떤 모양이나 생각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자체 검열하는 선들을 자연의 형상과 우리 생각의 형태로 바꾼다면, 
그 노트는 훨씬 즐거운 자발성이 넘쳐나는 종이묶음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각 페이지들은 이러한 그들의 믿음과 주장이 과감하고 대담하게 담겨 있다. 
땋은 머리가 있고, 시골 풍경이 펼쳐지며, 웜홀과 하트가 있다. 
교향곡이 있고, 해어진 실마리들이 있으며, 바늘구멍과 잎사귀선이 있다. 

숨 막히게 구속되어 있던 노트는 이 책을 통해 약간 변형이 되었을 뿐이지만, 
규칙과 제약과는 정반대의 영역으로 진입한다. 
구조적이고 철창 같던 평행선들은 흐트러진 희미한 가닥들에 의해 신성한 광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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