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어려운 질문이 떠오른다. 삶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등등.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물음이 점차 난해해질수록 그 답을 알려주는 곳은 점점 줄어든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감당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이 책은 그 물음의 답이 고전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독특한 접근으로 그 답을 찾는 과정을 서술한다. 모든 감상에는 '한 줄 평'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작품에 대해 한 줄로 핵심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 극단적인 함축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런 한 줄 평을 즐긴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해당 작품을 대표할 만한 동사 하나로 그 핵심을 추출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색다르고 도전적인 시도가 이 책에서 가장 부각되는 점이다. 그리고 각 챕터의 첫 장에는 그 동사에 대한 원어를 제시하고, 그에 대해 작품과 관련하여 짧은 설명을 한다. 이 페이지로 인해, 독자들로 하여금 각 작품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익숙한 동사 하나로 인해, 고전이라는 텍스트가 지닌 고답적인 이미지가 크게 완화된다. 따라서 고전의 무게감, 심리적 장벽을 우회하여, 자연스럽게 생긴 호기심을 안내 삼아 내용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이 점이 이 책의 두 번째 장점이다. 고전은 불멸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고전의 가장 큰 약점이다. 예로부터 고정되어 있는 무언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고전에 동사라는 재치 넘치는 매개를 추가하니 현시성의 감각이 생긴다. 고전이라는 무뚝뚝한 존재에게는 살갑고 반가운 시도이다. #리뷰어스클럽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이병수 #고전수업 #고전강의 #영미유럽명작 #동사수업