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세계사 1 - 경이와 혼돈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1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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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원제가 The photo of time이 아니라 The color of time이다.
사진이라는 매개를 중심으로 한 책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색감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를 알려준다.
아울러 역사의 다채로움을 은유한 저자의 감각도 돋보인다. 

이 책은 역사의 색감을 복원한 이야기이다. 

가장 찬사를 보내는 부분은 사진의 질이다. 
회화처럼 보일 정도로 아름답게 보정한 색감이 첫째, 수많은 사진들 중에 해당 역사를 제일 함축적이고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엄선한 안목이 둘째로 부각되는 강점이다. 
페이지마다 예술적 경지에 오른 이미지들이 시선을 강탈한다. 
링컨의 보타이는 방금 매무새를 다듬은 것처럼 생기가 넘치고, 검게 윤기가 나는 양복의 색감은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마치 옅은 공기를 사이에 둔 것처럼, 대상이 눈 앞에 실제로 있는 것처럼, 그때 그 당시의 질감과 분위기를 그대로 머금고 있다. 
사진인 것이 분명하지만 누군가 붓으로 터치한 듯한 인물과 배경이 한참 바라보고 순간 빠져들게 만든다. 

손자, 손녀와 소박한 정원 의자에서 이야기하는 장면, 최초로 전쟁의 사진을 찍기 위해 암실과 침실로 개조한 마차를 끄는 펜턴의 모습 등. 
그 밖에도 극적이되 일상적이고, 사진이되 미술 같으며, 역사이되 초현실 같은 이미지들이 페이지마다 펼쳐진다. 

다음으로 빼어난 역사적 서술이 책의 품격을 높인다. 
사진 책은 통상 그 본문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거나 허술한 측면이 많다. 
출판사의 편집부가 구색을 맞추기 위해 추가한 수준, 사진 작가가 불가피하게 글을 첨부한 수준 등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여러 해 지속한 갈등이 어떤 이념 대결로 수렴하는지, 
사회적, 국제적 움직임 바로 옆에서는 공교롭게 어떤 사상과 책이 발호하는지,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우습고, 대단하고, 연약하고, 단단한지를 서술한다. 
 
오랜만에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아이들과 함께 보고 싶은 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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